-
-
맨해튼 비치
제니퍼 이건 지음, 최세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8월
평점 :
2011년 시사주간지 [타임]이 발표한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된 제니퍼 이건 의 다섯번째 소설로
제2차 세계 대전 전후의 미국, 바다를 배경으로 한 애너 캐리건, 에디 캐리건, 덱스터 스타일스라는 세 인물 이야기이다.
ㅡ세 인물의 중심에 애너 캐리건이 있다.
1934년 겨울, 열 한살 애너 캐리건이 아빠 에디 캐리건과 덱스터 스타일스 저택을 방문하는 모습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애너는 덱스터의 저택 뒤, 맨해턴 비치에서 처음 본 바다에 매혹된다. 그 곳에서의 덱스터 스타일러 첫인상은 잊을 수 없다. 애너가 바다 밑을 동경한 것은 이 때부터 였던가...
애너는 또래보다 의젓하고, 아버지 에디를 무척 따른다.에디가 흡족해 할 말을 고르고, 에디를 위해 갖고 싶은 것을 아닌 척 참기도 하고, 에디가 난처할 까봐 어물쩡 거짓말도 한다.
그런 애너에게는 아름답지만 장애를 가진 동생 리디아가 있다. 아버지 에디가 더는 일할 때 애너를 데려가지 않게 된 즈음부터 리디아에게 의지한다. 힘든 일이 있을 때는 리디아 머리칼에 얼굴을 묻고 울고, 가슴 속에 묻어둔 비밀얘기도 리디아에게 털어놓는다.
애너가 열 세살 때 그토록 따르던 아버지 에디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집을 나서듯 그렇게 가족을 버리고 떠났다.
열 아홉에 브루클린 칼리지를 그만두고 2차세계 대전에 참전한 남자들을 대신해 브루클린 해군공창에서 검품 일을 한다. 그곳에서 다이버들을 보게 되고, 당시 여성에겐 금기 되었던 다이버의 세계에 발을 들인다.
해군공창에서 사귄 친구 넬을 따라 문샤인 나이트클럽에 갔다가 맨해튼 비치의 그 남자, 덱스터 스타일스와 조우한다. 그로부터 아버지 행방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다이버 기술을 발휘해 바다 밑을 탐사해 사라진 아버지의 실체를 찾아 다가선다.
ㅡ사라진 애너의 아버지 에디 케리건
애드 케리건은 아일랜드 이민 2세로 4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 손에 이끌려 보내진 브롱크스 카톨릭 소년 보호소에서 자랐다.
아들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주는 큰 딸 애너와 분노와 자기혐오를 일으키는 둘째 딸 리디아가 있다.
주식거래를 하다 주가 폭락 후 같은 보호소 출신 친구 더넬런의 잔심부름을 한다.
경제적 이유로 뉴욕 최고의 조폭 기업가인 덱스터 스타일러 밑에서 일하게 되지만 친구 더넬런이 조직의 손에 처단된 것을 보고, 같은 보호소 출신 법조인 바트 시핸에게 조직의 비리를 알린다.
그도 바다에서 처형 당하나 극적으로 살아남아 바다로 떠난다.
ㅡ애너가 잊을 수 없는, 잊을 수 없을 덱스터 스타일스
덱스터 스타일스는 이탈리아 이민노동자 가정 출신이다. 어린시절에 아버지의 식당을 수시로 찾아와 상납을 요구하는 조폭들에 매료되어 조폭 권력자 Q씨의 밑에서 법의 양쪽을 넘나들며 사업을 한다. 군인 귀족 은행가 아서 베링어의 딸 해리엇과 결혼해 신분상승하고,
그의 딸 태비가 강인한 여성이 되어 이후 사업체를 함께 경영했으면 한다.
그래서 강인한 애너에게 매혹되었던 것일까...
ㅡ
2차 세계 대전 당시 브루클린 해군공창, 선박과 항구, 다이버와 최초의 여성 심해 다이버, 전쟁 당시 상선 선원이 겪은 경험들에 관한 인터뷰, 논문, 기사, 자료, 서적 등을 수집하여 소설로 실감나게 재현해 냈다.
전쟁 전후의 미국의 상황과 장애인, 흑인, 여성에 대한 시각을 엿볼 수 있고 조선소와 항구의 웅장한 광경과 심해 다이버 만이 느낄 수 있는 바다 속 세계,상선 항해 중 벌어지는 일들을 세밀하고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미국이 세계최고 강국으로 발돋음 하던 시기의 모습을 담고 있어 미국인의 향수를 자극할 만한 소설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