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일 - 지적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스탠리 피시 지음, 오수원 옮김 / 윌북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p.9
딜러드의 동료 작가가 학생의 질문을 받는다.
"제가 작가가 될 수 있을까요?"
작가는 반문한다.
"글쎄요, 문장을 좋아하나요?"

p.10
그림의 도구는 물감, 글의 도구는 문장이다.


<문장의 일>은 글을 잘 쓰고자 하는 사람들과 글 읽는 재미를 더욱 정밀하게 느끼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작가와 함께 글의 도구인 문장을 관찰하고 분석하며, 선발된 최고 수준의 문장들을 음미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아울러 문장을 분석하고 모방하는 연습을 통해 문장에 대한 식견을 높이고 문장을 읽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책은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글 쓰는 법을 배우려면 형식에서 출발해야 하며 내용에는 관심을 두지 말아야 한다.
문장은 논리 관계의 구조다. 논리 관계는 숫자가 정해져 있고 학습이 가능하다. 형식을 잘 갖춘 명료하고 탄탄한 문장을 쓰는 기량은 형식에 집중해야 얻을 수 있다.

'형식'이란 간결하면서도 동시에 복잡한 술부를 가능하게 하는 방식으로 행위자와 행위와 행위 대상을 연결하는 논리형식이다. 문장을 쓸 때 바로 쓸 수 있도록 구체적인 연습을 통해 논리 형식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문체 형식'이란 특정 효과를 내고 세계에 대한 특정한 시각을 산출하려고 고안한 형식상의 특성들이다.
종속형식, 병렬형식, 풍자형식에 대해 살펴보자.

'종속 형식'은 사물과 사건과 인물을 서열화하여 질서 정연하게 연결하는 방식으로, 문장의 요소들을 인과, 시간성, 우위의 관계로 배열한다.

'병렬 형식'은 입에서 흘러나오는 대로 말하거나 써놓은 듯한 방식으로, 마치 끈에 구슬을 꿰듯이 사건들을 느슨하게 연결해 놓은 듯 배열한다.

'풍자 형식'은 인간의 악이나 아둔을 반어나 조롱이나 기지로 공격하는 방식으로, 포악한 욕설보다는 덜 직설적이고, 온건한 냉소보다는 더 매서운데, 긴 문장이나 단락, 때로는 글 전체의 어조를 장악해 조율한다.

그러나 결국 중심을 차지하는 것은 내용이어야 한다. 내용 표현이야말로 글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내용 전달, 즉 생각과 감정을 효과적이면서도 황홀하게 전달하는 일이야말로 문장이 도달해야 할 최종 목적지다.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은 글의 시작과 마지막에서 영향력 있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첫 문장은 일련의 명제나 사상, 인생의 복잡성에 대한 숙고나 정치적 선언(그 밖에 수많은 다른 내용)의 서두이며, 마지막 문장은 앞에서 말한 내용의 결론이거나 종결부다. 유명한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의 다양한 예시들이 내용 구조에서 실행하는 역할과 의미 분석해보고, 마지막 장에서는 내용 부분과 형식부분을 통합하는 의미로 내용 자체가 형식인 문장들을 살펴본다.

문장들이 연결된 방식을 개략적으로 알 수 있다면 분석한 방식을 활용하여 좋은 문장을 쓰는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p.25
문장을 만드는 일은 문장을 이해하는 일이고 이는 다시 문장을 감식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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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는 없다
테일러 애덤스 지음, 김지선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책표지를 보고 예상 밖이라 살짝 당황하였다.
흠...복고풍 컨셉이란다.
눈에 띄는 표지 디자인이다.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표지를 열어 책 속으로 들어가보자.

크리스마스 캐롤이 하루 종일 울러퍼지는 12월 23일 땅거미가 질 때부터 밤을 지나 12월 24일 어스름이 돋을 때까지 약 11시간에 걸쳐 일어나는 사건으로, 평범한 여대생이 폭설로 고립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납치감금된 어린아이를 구출하려 싸우는 #액션스릴러 이다.


'엄마 지금은 괜찮으셔.'

언니 데번으로부터 엄마의 췌장암 소식을 듣고 유타주의 집으로 돌아가던 여대생 다비.
해발고도 2700미터, 영하 15도 이하의 날씨에 폭설로 조난되어 와나파니 고속도로 휴게소에 고립된 채 제설차를 기다린다.

아이폰은 신호가 없고 배터리는 겨우 9퍼센트 남짓.

휴게소 주차장에는 다비의 혼다, 회색 밴, 붉은 픽업트럭, 그리고 정체 모를 차가 폭설 속에 파묻혀 있다.

다비는 회색 밴 옆을 지나다가 밴 안의 개 철장 속에 갇혀있는 소녀를 발견한다.

p.37
다비가 그 옆을 지나는 순간 반사된 조명 빛이 칼날처럼 번뜩였다. 그리고 그 내부, 밴 안에서 뭔가 창백한 것이 다비의 눈에 언뜻 띄었다. 손이었다.
자그마한, 인형 같은 손.
다비는 걸음 도중에 멈췄다. 숨이 폐에 걸렸다.

용의자는 고립된 휴게소에 있는 네 사람.

노란 칼하트 재킷에 한쪽 귀에만 귀걸이를 달고 은빛 염소수염을 기른 슬픈 눈의 50대 남자. 에드.

말끔하게 빗어 넘긴 머리에 녹색 노스페이스 재킷을 입고 입가에 수줍은 미소를 띈 훈남 대학생 . 애슐리.

바가지 머리에 주름진 노란색 파카를 입은, 침착하지 못해 보이는 40대쯤의 작달막한 여자. 에드의 촌스러운 아내? 샌디.

키크고 구부정하고 마른, 데드불 비니에 복숭아 수염을 한, 쥐새끼처럼 얄팍한 얼굴에 여드름 투성이인 열아홉 살 쯤 되어 보이는 수상한 녀석. 라스.

어린 소녀를 납치하여 밴의 개 철장 안에 가둔 범인은 누구인가?
아이를 구출해야만 한다.


추리와 반전에 반전이 있고, 마지막 장면까지 예상을 뒤엎는다.
주인공 시점에서 보다가 때때로 범죄자 시점에서 사건을 보기도 한다.
총과 액션이 등장하고 경악하는 공포, 숨죽이는 긴장, 아슬 아슬한 탈출이 있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했는데, 작가가 영화감독으로 20세기폭스사에서 영화로 제작 중이라 한다. 이 계절에 읽으면 더욱 좋을 액션스릴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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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삶
실비 제르맹 지음,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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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제르맹 의 전작 <분노의 날들>을 재미있게 읽은 터라 이번 작품도 기대되었다.

노란 색과 붉은 색의 책표지가 강렬하다.
책을 반 넘어 읽다보면 책표지를 다시 보게 된다.


p.184
앙리는 거대한 포스터 앞으로 다가가 그 위에 두 손을 갖다댔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노랑과 주황의 형상이 그의 손바닥을 어루만지며 살갗 밑에서 서서히 퍼져나가 심장으로 스며들고 눈 속으로 흘러드는 것 같았다. 그는 그곳에 온 이유를 잊어버렸다.


이 그림의 화가는 마크 로스코이다.
비극, 황홀경, 운명 같은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 관심이 있었던 러시아 출신 미국 화가로, 미국 내셔널 갤러리에서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그림을 보면서 울어본 사람들에게 어느 작품 앞에서 울었냐고 물어보니 70퍼센트가 #마크로스코 의 그림 앞이었다고 한다.
마크 로스코 그림은 <숨겨진 삶>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색채이자 의미이다.

작가 실비 제르맹을 설명하는 문구, '창조적인 서사 전개와 독특하고 아름다운 문체'는 <숨겨진 삶>에서도 어김없이 한껏 느낄 수 있다.

1960~80년대, 프랑스 지방도시의 중산층 가정을 배경으로 하는 그녀 사빈과 그 남자 피에르를 둘러싼 이야기이다.

사빈은 열 다섯살에 조르주를 만나 열 일곱살에 결혼해서 네 아이, 앙리ㆍ르네ㆍ엑토르ㆍ마리를 낳았고, 서른 살에 갑자기 남편을 잃었다.조르주는 서른 네 살에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였다. 그 차 안에는 막내딸 마리도 타고 있었다. 오빠들과의 놀이에 실증나서 정원에 주차된 아빠의 차에 숨어들었다가 깜박 잠이 들었던 것이다. 조르주는 뒷좌석에 누워 있는 딸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사빈과 심한 말다툼 후에 흥분해서 차 안으로 뛰어들었고 쏜살같이 출발해서 시속 백 킬로미터로 달리다가 플라타너스 나무에 부딪혀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말았다. 그 사건으로 마리는 수술대 위에서 여러 시간을 보냈고 여러 날을 혼수상태에 있었고 수개월의 재활 치료를 받았지만 회복할 수 없는 장애가 남았다.

사빈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것이 있다.
조르주가 집을 나서기 직전에 벌어졌던 일, 그리고 조르주의 유품을 정리하며 찾아낸 그것.
막내딸 마리도 말하지 않은 것이 있다.
아빠 조르주와 있었던 그 마지막 순간.

사고가 났던 그 플라타너스 나무 아래에는 일 년에 네 차례, 계절이 바뀔 때마다 큼직한 비닐로 포장된 붉은색과 오렌지색의 화려한 장미 꽃다발이 놓인다. 주변 사람들은 타오르는 절규 같은 그 장미 다발을 가져다 두는 사람이 사빈인 줄 안다. 그러나 사빈이 아니다. 누구인가? 장미 꽃다발 그녀는.

우연히 사빈은 백화점 산타클로스 이벤트 일을 하며 홀로 지내는 피에르를 알게되고, 그 후 피에르가 사빈의 일을 도우며 그녀와 아이들 곁을 지킨 지가 구년이 되었다. 이를 시아버지 샤를람이 몹시 못마땅하게 여겨 피에르를 쫒아내고자 한다.

피에르가 처음부터 홀로였던건 당연히 아니었다.
피에르의 비극적 과거를 따라 193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보면 아버지 파콤과 어머니 셀레스트의 잘못된 결혼, 그리고 여동생 젤리의 안타까운 사연을 만나게 된다.

p.230
어머니의 몸 아버지의 몸 누이의 몸
어머니의 벗은 몸
아버지의 쇠잔한 몸
누이의 쓰러진 몸
웃음의 몸, 두려움의 몸, 무절제의 몸
공허한 웃음 속에서
끔찍한 욕망 속에서
넘치는 침묵 속에서


책을 덮을 즈음에는 보이는 듯하다.
경쾌하고 힘이 넘치는 거대한 해.
이글대며 노랗게 타오르는 해.
노란빛, 흰 줄 하나, 광막한 오렌지색 물결의 일몰 속 피에르가.
들리는 듯하다.
조그만 여자아이의 웃음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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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수면 사용 설명서 - 잠만 잘 자도 15kg 빠지는 숙면의 비밀
도모노 나오 지음, 이해란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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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0
수면 시간은 몸과 마음을 관리하여 건강의 기반을 다지고,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모든 능력을 끌어올리고, 내일을 위해 에너지를 축적하는 시간입니다. 수면은 낮을 위해 존재하며, 수면의 질이 낮의 질을 결정합니다.


이 책을 통해 과연 나는 잠을 잘자고 있는지 점검해 볼 수 있고,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나 자신을 보살피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얻을 수 있다.

잘 자고 있다면

알람을 듣고 한 번에 일어날 수 있고,
일어나면 가뿐하고,
매일 아침 화장실을 가고,
일어나면 배가 고프고,
피부가 맑고,
오전에 안졸리고,
휴일에도 평일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야 한다.

7개 중에 몇개나 해당되는가?

이상적인 수면시간은 7시간 내외로 수면 과잉도 수면 부족도 모두 건강에 손해이므로 적절한 수면시간을 가져야 한다.

잠을 못 자면 체중이 늘 수 있고, 면역력 저하, 변비, 피로, 우울, 컨디션 저하, 실수가 많아진다.

잘 자기 위한 방법을 알아보자.

숙면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밤낮을 구분하는 생활을 해야하고,
야식ㆍ저녁 과식을 피하고, 취침 2시간 전에는 음주를 끝내고,
적당한 운동, 매일 10분씩 마음챙김 시간을 갖자.
자기 전 '나홀로 반상회'(자책...왜 그랬을까)를 하지 말자.

숙면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해보자.
목욕, 가벼운 독서, 따뜻한 음료, 3목(목, 손목, 발목) 따뜻하게 하기, 폰 안보기, 조용한 음악듣기, 수면공간을 조용하게 만들기, 쾌적한 온습도 관리, 쾌적한 침구와 잠옷, 수면 중에 잘뒤척이기,
수면을 촉진하는 아로마테라피(라벤더, 캐모마일, 일랑일랑, 샌드우드 등),
수면 요가(코브라자세)ㆍ근육 이완 운동ㆍ발바닥 자극하기,
'수면 세리머니' 하기(취침에 앞서 매번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특정 행동을 하면 잠이 잘 오는 나만의 숙면주문이 완성된다)

밤에 숙면하기 위해선 낮에 활기차야 한다.
그러므로 아침에 일어나면 밝은 햇볕 쬐기, 상온의 물 1컵, 뜨거운 물로 아침 샤워, 기상 후 1시간 이내 고단백 아침 식사(유제품, 달걀, 콩류, 어패류, 육류, 아보카도, 바나나, 견과류)를 하고,
점심 식사 후엔 20분 이내의 낮잠자기(카페인은 섭취한 지 30분 쯤 지나야 각성효과가 나타나므로 커피나 차는 점심 식사 후 낮잠 자기 전에 마셔야 한다)를 해서 활기찬 하루를 보내자.

만약 실수와 사고, 지각과 결석이 잦아지고, 술 등 급격하게 무언가에 빠져든다면 좀 쉬자. 휴식이 필요하다.
3가지 이상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만들어 그날 스트레스는 그날 풀자.
울고 싶을 땐 실컷 울자.
그루밍(스킨십), 친절베풀기, 공감하기로 행복호르몬(옥시토신) 분비를 자극하자.
자기 자신을 보살피는 시간, 나 자신를 소중히 대접하기, 미소 지어보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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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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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011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의 #줄리언반스가 쓴 #미술에세이 이다.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를 매우 재미있게 읽어서 이 #에세이 가 무척 반가웠다.

이 책은 1989년부터 2013년에 걸쳐 영국의 미술 전문잡지 <현대 화가>를 비롯한 여러 유명 잡지에 실린 에세이를 모은 것이다.
17편으로 구성 되어 있는데 접근하는 방식과 서술방식이 다양하다.

책표지의 눈맞추고 있는 그는 누구일까?
팡탱-라투르가 그린 그 유명한 랭보다. 왼쪽은 그의 연인 베를렌.
영화 <토탈 이클립스>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했던 그 아르튀르 랭보라서 그림을 한참 들여다 보게 된다.

줄리언 반스의 눈길을 끈 화가들은 누구인가?

19세기 후반, 객관적인 묘사 중심에서 주관적인 표현 중심으로 건너가는 프랑스 미술계의 다리 역할을 한 귀스타브 모로에서 시작된다.
낭만주의(제리코, 들라크루아)에서 사실주의, 인상주의 (쿠르베, 마네, 팡텡-라투르, 세잔, 드가, 르동), 나비파(보나르, 뷔야르, 발로통)를 거쳐 큐비즘의 중심적인 존재인 브라크, 팝 아트에 영향을 끼친 마그리트와 올든버그, 영국 화가인 루치안 프로이트와 호지킨에 이른다.

그 중 눈길을 끌었던 일부 내용을 들자면

* <풀밭위의 점심>, <올랭피아>, 마네 블랙과 마네 화이트로 유명한 마네. 반스가 본 전시회 가운데 가장 좋았다는 런던 내셔널 갤러리의 비슷한 듯 다른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 세 작품의 비교가 흥미롭다.

* 팡탱-라투르의 엄숙한 군상화들 속에서 만나는 보들레르, 모네, 르누아르, 졸라, 베를렌, 랭보, 들라크루아, 마네의 모습이 반갑다. 그림들 뒤에 숨겨진 암시들과 일화들, 브리짓 앨스도프의 <동료들>를 통해 팡탱-라투르의 몰랐던 이면을 접한다.
그가 그린 꽃 그림 같은 정물화는 활기와 생기가 넘치지만 초상화는 한결 같이 엄숙하고 어두운 이유는 무엇일까?

* 피카소, 브라크를 비롯한 현대의 모든 유파에 지대한 영향을 준 세잔. 그에 대한 극찬들을 읽을 수 있다.
'헌신하는 삶의 예', '본보기가 되는 현대 화가요 창조자', '극단의 성실', '도덕의 숭고함을 보여준다', '그림의 플로베르', '모든 면에서 없어서는 안 될 사람', '세잔이 그린 초상화를 보면 인물이 거기 실제로 있다는 기분이 더 강하게 든다.'.....
이 편을 읽노라면 꼭 세잔을 좋아해야 할 것 같다.

* 아내 마르트가 들어가는 그림을 385점이나 그린 보나드. 그러나 놀랄만한 사연이 있었다는데... 피카소의 보나드에 대한 폄하와 그에 대한 반스의 반론이 있다.

* 반스가 볼티모어 미술관에서 만난 발로통의 <거짓말>이라는 제목의 작고 강렬한 유화. 빨간색 계통의 소파 위에 남녀가 엉켜 붙어 있다. 둘 중 누가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플로베르의 앵무새]를 쓴 줄리언 반스 에세이답게 플로베르에 관한 언급이 많이 나오며, 프랑스 미술에 대한 줄리언 반스의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줄리언 반스 옆에서 미술관을 거닐며 그림 앞에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반스의 얘기를 듣는 자체도 좋았고, 그로 인해 얄팍한 나의 미술 지식이 좀 더 충만해진 느낌이다.
평소에 서양 미술과 문학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이 에세이는 분명 새로운 즐거움을 더해주고 곱씹는 재미를 줄 것이다.

p.18
미술은 단순히 흥분을, 삶의 전율을 포착해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미술은 가끔 더 큰 기능을 한다. 미술은 바로 그 전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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