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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 끊어진 하늘길과 계란맨의 비밀 ㅣ 너머학교 고전교실 1
조현범 지음, 김진화 그림 / 너머학교 / 2011년 1월
평점 :
학교 너머 학교, 책 너머 세상, 너머학교의 넓은 시야를 제공하는 열린교실 시리즈에 이어 깊은 시야를 도와주는 고전교실이 나왔다.
역사 속의 신화 그것도 나라를 세운 개국신화의 태고왕에게 감히? 계란맨이란 발칙한 이름을 붙인 제목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알에서 태어난 주몽, 신라의 첫임금 혁거세왕, 신라의 탈해왕, 가락국의 수로왕,...난생신화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왕
왜 하필 알에서 태어날까요? 또 알이라면 새의 알일까 뱀의 알일까?.....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의문을 제시하며 신화를 읽기 위해서는 감추어진 이야기를 찾아내라고 말한다.
왜? 라는 궁금증을 묻는 순간 단순한 옛날이야기는 흥미진진한 추진력을 가진 탐색해야 하는 이야기가 되었다.
작가는 옛날이야기인 삼국유사를 번쩍 들어올려 흥미진진한 오늘날의 이야기 세상 속으로 들어온다.
포석정의 이야기에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접목시켜 상상하게하기도 하고 인간의 사사로운 부탁을 들어주던 표훈스님,
그 이후 인간이 하늘과 왕래할 수 있는 길이 완전히 끊어진 것처럼 하늘 우주를 정복하려는 현대인의 욕심과 잇대어 겸손을 생각하게도 한다.
검붉은얼굴의 처용이 신라에 와서 살았던 어느 외국인이라는 가설을 통해 우리나라 이주민들의 사연을 들여다보게 하니
신화는 읽는 사람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책 속 박제된 이야기가 아니라 생동감있는 신화로, 삼국유사속의 무궁무진 이야기가 상상력과 만나 자유분방^^우리들의 이야기로 새롭게 옷을 입은 느낌이다.
'삼국유사'를 통해 뻗어져나온 이야기들이 상상력이 보태져 한국의 고전작품에 수없이 되풀이되고 셰익스피어의 희곡 '맥베스'까지
중국을 비롯 동, 서양의 신화와도 씨줄날줄처럼 연결해서 이야기의 고리를 이어준다.
시대와 공간, 쟝르를 넘나들며 끊임없이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들쑤신다.
왜? 를 던지고 나만의 추론을 불어넣고 각양각색 자신만의 독특한 상상력이 들어간 삼국유사를 만나게 된다.
너머학교답게 삼국유사 너머의 멋진 상상력과 더 넓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또 책을 읽는 아이들의 상상력으로
더 채울수 있는 여지를 불어넣어주는 책이다. 아이들이 어떤 상상력으로 삼국유사를 꽃피울지 기대된다.
삼국유사의 사는 역사 사史가 아닌 일 사事, 사실이나 사건 그 일의 흔적을 의미하는 글자이라고 한다.
이전에 나온 역사책에서 놓쳐버린 소중한 이야기, 오랜세월동안 백성들 사이에서 전해지던 옛 이야기들이
허황되다는 이유로 사라지는게 안타까워 기록으로 남긴 일연스님
삼국유사가 쓰여진 시기와 배경, 일연스님에 대한 이야기가 마지막에 담겨있는데 일연스님이 이 책을 기록한 시선을
알고나면 삼국유사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