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리뷰오브북스 13호
송지우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음 / 서울리뷰오브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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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이하 '서리북')'는 서평을 전문으로 하는 계간지로 올해 창간 3주년을 맞았다. 서평을 쓰는 입장에서 타인의 서평을 읽는 것도 많은 공부가 되고, 이번 호의 특집 리뷰가 '민주주의와 선거'를 주제로 하기에 더욱 관심이 갔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선거가 치러졌고, 그 외에도 올해에만 60여 국에서 대선과 총선이 열린다고 하니 참 시의적절한 테마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선거 전에 이 책을 받아보았다. 작게는 선거 이전에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가진 투표권의 의미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었고, 더 나아가서는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의 현 상황과 여러 의견을 담은 책들을 소개받고 싶었고, 그 책들을 먼저 읽은 이들의 전문적인 서평이 궁금했다. 무관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늘 어렵다, 잘 모른다는 말 뒤로 숨기 쉬운 분야가 정치경제사회분야인지라 이번 기회에 '서리북'을 통해 시야를 넓혀보고 싶었다.



특집 테마에 끌리긴 했지만 서리북은 기대 이상으로 정말 풍부한 내용을 알차게 담고 있는 잡지였다. '민주주의와 선거'라는 특집 주제에 맞춰 준비된 6편의 리뷰 외에도 리뷰 코너에서는 철학, 역사, 경제, 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과 전문적인 리뷰를 다루고, 영화 코너에서는 영화<서울의 봄>리뷰도 볼 수 있었다. 문학 코너에서는 에세이도 실려있다.


기본적으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한 책 추천을 받는 걸 좋아하는데, 서리북에서는 리뷰의 끝마다 '함께 읽기'라는 이름으로 리뷰한 책 외에도 책을 추천해 주는 점도 좋았다. 맨 마지막에는 전국 책방 지기들이 '지금 읽고 있는 책'을 소개하는 코너와 '신간 책꽂이'라는 이름의 신간 코너도 있다. 책을 소개하는 작은 코너마다 출판사 서평이 나 광고글에서 가져온 것이 아니라, 책의 선정에 도움을 준 이들이 남긴 짤막한 소개글이 함께 실려 있는 점이 정성스럽게 느껴졌다.



표지에 드러난 16권의 책이 궁금한 사람들이라면 서리북을 읽었을 때 더 많이 얻어 가는 건 있어도 손해 볼 일은 없을 것 같다. 나처럼 특정 테마에 끌려 책을 추천받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같은 책을 읽고 다른 이의 의견이나 요약을 듣고 싶은 사람에게도. 서평의 장점과 잡지의 알찬 구성을 잘 이용한 매력적인 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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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
수산나 이세른 지음, 로시오 보니야 그림, 윤승진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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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이야기는 숲으로 버섯을 따러 간 마리나의 이야기다. 마리나는 숲에서 빈 통조림 깡통에 발이 끼는 사고를 당한다. 그때 숲속의 작은 동물들이 마리나를 도와 깡통을 빼주고 따뜻한 마음 한 조각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집에 도착한 마리나는 자신의 방에 들어와 마음대로 자기 물건을 가지고 노는 동생을 발견하지만 화를 내지 않고 너그러이 동생을 대한 덕에 호르헤가 따듯한 마음 한 조각을 이어받는다. 호르헤는 또 다른 친구에게, 그 친구는 또 다른 친구에게, 따듯한 마음 조각은 여러 아이들을 이어주게 되는데...  


이렇게 아이들은 누군가에게 받은 진실하고 따듯한 마음 한 조각을 자신 안에 스며들게 하고, 또 그 조각이 필요한 누군가를 발견하면 자연스레 건넬 줄 아는 사람이 된다. 이 선순환이 계속되며 아이들이 자연스레 함께하는 방법을 배워가고 다른 누군가를 이해하고 포용할 줄 알게 되는 모습을 아름답게 그려낸 그림책이다. 



따뜻한 마음 조각을 주고받는 상황은 이처럼 매우 다양해서 친절, 용서, 양보, 배려, 관심, 공감 등등 다양한 말로 대체될 수 있을 것 같다. 그 모든 상황을 아우르는 표현이 '표용'이라고 생각해 제목이 된 것 같은데, 대놓고 그 단어의 뜻풀이를 해주는 책이라기보다 아이들이 경험하는 여러 가지 상황과 서사를 자연스레 풀어내며 이야기를 전하는 책이다. 그래서 더 따뜻하고 감동적인 책.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게 만들어진 책이라고 느꼈다. 내용도 그림도 아름답고 섬세하고 풍부해서 누구에게든 자신 있게 추천해 주고 싶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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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지 않은 날
이나 소라호 지음, 권남희 옮김 / 열림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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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는 카메라를 들고 다정하게 웃고 있는 남자, 겉표지를 벗기면 일상 사진이 담긴 사진 보관함이 열려있는 스마트폰 화면. 은근히 암시하듯 사진이나 카메라가 이야기들의 중심 테마로 등장한다.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는 노년의 부부, 항상 찍어주는 역할만 해서 사진에는 좀처럼 등장하지 않은 아빠, 길고양이를 키우는 사진을 SNS에 공유해 조언과 잔소리를 듣는 남자, 여행이나 특별한 체험을 하고 기념으로 찍은 사진 등등 




카메라가 보편화되기 이전엔 결혼식, 졸업식 등 특별한 날에만 주로 사진을 찍었다면, 요즘은 화질 좋은 핸드폰 카메라로 언제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람들은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예쁜 것을 발견할 때,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기록할 때, 관심 가는 게 생겼을 때 등등 언제든 카메라(스마트폰)를 꺼내든다. 그리고 그 사진을 주변 사람에게 간단하게 보내거나 누구든 볼 수 있는 공간에 공유하기도 한다. 예전엔 특별한 날에만 찍었던 사진이 이젠 특별하지 않은 날도 기록해 주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살다 보면 꼭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소중해지는 어떤 순간들이 있는데 이 만화는 그런 평범한 나날들을 이야기로 담고 있는 것 같다. 그림체도 마음에 들고 언제든 펴서 읽어도 질리지 않는 이야기들이라 좋다. 책의 주제나 이야기들에 대해 딱히 불호는 없을 것 같은 책. 어린아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가족들이 등장해서 누구나 공감할 부분 한구석쯤은 찾아낼 수 있는 힐링 만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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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 해태
조 메노스키 지음, 박산호 옮김 / 핏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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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먹으며 도시를 수호하는 해태, 인간에게 불을 준 프로메테우스. 불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지만 서울을 배경으로 한국의 영물과 그리스로마신화 속 존재들의 만남이 이루어진다니? 과연 어떤 인물들이 등장하고 어떻게 이야기가 벌어질까 무척 궁금한 책이었다. 스타트랙 드라마작가이자 프로듀서라는 이력을 가진 작가가 쓴 해태의 이야기는 꽤 드라마틱 했다. 등장인물이 많았고, 하나의 이야기가 또 다른 이야기로 이어지는 전개의 폭이 매우 넓었고, 극적인 사건과 장면도 꽤 다분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를 소설로 접하는 것도 꽤 좋았지만, 드라마로 제작하는 걸 염두에 쓴 것인가 싶을 정도로 머릿속에 그려지는 장면들이 많았다.


"민속학자로서, 이제 우리는 이런 인물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신화와 전설에 나오는 존재들은 우리의 상상에만 있는 게 아니라 상상의 세계에 실제로 있다가 가끔 우리 세계로 넘어오기도 합니다. " ( 본문 중 43p​ )


설 해태는 총 3개의 챕터가 있다. '1. 해태의 탄생'은 윈디가 자신이 젊었을 때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자신이 클럽 H(혹은 클럽하우스, 혹은 해태 군단)의 가족이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2. 異 세계의 만남' 에서는 해태가 존재는 것처럼, 신화 속 영물 혹은 신이 실제로 등장하는 것을 믿는 몇몇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신적 존재(가 가진 이점)를 현실로 끌어낼 수단으로 해태를 꼬여 내려 하는데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해태인 윈디에 의해 그들의 의도와는 다른 결말을 맞는다. '3. 모두의 힘'은 2부에서 벌어진 모종의 사건으로 본디 서울에 있던 영물은 물론 지구 반대편에 존재하던 올림포스 신들이 하나 둘 대한민국에 나타나 제멋대로 활동하기 시작하는데...



줄거리를 요약하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섞여있긴 한데 드라마를 보듯 재미있게 읽기 좋은 소설이었다. 외국인 작가가 쓴 소설이기에 더 신기했고, 책의 앞부분에 실린 '작가의 '말이 원문과 번역으로 모두 실려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는 해태, 봉황 등의 영물의 이름을 들으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로 있는데 책에서 묘사되는 그들의 모습이나 상징은 또 달라서 재미있었다.


무리 지어 다니며 뜀박질을 즐기는 순박한 해태나, 세상을 내려다보며 그 세계를 지켜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끼는 봉황의 캐릭터성이 꽤 좋았다. 처음엔 '한국형 슈퍼히어로 해태'라는 표현에 뭔가 어색함을 느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인간들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자 소원을 이루기 위해 기원의 대상이 되던 서구의 신들과 달리, 해태나 봉황 등은 그 땅에 함께 어울려 살아가며 수호자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으니 슈퍼히어로라는 역할에 꽤 잘 맞는 캐스팅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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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스피드 1일 완성 일본어 히라가나 가타카나 쓰기 노트 - 깔끔하게 하루 만에 다 끝내는
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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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일본어를 배워본 적이 없는 사람이 욕심내기 딱 좋은 책. 학교 다닐 때 제2외국어를 중국어로 배웠고, 일드나 애니메이션에 푹 빠진 적도 딱히 없어서 일본어를 배워본 적이 정말 하나도 없는 사람이 나다. 만화책은 열심히 봤기에 많이 쓰이는 단어나 관광 책에서 알려주는 인사 정도는 말로는 아는데도 읽고 쓰는 건 완전히 백지상태. 

한자를 그럭저럭 많이 아는 편이라 혹시 일본어를 배울 때 도움이 될까 했는데 오히려 한자의 발음을 알려주기 위해 쓰는 기본적인 히라가나 가타카나를 아예 모르니 일본어 입문이나 기초에는 상관이 없는 것 같다는 걸 알고 난 후엔 딱히 일본어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다 다시 영어회화 공부에 열심히던 때 이 책을 보니 슬슬 욕심이 났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일본어 기초반 첫 수업에서 배운다는 히라가나 가타카나를 독학으로 쓰며 외울 수 있도록 잘 구성해놓은 교재다. 독학으로 무언가 공부할 때 무조건 쓰는 타입이라 더 끌렸고, '쓰기 노트'라는 제목에 걸맞게 A5의 넉넉한 사이즈이고 두껍지 않아서 시작할 때 심적 부담이 적어서 좋았다. QR과 홈페이지를 통해 MP3 파일이 제공되고 있으니 발음을 익힐 때도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일본어를 읽고 쓰기 위해 가장 먼저 배워야 할 히라가나와 가타카나에 익숙해지도록 돕고 암기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이렇게 딱 포커스가 정해진 책이다 보니 이론적 해설은 좀 적은 편인데, 분량이 적은 만큼 히라가나 가타카나는 완전정복할 수 있도록 기본 학습과 암기에 확 집중되어 있는 책이었다.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책의 제목만으로도 일본어가 궁금한 사람, 독학이 어려울까 걱정하는 초보자에게 부담 없이 일본어 공부 시작해 보자! 하는 마음을 먹게 만든다. 언어를 배우고 싶은 이에게 하루만 올인하면 된다니, 혹하지 않는가ㅋㅋ 하루아침에 일본어 마스터는 당연히 불가능하지만, 히라가나 가타카나만은 제대로 외워보자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이 책을 끝까지 채워보려고 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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