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생전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를 크나큰 실수를 저지른 거였다. 그날 밤, 정은 일기예보나 들어볼까 하고 뉴스 시간에 맞춰 무심히 라디오를 켰다가 그런 사실을 알았다.
전국의 무투표 당선자 명단에 정혁준이가 들어 있었던 것이다. 정이 추측 이상의 내막을 알게 된 것은 이튿날 아침, 전날 면에 나갔다가 홧술에 취해서 자고 들어온 변차섭이를 만난 뒤였다. 마감 전날까지 필요한 서류를 갖춘 사람은 정준혁 김형각 전금조 세 사람이었으며, 그들은 그날 새벽 아무도 모르게 택시를 대절하여 도고온천으로 출마 양보협상을 하러 갔더라는 거였다. 현장 목격자도없고 당사자들도 입을 꿰맨 이상 모두 추측에 불과할 것이나, 출마•예정 권리금에 그동안의 경비를 합쳐 한 사람이 오백만 원 이상을받았으리라는 이야기도 뒤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