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의 탄생 -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수수께끼
마리오 리비오 지음, 이지민 옮김 / 리얼부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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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에 관한 호기심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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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경제학 (개정증보판) - 상식과 통념을 깨는 천재 경제학자의 세상 읽기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4
스티븐 레빗 외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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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로 책을 평가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별의 개수는 평과 무관하게 항상 5개로 표시합니다.

괴짜경제학
Freakonomics

이 책은 다른 원서를 검토하다가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이미 국내에서 굉장히 유명한 책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추천글을 쓴 것처럼 정말 재밌으면서도 통찰력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남들이 경제학자는 어떠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틀에서 벗어나
자신의 고집대로 연구해온 저자 스티븐 레빗이 마음에 든다.
하고 싶은 걸 해서 얻은 결과는 보는 사람마저 유쾌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나 보다.

사회가 점점 더 복잡해질수록 시시비비는 가리기 어려워지고,
피해자와 가해자가 하루에도 수십번씩 전복된다.
판단력은 수많은 변수를 요구하지만, 사실 진정 필요한 것은 그런 변수들이 아닐지도 모른다.
각 개인이 뚜렷한 판단기준을 세우고 지킨다면 어떨까.

스미스의 진정한 연구 주제는 개인의 욕망과 사회 규범 사이의 갈등이었다. 경제역사학자 로버트 헤일브로너는 그의 저서 <세속적인 철학자들>에서 인간의 이기적 행위와 위대한 도덕적 측면을 분리해낸 스미스의 능력에 경탄했다. "스미스는 제3자의 위치에서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는 인간의 능력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인간은 그렇게 함으로써 객관성을 확립하고 (...) 사건의 시비곡직을 가린다." (33쪽 발췌)


그런 객관성을 확립하는 과정에는 분명 명확하고 타당한 근거가 필요할 것이다.
사실 완벽한 근거란 없다. 사회 현상을 분석하면서 고려할 변수는 거의 무한하고, 변수끼리는 서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티븐 핑거는 납득갈만한 근거들을 모아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없었던 사실들을 떡 하니 내놓는다.
그의 괴짜같은 주장들에 고개가 끄덕여지게 하는 힘이 바로 그런 자료 분석을 통한 근거들이다.

경제학은 '인간은 합리적인 동물이다'라는 가정 위에서 시작되었지만, '합리적'이란 말이 모호하기도 하고,
사실 매우 비합리적인 동물이 바로 인간이라는 사실을 공공연히 인정하고 있는 듯하다. (많이 아는 분야가 아니라 잘 모르지만 행동경제학 등의 책이 많이 출간되는데 그런 점에서 전통적인(?) 경제학과는 차이가 있지 않은가 싶다.)
아무튼 사람이 합리적이라면 하지 않아야 할 행동들을 우리 주변에서 무척 많이 볼 수 있다. 아무 이득될 것이 없는 기부나 이 책에 등장하는 '무인판매시스템'의 예에서도 그렇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지난 번 2호선 지하철이 아침 출근 시간에 운행 정지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탄 버스에는 정말 미어터지도록 많은 사람이 탔는데,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기 힘든 틈에서도 버스 카드를 찍으려는 사람들의 몸부림을 목격했다.

하지만 애덤 스미스라면 결코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스미스가 발표한 최초의 저서 <도덕감정론>은 인간이 선천적으로 정직하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간이 아무리 이기적이라 해도, 그의 본성에는 특정 원칙이 존재하고 있어 타인의 행운에 관심을 가지고 타인에게 행복을 안겨주고 싶어한다. 비록 자신은 타인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해도 말이다." (75쪽 발췌)

나이가 먹을수록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을 일들이 많이 생긴다.
부동산 전문가, 투자 전문가, 차 전문가, 보험 전문가 등등...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정보의 가치와 서비스에 나가는 비용은 분명히 가치가 있는 것이지만,
소비자가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프로세스가 뒤에 숨어 있음을 알려주기도 한다.

정보로 무장한 전문가들은 어마어마한 무언의 지레효과를 활용할 수 있다. 바로 공포심이다. (99쪽 발췌)


그렇다. 공포심.
이것은 교육 전문가, 방문 판매원, 단단계 판매원까지도 이용한다.
교육 전문가는 이 교육을 받지 않으면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덜 떨어질 것이라는 암시를 이용하고,
다단계 판매원은 지금 가입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채갈 것이라고 암시한다.
그리고 더 심하게는 가족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몇 년 전에 만났던 사이비 종교인이 생각난다.
그는 굿을 하지 않으면 가족 중 한 명이 아플 거라고 했다. 무자비하게 공포심을 이용하는 전문가들을 조심하자.

사회적 통계는 가끔 부풀려지거나 축소되곤 한다.
범죄율을 높여서 사람들의 공포심 등을 자극하는 사회 단체도 있다.
사람들은 만들어진 이미지나 느낌, 캠페인 구호들에 자극 받는다. 진짜 통계를 찾아보는 사람도 드물고,
찾더라도 널리 퍼뜨리기 어렵다. 이런 것들을 보면 사실 통계적 자료나 근거들은 그냥 기본 자료로만 받아들이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든다. 복잡다난한 사회에서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가장 가깝고 확실한 근거는 각 개인이 느끼는 것이다. 실제로 살면서 주변 환경을 통해 경험하는 것.

진화심리학이 오해 받는 것처럼 스티븐 레빗의 주장도 종종 잘못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듯하다.
낙태를 허용한 것이 범죄율을 줄였다면 낙태를 지지하는 것이냐는 것이 대표적인 오해다.
학자들은(일부 정치적인 학자들을 빼고) 그들이 연구한 것을 발표한다. 그것은 연구 결과일 뿐이다. 어떤 도덕적 기준의 근거가 반드시 되야만 하는 게 아니다.
도덕이란 것은 사회 공동체가 함께 잘 살기 위한 것이지 학문적인 연구 결과를 토대로 뒤집어 질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은가?

이 책은 경제학 책이지만 읽으면서 작년 말 출판계를 휩쓸었단 마이클 샌댈 교수의 <정의>가 생각났다. 법 제정을 위한 도덕 기준은 그야말로 사람마다 다른 주장이 있게 마련인데, 그런 법 제정에도 스티븐 레빗의 연구 결과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사실 다양성을 존중하자는 결론은 생각만으로는 좋지만 실제적인 규칙을 정할 때는 너무 모호한 기준일 것이다. (나는 법 제정같은 분야와 관련이 없으니 그저 '다양성을 존중하자.'로 혼자 결론 내리고 있지만.)

특히 내가 가장 인상적으로 느낀 부분은 자녀 양육 부분이다. 어쩜 이리 재밌는지.
스티븐 레빗의 통찰력이 강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속도 시원하고.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육아 전문가 역시 자신에 대해 과도하게 확신하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은 대개 문제의 한 측면에 깃발을 단단히 꽂아둘 뿐, 다양한 각도에서 충분한 논의를 펼치려 하지 않는다. 신중하거나 미묘한 주장을 펼치는 전문가는 종종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196쪽 발췌)

정말 그렇다. 출판계도 그렇고, 강하고 자극적인, 그리고 한 쪽으로 명백히 쏠린 주장이 관심을 받곤 한다. 사실 진짜 삶에 적용하는 방식은 고루하면서도 케이스바이케이스 식의 설명이 더 타당하다 해도...

다만 경제학뿐 아니라 세상의 비밀을 조금 더 알고 싶은 사회초년생에게 권하고 싶다.
왜? 재밌으니까!

그의 다음 책들도 정말 기대가 된다.
그가 부디 앞으로도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세상의 이면을 파헤치는 경제학자로 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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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 - 신뢰가 돈이 되는 사람 중심 상거래 혁명
김철환 지음 / 블로터앤미디어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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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로 책을 평가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별의 개수는 평과 무관하게 항상 5개로 표시합니다.

소셜커머스


'필독서'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소셜커머스 쪽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딴 책은 몰라도 이 책 정도는 기본으로 읽어줘야 하지 않을까? 소셜커머스에 관한 지식과 통찰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필요없겠지만, 사실 이제 막 춘추 전국 시대를 연 소셜커머스에 대해 빠삭하게 알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없을 것이다.

일단 이 책의 구성은 정말로 담백하다.
꼭 필요한 것만 그리고 딱 알맞은 사례들로 책을 구성했다.
군더더기 없는 책이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이 책에는 허황된 소셜커머스에 대한 거품이 없다.
블로터닷넷에 지은이가 연재하던 글을 정리하고 보태어 만든 책으로,
저자만의 시선과 지식을 십분 드러내는 정말 괜찮은 책이다. (라는 생각이다.)

소셜커머스는 국내에 '반값 쇼핑몰'로 대표적인 이미지를 굳혀 버렸는데, 사실 그보다 훨씬 광범위한 단어임을 우선 명시한다.

"이처럼 SNS는 이용자들이 얼굴을 드러내고, 개인이 아닌 하나의 인적 네트워크로 존재하며, 모든 활동이 인맥 그물망을 통해 다수와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소셜커머스는 바로 이러한 SNS의 특성과 기능을 상거래에 반영하고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52쪽)

웹 2.0과 소셜 네트워크화의 물결을 타고 자연스럽게 등장한 소셜커머스를 최대한 냉철하게 분석하고 담담하게 기술하고 있다. 참 재밌다는 생각이 든다. 대량생산과 자동화, 그로 인해 발명된 수많은 기계와 컴퓨터. 인간이 하는 일을 대신하기 위한 것들이 결국 다시 인간을 요구한다. 소셜커머스 그 중심에는 결국 사람이 존재한다. 사람이 트위터 타임라인을 지켜보고 있어야 하고, 사람이 이 소식을 저리로 옮겨서 지저귀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SNS가 쫙 깔린 세상을 선호하지 않는다. 남들이 하는 거야 뭐라고 하진 않겠지만, 디지털 관계에 얾매여 사는 것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나는 어중간한 관계 유지를 못 견뎌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취향을 알고 싶지도 강요받고 싶지도 않다. (이 책의 부록을 읽으면서 좋겠다는 생각보다는 귀찮다는 생각이 더 먼저 들었으니...) 그래서 나 같은 사람 덕분에 SNS와 소셜커머스가 세상을 지배할 거라는 환상은 갖지 않는다. 다만 지금보다는 훨씬 성장할 것이고, 시장의 한 자리를 꿰어 찬 분야가 되리라고는 생각한다.

천편일률적으로 거대 자본을 쏟아부은 소셜커머스 사이에서 선순환을 만들어낼 작은 움직임들에 대해서는 기대도 조금 하고 있다. 뭐든지 무조건 좋고 나쁜 것은 없다. 소셜커머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에게 보탬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소비자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무조건적인 소셜커머스 신봉을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을 통해 앞을 확연히 내다볼 수는 없겠지만, 책의 후반에 나오는 '성공적인 소셜커머스를 위한 10단계 전략'을 보면서 각자 나름의 뚜렷한 비전을 가지기를 바란다. 남을 따라하기보다는 새로운 노하우를 창출하고파하는 사람에게 이 책은 정말 좋은 소셜커머스 '필독서'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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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을 발명한 괴짜들 - 인터넷 세상의 문을 연 사람들의 이야기
강태훈 지음 / 궁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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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로 평가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별의 개수는 책에 대한 내 생각과 무관하기 때문에 5개로 항상 표시합니다.

클릭을 발명한 괴짜들


웹이 (조금 과장하자면) 공기같은 존재가 되기까지,
특히 '하이퍼텍스트' 발상의 진원지에서부터 시작되는 너무나 매력적인 이야기가 바로 『클릭을 발명한 괴짜들』이다.

(왠지 제목이 <미래를 만든 Geeks>와 운율이 비슷한 느낌?)

이 책의 지은이는 제너럴리스트 강태훈이다.
보통 '제너럴리스트'는 '스페셜리스트'와 쌍으로 설명되곤 한다.

제너럴리스트 : 다방면적으로 알고 있으나, 깊게 알지 못하는 사람.
스페셜리스트 : 다방면적으로 알지는 못하나, 한 가지 분야를 깊게 알고 있는 사람.

아무튼 『클릭을 발명한 괴짜들』은 전공자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그리 어렵지 않게 재미나게 읽지 않을까 싶다.
특히 컴퓨터 관련 전공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추천하고픈 책이다.

나는 정보처리대학 멀티미디어 공학을 전공했지만
전공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이다.
어쨌든 이 책은 프로그래밍도 조금, 컴퓨터 그래픽도 조금, 웹디자인도 조금씩 발톱만 담궜던 나에게도
흥미진진한 책이었으니 어떤 느낌인지 대략 감이 오나? (안 오나? ㅜ_ㅜ)

대학교 때 전공 수업인 HCI(Human-Computer Interaction)라는 수업을 들었는데,
교수님께서 <As may we think of>라는 논문을 찾아 보라는 과제를 내주신 적이 있다.
링크라는 개념에 대한 시초가 담긴 논문이라는 설명과 함께...
디지털 컴퓨터도 없던 시절(1945년)에 링크에 대한 아이디어를 논문으로 쓴 사람은 버니버 부시라는 사람이다.

학교 다닐 때 논문을 찾아 읽었어도 기억하지 못했던 이름인데,
이 책을 읽고나니 이제는 쉽게 잊어버리지 못할 듯하다.

그리고 이 논문의 영향을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나온다.
최초의 윈도 시스템, 최초의 하이퍼텍스트 시스템 등 무수한 아이디어를 쏟아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마우스의 발명자라고만 알려진 엥글바트-

지금도 진행중인 재너두 프로젝트를 시작한 테드 넬슨-
그는 '세상의 모든 문학 작품과 지식이 하이퍼텍스트로 연결된 우주, 이른바 다큐버스(Docuverse)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완벽한 인물도 아니고,
세상의 평화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도덕군자도 아니었다.
다만 그들은 꿈꾸고 상상하는 사람들이었고,
웹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시점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해주었던 사람들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웹의 형태와 기능을 만들어낸 사람들이다.

우연히 '알맞은 때에 알맞은 곳에 있었던'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지금의 거대한 웹 세상.
이 책의 내용은 물론 매우 요약된 것이고 그 뒤에는 더 많은 사람들의 등장이 있었겠지만.
아니 오히려 그런 것들이 깔려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 느낄 수 있기에-
 
책의 마지막장을 덮고 난 뒤의 감동은 매우 크다.

제너럴리스트의 책인 만큼 중간중간 삼천포가 매우 많지만
살짝 살짝 담궜다 나오기도 하고 그리 거슬리는 정도가 아닌지라
오히려 즐기면서 볼 수 있었다. (나는!)

우리의 손이 매일 접촉하는 마우스,
그 클릭의 힘이 태어나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
어쩌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웹의 가능성을 예측한 사람들의 깨알같은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책이었다.

http://www.youtube.com/watch?v=OYecfV3ubP8&feature=player_embedded

▲ 마지막으로 임팩트가 강한 애플의 매킨토시 광고.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감독 리들리 스콧이 연출했다고 함.)
책 보다가 찾아 봤는데 출시 당시에는 꽤 쇼킹한 광고가 아니었을까 싶다. (1984년)
(왠지 SF/공포 영화 스멜! - 특히 마지막에 나레이션 하는 아즈씨 목소리..후덜덜...)

 

링크

▲ 하이퍼텍스트라고 불리는 이 개체는 오늘날 웹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요소라서
아마 인터넷이 나온 다음 만들어졌을 거라는 생각을 많이 할 것이다. (나도 그랬고)
그러나 웹의 탄생 전에 이미 지식을 연결하는 '하이퍼텍스트'라는 개념을 상상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매우 구체적인 하이퍼텍스트 장치의 도면까지 생각해 냈었다.

이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클릭을 발명한 괴짜들을 추천한다.
(특히 컴퓨터 관련 전공자나 관심있는 학생들에게...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이지만 전공책보단 양도 적고 재밌을껄!)


인상적인 부분 발췌

이것이 하이퍼텍스트가 아닌 종이책의 약점이다. (...중략...)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사람들은 그 낱말들을 클릭하면 될 것이고.......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것이 책의 장점일 수도 있다. 독자들은 어디서 다른 길로 접어들까 고민하지 않고, 그냥 글을 쓴 사람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작가의 목소리를 듣기 어렵다는 것이 하이퍼텍스트 시스템의 단점이다.- 41쪽

메멕스는 비록 책상 하나만한 크기이지만, 이것을 쓰는 사람이 가진 책이 모두 들어 있는 서재이고, 그의 모든 기록이 저장된 파일 시스템이면서, 그의 기억을 돕는 친밀한 도우미이다. 메멕스라는 이름도 기억확장기(MEMory EXtender)라는 뜻으로 지은 것이다.- 50쪽

디지털의 도도한 흐름에 밀려나긴 했지만, 아날로그 컴퓨터의 미덕은 주어진 방정식을 계산하는 것 이상이었다. 추상적인 논리만이 존재하는 디지털 컴퓨터와 달리, 아날로그 컴퓨터는 현실 세계의 문제와 똑같은 모습으로 움직이면서,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계산하고 있는 미적분 방정식의 실제 의미를 생생히 전달해주었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가속 페달을 밝을 때 어떻게 해서 차의 속도가 높아지는지 볼 수 없지만, 말을 타는 기수는 박차나 채찍을 가할 때 말의 군육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것과 같다. 아날로그 기계는 자연을 모방해 움직였다. - 63쪽

엥글바트가 발명하고 발견한 것은 마우스만이 아니었다. 최초의 윈도 시스템, 최초의 하이퍼텍스트 시스템, 최초의 그룹웨어, 최초의 화상회의 시스템, 최초의 워드프로세서.......(...중략...)"엥글바트의 아이디어를 다 써먹은 뒤에는 실리콘밸리가 무엇을 할지 모르겠다." - 97쪽

어쩌면 사소해 보이는 이런 주변 장치에 엥글바트는 왜 그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까. 화면에서 커서를 조금 빨리 움직이는 것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묻는 사람이 있으면, 엥글바트는 벽돌에 연필을 테이프로 붙여놓고 그걸로 글을 써보라고 했다. 몇 글자를 쓰는 데도 비뚤거리고 끙끙거리게 마련이다. 그러면 엥글바트는 그걸로 시나 소설을 쓸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무언가를 빨리 할 수 있다는 것이 일을 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차이를 가져 오는지 깨닫게 해주려는 것이었다. - 147~148쪽

넬슨은 여러 번 글을 고친 뒤에도 마지막에 쓴 것이 완성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은 또 하나의 판본일 뿐이었다. - 160쪽

웹이 모든 사람의 도구가 되기를 바라던 팀은 어떻게 해서든 사람들의 불안을 잠재우고 싶었다. 그래서 기득권을 포기하도록 CERN을 계속 설득했다. 마침내 1993년 4월 30일, CREN의 이사들은 누구나 자유로이 웹 기술을 사용할 수 있으며 CERN에 어떠한 비용도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문서로 공표했다. 이때부터 이날은 웹의 공식적인 생일로 인정받고 있다. - 275쪽

"테드와 같은 방에 있었다는 것은 영광이죠. 그는 일생을 통해서 다른 어떤 유명한 괴짜 열 명보다도 더 많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의 해답에는 대체로 동의하지 않는 편이지만, 중요한 것은 질문입니다."  - 268쪽

인상적인 부분이 너무 많지만 직접 읽으면서 자신에게 와닿는 곳을 밑줄 치는 게 훨씬 좋을 것 같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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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인간과 동물
최재천 지음 / 궁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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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로 평가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별의 개수는 책에 대한 내 생각과 무관하기 때문에 5개로 항상 표시합니다.

『인간과 동물』



동물원이 아닌 곳에서 동물을 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 가끔 여행가서 마주치는 다람쥐와 새들 말고는 도시에서 동물을 보기가 참 힘들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인간은 참으로 괴상한 동물이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흙길에 시커먼 아스팔트를 뒤덮지 않나 시멘트로 자기들의 수십 배가 넘는 건물을 만들질 않나... 게다가 다른 동물들을 왕따시키는 건지, 왕따 당하는 건지 고립된 생활을 한다. 그래놓고선 동물들을 종류별로 데려다가 동물원을 만들어놓질 않나, 가끔 산으로 와서 잘 살고 있는 다른 동물들의 삶을 들쑤셔놓고 간다. 모여서 살꺼면 거기서만 조용히 살 것이지...


너무나 당연한 듯이 살고 있는 일상이 뒤틀려 보이기 시작했다. 문득 생각한다. 1년 365일 동안 동물이라곤 인간만 봤더니 이렇게 사는 게 금방 신물이 나나보다.

그래서인지 최재천교수의 <인간과 동물>은 마치 딴 나라 이야기처럼 신기하고 재밌다.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인간이 아닌 학자의 관점에서 풀어놓은 이야기라서 그런지 읽는 동안 전혀 새로운 시점을 익히게 된다.

책에서는 다양한 동물들의 행태를 통해 우리가 미처 몰랐던 동물들의 본능적인 행동, 의사소통, 경제적인 행동, 정치적인 행동, 사회적인 행동들을 알려준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독자가 삶의 방식은 너무나 다양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결국은 인간도 동물임을 깨우치게 하는 것이다.

특히 내가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다윈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 전까지는 다윈을 학교에서 배운대로 자연선택론을 연구한 생물학자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목표를 위해 개체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겼던 당시 풍조에서 다윈은 각기 다른 개체가 더 중요하며, 개체들의 다양성이야말로 아름다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여년 전 그가 생각해낸 개념이 현재를 사는 나의 생각에 이렇게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니 새삼 다윈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동물세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인간에 대해, 삶에 대해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게 했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우리는 유전자의 보존을 위해 이용되는 매개체이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동물들은 때론 다수의 희생을 바탕으로 종족을 보존한다.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결국 나는 다양하게 살아야 한다는 결론을 얻는다. 동물도 같은 종이라도 서로 생활방식이 다르듯이 인간도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인간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 때문에 발전을 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 능력 때문에 다양성을 억압하면 살아온 것 같다. 너무 많은 고정관념과 금기들이 허물어지고 각자가 행복할 수 있는 각자만의 방법을 찾는다면 어떨까? 그게 이상적인 사회가 될 지, 또 다른 사회가 될 지는 모르겠다. 다만 진사회성 동물의 대표주자인 개미사회에 대해 읽으며 작은 희망을 얻는다. 평생 일하지 않는 여왕개미도, 평생 일만 하는 일개미도 각자의 관점에서 보면 희생을 한다는 것이 부와 권력의 불균형으로 일그러진 인간사회에 대한 해답이 되지 않을까. 그 동안 고민해왔던 철학적인 의문들에 대한 답을 철학책이 아닌 생물학 책을 통해 얻으니 무척 재밌다. (학문의 시초 관점에서 보면 이상한 일이 아닐 듯 싶지만) 

 이 책은 어려운 논문들을 뒤져야 할 것 같은 이야기들을 재미있고도 쉽게 풀어놓아서 나이와 배경지식을 불문하고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게다가 문체가 존댓말로 되어 있어서 마치 인자한 초등학교 선생님을 졸졸 쫒아다니며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다. 거기다가! 쉽게 읽히다가도 머릿속에 의문을 품고 한참을 생각하게 만드는 통찰력있는 문장들이 꼭지마다 들어있다. 자신의 분야를 몇 십년 연구하며 가족들도 이해시킬 수 없는 논문을 쏟아내는 지식인보다는 많은 대중들에게 통찰력있는 지혜를 깨우쳐주는 최재천 교수같은 지식인이 많아지기를 오늘도 바래본다.

“우리는 어쩌다 우연히 태어난 존재일 뿐입니다. 그것도 지구의 역사를 하루로 본다면 태어난 지 몇 초밖에 안 되는 동물입니다. 게다가 몇 초 만에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것이 많은 생물학자들의 생각입니다. 가장 짧고 굵게 살다 간 종으로 기록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지구의 역사와 생명에 본질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합니다. 자연을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알고 배우다 보면 우리 자신을 더 사랑하고 다른 동물이나 식물도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나밖에 없는 이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나는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인간과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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