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
최승범 지음 / 생각의힘 / 2018년 4월
평점 :
‘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를 읽었다.
책의 제목을 인용해서 나를 설명하자면,
하나는 장담하기 어렵지만
하나는 확실히 말할 수 있는데,
내가 남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많은 주변사람들과 병원 간호사들도 나를 남자라고 부르긴 한다 ㅋㅋ)
페미니스트가 아니라는 것은 확언할 수 있다.
나는 페미니즘을 공부하지도 않았고 여성인권운동에 기여를 할 각오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 인권이 억압을 받아온 역사가 있으며
인간은 누구나 평등한 세상이 오기 위해 소수자와 약자들이 옳은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의지에는
항상 공감을 한다.
이러한 단순 non-페미니스트인 내가
주변 사람들을 통해
‘남자는 페미니스트가 될 수 없다‘ 라는 주장을 듣게 되었다.
그 주장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다가,
그 전에는 제목만 알고 있었지만 별 관심이 없던
이 책이 떠올라 읽기 시작했다.
자신을 페미니스트 라고 지칭하는 남교사가
자신의 경험과 자기 어머니의 삶을 통해 바라본
페미니즘의 필요성에 대해
자연스럽고 공감되게 풀어놔서 좋았지만,
기대보다 남자가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는
근거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목적인 책은 아니어서 아쉬웠다.
내가 이걸 읽은 목적은 그거였는데..
그래도 하워드 진 이라는 미국 역사학자의 이야기에 대해 짧게나마 만날 수 있었다.
나도 ‘남자는 페미니스트가 될 수 없다‘라는 주장에 대한 반론으로
우리나라 일제강점기시대의 독립투사로 활약한 일본인이나,
흑인인권운동에 앞장섰던 기득권 백인들을 예로 생각했었는데,
이 하워드 진 이라는 백인 대학교수도
흑인학생 학습권과 투표권을 위해 활동했었다.
사회가 바뀌면 불리한 기득권 계층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모욕과 멸시에만 맞선 것이 아니라
해직과 투옥이라는 고난도 감내하면서 싸웠다고 한다.
누가 이런 그에게 ‘너는 진정한 페미니스트가 아니야‘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페미니즘이란 것이
여성 스스로가 자신들의 인권을 위해 직접 운동하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하지만,
저자는 ‘남자‘이기 때문에 페미니즘 운동을 할 때 가질 수 있는
또 다른 강점들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특히 ‘남자‘의 말에만 귀 기울이는 ‘남자‘들이 가진
타파해야 할 사회구조를 오히려 이용할 수 있을것이라고.
나는,
한 쪽으로는 강자가 약자를 사냥하며 자연이 순환하는 대자연의 섭리를 인정하면서도,
다른 한쪽으로는 인간이라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관철해 나가며 자연을 거스르는,
폭포가 아닌 분수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
삶의 의미가 있다고도 생각하는
모순적인 사고방식의 인간이다.
그 모순의 정답이 무엇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내 의지는
언제까지나 강자가 지배하고
약자가 고통 당하는 세상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여전히 ‘모두‘라고는 감히 얘기 못하겠다) 평등해 질 수 있는 때가 왔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누구나가 받을 권리를 정당히 누릴 수 있고,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그리고
남자도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아.. 이미 그런 곳을 알고 있는 것도 같다.
유토피아..라는 곳이었던가?
혹 존재하지 않는 섬이라고는 하여도
그 곳으로 가고 싶다면
작은 배의 노라도
일단 저어보는게
우리에게 삶이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