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기서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목격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기만 했으니까 모든 도덕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가. 세계에 널린 참상의 진실을 객관적으로 목격하기만 하는 일이 과연 가능한가. 나는 전장에서 현상계에는 귀신이 없다고 굳게 믿었다. 그러나 제대하여 민간인이 되었을 때, 그리고 먼 훗날 신천학살 사건에 관한 소설 <손님>을 쓸 때 당시의 목격자들과 만나 회상을 취재하면서 귀신이 있다고 생각을 바꾸게 된다. 바로 ‘헛것‘은 우리 자신의 내면에 잠재된 기억과 가책이면서 우리 스스로 일상에서 지워버린 또다른 역사의 얼굴이었던 것이다.
p.217 | 파병 196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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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밀라이 학살 사건도 베트남 전장에서의 일상적인 여러 가혹 행위 중의 일부에 불과했다. 이는 그대로 한국군에도 해당이 되는 얘기였다. 나는 한국전쟁 이래로 이러한 폭력이 우리에게 내면화되었고 베트남 전쟁으로 심화되면서 몇 년 뒤에 광주에서 아무렇지 않게 백주의 살육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베트남 전쟁은 우리가 아시아에서 타자에게 폭력을 가한 첫 케이스로 툭하면 일본의 과거사를 들추면서도 자신의 잘못은 돌아보지 않고 있는 부끄러운 사례다.
p.216 | 파병 196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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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이 전투를 하다가 밀릴 때 통상 가장 어려운 전투를 치렀던 고지로 후퇴하는 건 그 곳에 가장 많은 주둔군을 두고 왔기 때문이라 합니다. 인생에서도 어려운 고비를 넘길 때는 반드시 그 곳에 심리적 주둔군을 많이 남겨두게 되고, 다시 어려운 일이 닥치면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면서 위로를 받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덧 붙였습니다. 사람들이 진심으로 그리워하는 건 따뜻한 볕이 들던 시절이 아니라 바람이 몹시 불던 어떤 날일는지도 모른다고.
p.07 | 프롤로그

주둔군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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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
김보통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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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점이하 별점을 매길 수가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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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야를 할 때는 한숨도 자지 않고 일을 했다. 동이 트면 ˝양말 갈아신고 올께˝하고 집에 다녀왔다. 무박2일을 일하고 다시 무박 3일을 일하고 납품하러 가면서 지하철에서 읽을 신문을 챙기던 나.
사장은 양평에다 별장을 짓고 있고, 아우디 몰더라. ㅅㅂ
#아직,_불행하지_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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