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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셋 파크
폴 오스터 지음, 송은주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출판사인 열린책들의 이벤트에 눈이 멀어 샀습니다. 물론 당첨은 안되었습니다.
근데 이 책... 참 대책없는 책입니다.
소설책을 읽으며 이렇게 격하게 감정이입을 해보긴 처음입니다....
심지어 엉엉 울기까지 했다는.. 나 원 참.. 이런.. 당황스럽더군요..
필라가 공원에서 '위대한 개츠비'를 읽는 모습에 마일스가 반해버리죠.
'아~~ 나도 그 책 읽었는데 나는 뭐야' 하는 생각이 드는 이건 뭘까요?
필라는 공원에서 눈을 반짝이며 읽었고 난 전철에서 졸며 읽었다는 차이..
이제 한 40년쯤 살아보니 많은 인생들이 이해가 됩니다. 필라를 향한 마일스의 사랑.
의붓형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아들을 잃어버린 모리스..
방황하는 아들을 멀리서 바라만 보는 아버지.. 자신의 실수와 아내의 냉대..
점점 기울어가는 사업..세상을 떠나는 친구들.. 모든것을 잃어버릴 수 있는 60대의 사업가.
죽은 남편, 죽은 아들, 도망간 양아들, 부정한 두번째 남편,
끝없이 강해져야 했지만 실제로는 자기가 생각한 반만큼도 강하지 못한,
그러나 너무나 많은 고통을 겪어야 했던 윌라. 글을 쓰는 앨리스..
그림을 그리는 앨런.. 마일스를 사랑하는 빙의 은밀한 동성애..
또다시 모든 것을 잃고야 마는 청춘들.. 참 암울하지만 담담합니다.
무심한 듯한 문장이 저항할 수 없는 커다란 파도가 되어 모든것을 덮어버리는 느낌입니다.
버리진 건물에 기거하는 젊은 청춘들. 그래도 그들은 여전히 꿈을 꾸지요.
하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현실을 도피하거나 이룰 수 없는 꾸는 것이
아니라 지금을 살아내는 우리에 모습이 적나라하게 파헤쳐지는 글입니다.
이책에서 제일 좋았던 페이지는 219~220페이지,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입니다.
이책의 마지막문장
"지금부터 어껀 것에도 희망을 갖지말고 지금 이 순간, 이 스쳐 지나가는 순간,
지금 여기 있지만 곤 사라지는 순간, 영원히 사라져 버리는 지금만을 위해 살자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1964년에 제작되었다는 "우리 생애 최고의 해"라는 영화 꼭 찾아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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