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일기 문학과지성 시인선 40
최승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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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마무리는 최승자 시인의 즐거운 일기 였습니다.
흔들리는 버스안에서 한줄한줄 천천히 목으로 읽었습니다.
모르는 한자 핸드폰으로 찾아가면서.
책을 덮고 심한 멀리를 했습니다.
흔들리는 버스안에서 책을 읽어서만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무어라 말할 수 없는 먹먹함. 침묵으로 말할 수 밖에
없는 시들입니다.
행복과, 긍정이 토하도록 넘쳐나는 세상에 시속의 고통과 죽음은
차라리 숭고해 보입니다.
아~~ 아~~ 하며 읽어내려갔습니다. 차마 뱉어내지 못하고
목에 걸려 넘어가지도 않는 단어들이 가슴을 후벼팝니다.
시란게 자기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되는 건가 봅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시인은 죽음의 냄새를 가장 빨리 맡는
사람들이라고..
그런데 참~~ 좋네요. 시인의 고통을 감동으로 느끼는 것 같아
편치만은 않습니다.
1984년 초판이 인쇄되었고 2013년 6월 27쇄가 인쇄되었네요.
아직도 여전히 시인의 고통과 죽음이 누군가에게는 감동이
되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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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눈 - 그들은 우리와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본다
플로리안 하이네 지음, 정연진 옮김 / 예경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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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토의 14세기 그림부터 21세기 구성 사진까지 회화를 설명합니다.
설명자의 시선이 아니라, 그림을 그린 화가의 눈을 쫓아 가는 설명이 참
신선합니다....

화가의 눈을 따라가 본 베네치아, 스페인, 노르웨이, 독일,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화가의 어깨 어머로 화가의 그림을 들여다본 느낌이 참 생경하지만 신선합니다.

특히나 풍경화를 설명하는 부분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화가들이 보이는 대로 그린게 아니라 자기가 본걸 그렸네요.

프리드리히의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 라는 그림도 참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고야의 그림에 대한 그동안의 생각과 또다른 설명에 화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고야는 보면 볼 수록, 알면 알수록 깊이가 남다릅니다.

그리고 아직도 몇 백년전 화가들이 그린 거리가, 다리가, 건물이 아직도 남아 있는
모습이 차~~암 부럽더군요.

특히나 베네치아는 참으로 변하지 않는 동네더군요.

우리는 수십년전 거리 모습이 남아있는 곳이 쉽지 않은데..

고흐가 그린 카페테라스 라는 그림의 그 카페는 고흐카페가 되어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답니다. 아직도 그 모습이 남아 있네요.

좋은 그림과 함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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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5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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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 내 삶의 빛, 내 몸의 불이여, 나의 죄, 나의 영혼이여. 롤-리-타.
혀 끝이 입천장을 따라 세 걸음 걷다가 세 걸음째에 앞니를 가볍게 건드린다.
롤-리-타"...

자꾸 발음하게 되는 롤~리~타.

'롤리타 콤플렉스"라는 말은 만들었다는 나보코프의 "롤리타"를 읽었습니다.
사실 처음엔 좀 꺼려지는 책이었지요. 중년 남성과 10대 소녀라니.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책이었는데 음~~ 좋네요.

심미적이란 말의 뜻이 애매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흐릿하지만 심미적이란 말이
이런 경우에 쓰는 말인 듯 합니다.
한 문장, 한 문장 섬세한 묘사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가끔은 좀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강렬하기도 하고, 아름답기까지 한
이야기입니다.
앞뒤 구분없이 불을 향해 날아드는 나방같은 이 험버트 허버트 씨.
책을 읽는 내내 생각하게 되는 점은,
과연 롤리타가 그만한 사랑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가?
천박하지만 풋풋한 10대 소녀에 대한 그의 사랑은 도대체 무엇일까?
어쩌면 그렇게 모든걸 걸 수 있는지?

임신한 롤리타를 찾아가 돈과 차를 주고 오는 험버트는 너무 안타깝고
슬프고, 마음이 아프고 아려옵니다.
이런~~ 결국엔 험버트 이 대책없는 아저씨에게 감정이입 250%입니다.

"나는 교훈적인 소설은 읽지도 않고 쓰지도 않는다. '롤리타' 속에는
어쩌한 도덕적 교훈도 없다"(나보코프)

그렇습니다. 절대 교훈 따윈 없습니다. 그러나 애로틱한 묘사와, 롤리타의
천박하지만 풋풋한 매력, 험버트의 걷잡을 수 없는 열정, 그리고 파멸까지도
아름답네요.

이 책은 구성도 참 독특합니다. 존 레이 주니어 박사의 머리말, 험버트 연보,
험버트와 롤리타의 미국여행 지도,
그리고 작가의 작품해설까지도 참 재미있었습니다.

"너와 내가 함께 불멸을 누리는 길은 이것뿐이구나. 나의 롤리타"

롤리타로 시작해 롤리타로 끝나는 롤리타입니다.

허 끝이 앞니를 가볍게 건드리며 발음되는 롤~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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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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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마르케스의 마지막 작품이 되어 버렸습니다.
저에게는"백년 동안의 고독"이라는 무시무시한 제목의 책으로 기억되는 작가입니다.
90세 노인의 14살 창녀를 향한 불타는 사랑. 참으로 난감한 주제입니다. ...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 보다 훨씬 지독했던 '은교'가 있었죠.
'은교'에 비하면 이 할아버지는 어쩌면 훨씬 더 도덕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창녀들과 사랑하느라 결혼할 시간이 없었던, 90세 생일 선물로 스스로에게 숫처녀를
선물하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를 즐겨 듣는, 자기가 태어난 침대에서 죽음을 준비하는 90세의 독신 노인의 이야기 입니다.
그리고 14살 창녀에게 사랑을 바치는 순정남이 되어버립니다.
이 책은 꼭 주인공의 성에 대해서만 얘기하지는 않습니다.
주인공의 긴 인생이 짧은 책 한권에 잘 녹여냅니다.
가난했지만 우아하고 똑똑한 어머니, 신문기자로서의 생활,
그리고 검소하고 빈한한 일생.
작가는 이 책에서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사랑이란 것이 어쩌면 상호작용이 아닐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자는 모습만으로도 사랑에 빠질 수 있는데 말입니다.
"사랑"이란게 주고 받는게 아니라 줄 수 있는 것만으로 충분한지도 모르겠네요.
"사랑"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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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67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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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작가 카뮈의 다른 소설입니다.

 제가 읽은 소설중에 가장 문제적 소설 한권을 뽑으라면 카뮈의 ‘이방인’입니다.

우선 ‘이방인’보다는 훨씬 대중적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지난번에 읽은 28에 이에 또 한번 괴질에 대한 소설입니다.
28이 인간의 절망을 그렸다면 ‘페스트’는 그래도 인간의 희망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앞에서 서술자가 페스트에 대한 연대기임을 밝혀 두고 시작합니다.
한적한 해안 도시 오랑을 덮친 페스트
의사인 리유를 중심으로 페스트와 투쟁을 시작한 타루, 오랑에 갇히게 된 신문기자 랑베르,

신의 형벌앞에 고뇌하는 신부 파늘루, 그리고 모두에 불행에 안도하는 문제적 인간 코타르.

정유정 작가의 “28” 이후 다시한번 전염병으로 고립되는 작은 도시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많이 다릅니다.

병에 걸린 환자를 열심히 그러나 객관적으로 치료하는 의사 리유, 아내의 죽음앞에 페스트와

끝까지 싸웠던 타루의 죽음앞에서 그는 여전히 의사였고 이 연대기의 서술자였습니다.

‘애브리맨’의 주인공 아버지 같은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페스트가 사라지기 시작하는 그 시점에서, 가장 열심히 페스트와 대항했던 타루가 숨을

거두게 됩니다. 페스트는 삶이었다는 타루의 말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소설의 가장 굵은 기둥이 타루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의사의 치료를 거부하는 신부 파늘루의 모습에서 신앙의 역설, 끝까지 고민할 수 밖에 없는

그러나 그 길을 걸어가는 인간인 신앙인의 모습을 보게됩니다.

매순간 매순간 의심하고 고민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가는 것,

이것이 신앙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모두의 불행으로 행복했던 코타르, 페스트를 이겨내는 그랑, 모두 인간의 한면이겠지요.

이책의 가장 절정인 장면은 너무나 잔인하지만 예심 판사의 아들이 죽어가는 모습입니다.

모두가 그렇게 죽었을 텐데, 한 사람의 죽음이 죽음으로 보일때 그제야 우리는

죽음을 알게되는 것 같습니다.

수십만의 죽음보다 소년의 죽음 앞에서 무력해 지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참 안타깝습니다.

재미있게 읽기도 했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확~~ 오는 뭔가가 있는 소설입니다.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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