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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
김병준 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남들이 읽는 책이 궁금하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내가 읽은 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궁금하기도 해 책들에 관한 책을 종종 읽곤 한다. 하지만 최근에 읽은 책들에 관한 책에서 반가움 보다는 실망감을 많이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형식으로만 따지면, 꼭 읽어야 할 책 **권 하는 식의 의무감과 노무현이란 화제의 키워드 들이 만들어낸 어찌보면 지극히 유행을 따르는 듯한 이 책은 그래서 오히려 거부감이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막상 읽어본 책은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다. 우선 이 책이 책들에 대한 리뷰형식이라기 보단 책에 대한 토론에 가까운 형식이었고(노무현 전대통령과 책의 인연-->강사의 전반적인 강의-->질문-->책요약으로 구성된 형식은 참 맘에 들었다), 일부 강사들의 경우에는 예외였지만 전반적으로는 너무 "노무현"이란 키워드에 집착하지 않아 정치색에 대한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었다.(진보성향의 사람만을 타겟층으로 한 것이 아니라면, "노무현"에 너무 집착하는 듯한 일부 강사의 강의 내용은 아쉽게 느껴진다.) 

10명의 강사가 10권에 책에 대해 강의하는 형식이었으므로, 책의 내용이나 강사의 강의내용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어쩌면 그건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다.  그런 점을 제외한다면 읽었던 책에 대해서는 좀 더 명료하게 머릿속에 정리되었고, 또 실제 정책을 세우고 실행하던 분들의 입장에서 한 설명이라 좀 더 새로운 관점에서 그 글들을 바라볼 수는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읽지 못했지만 메모 해두었던 몇 권의 책들에 대해서는 강사의 관점과 비교해가며 읽어볼 수 있어 더 재밌게 읽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책을 읽으며 끝까지 깨어있는 시민으로 살고자했던, 그리고 진보적 지식인이고자 했던 노무현 전대통령의 진심이 느껴져 마음이 짠하기도 했고, 진정한 진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진보에 대한 희망을 느껴보기도 했고 그러한 과정들이 흥미로왔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런 의미는 다른 책에서도 얻을 수 있는 것들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를 감동케 했던 그것은 바로 잃어버린 책읽기의 대한 열정, 왜 책을 읽어야하는가에 대한 대답 바로 그것이었다.
대통령의 유작이 된 '진보의 미래'를 중심으로 엮어진 10권(후반부의 2권은 조금 다른 관점이긴 하지만)의 책들을 통해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실패한 대통령이란 말을 들어야했던 정권말기부터 이어진 그의 책읽기에서 끝이 아니라 또다른 시작을 준비하는 그의 모습이 그려진다. 책읽기란 성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삶 자체를 이어나가기 위해서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더이상 책을 읽을 수 조차 없었을때 그가 선택한 것은 죽음이었던 것이 아니였던가?

그가 마지막 순간까지 옆에 두고 읽었던 책의 목록들을 하나씩 되새겨본다.
그 책들에서 그가 찾고자 했던 의미들도 하나씩 되새겨본다.
치열하게 살았던 그의 삶과 밑줄을 치며 열심히 읽고 또 읽었다는 그의 남겨진 책들을 생각해본다.
그리고 여백투성의 내 삶과 이미 읽었음에도 깨끗하기만 내 책들을 바라보며 내 삶과 나의 책읽기를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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