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가 부자였다면 미뉴에트는 없었다


1791, 모차르트의 마지막 나날
로빈스 랜던 지음|김양희 옮김|엔북|360쪽|1만8000원

피터 셰퍼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영화 ‘아마데우스’는 모든 역사적 사실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었다. 당대의 저명한 작곡가 샬리에르는 모차르트를 질투해 죽음에 빠뜨린 ‘천하의 못난이’로 변했고,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는 음악사에 둘도 없는 악처(惡妻)가 됐다. 영화 첫 장면에 등장하는 교향곡 25번부터 최후의 미완성 작품 ‘레퀴엠’까지 주옥 같은 명곡이 흐르며 모차르트의 매력을 전달한 공(功)이 우선이겠지만, 사실과 허구를 혼동시켰다는 점에서는 과(過)도 적지 않다.

모차르트 작품 총서 편집을 담당했던 음악비평가인 저자는 모차르트가 숨진 해인 1791년을 배경으로, 모차르트에 대한 갖가지 오해를 바로 잡으려 나선다. 예를 들어 레오폴트 황제의 대관식이 열렸던 1791년 프라하에서는 모차르트의 음악이 울려퍼졌다. 이 때 모차르트의 곡을 지휘한 음악가가 바로 샬리에르. 영화에 따르면 밀실에서 암살 음모를 꾸미고 있어야 할 살인범이 공개석상에서 미래의 피살자가 쓴 작품을 연주하고 있었던 셈이다. 사려 깊지 못한 부인인 줄 알았던 콘스탄체는 독일어뿐 아니라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까지 유창하게 하는 ‘교육받은 숙녀’였다.

이밖에도 넉넉지 못한 경제 사정을 해결하기 위해 미뉴에트 같은 춤곡을 쓰며 “재능을 낭비했다”는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가득차 있다. 학문적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재미있고, 대중적이라고 하기엔 너무 꼼꼼한 것이 유일한 ‘흠’이다.

김성현기자 danp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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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6-01-25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재미있겠는걸요.
ㅎㅎㅎ 땡스투 하나요~~

stella.K 2006-01-26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저도 읽고 싶은 마음이 불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