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naomi > 김현태씨의 '혼자는 외롭고 둘은 그립다'

고백은 늘 서툴기 마련입니다.

아무말도 꺼내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그저,도망치듯 뒤돌아 왔다고 해서

속상해 하거나

자기 자신에 대해 실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사모하는 사람 앞에서

자신의 마음을 완전하게

표현한 사람은 극히 드물 겁니다.

저 멀리서 언제나 뒷모습만 흠모하다가

정녕 그 사람의 앞에 서면,

왠지 그 사람이 낯설기에 순간,

한없이 부끄럽고

초라해지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고백은 그 자체로 이미 완벽함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서툴면 서툴수록 고백은 더욱 완벽해 집니다.

아무 말도 건네지 못한 채

그저 머리만 긁적거리다

끝내는 자신의 머리를 쥐어 박으며

뒤돌아 왔다면

그것만큼 완벽한 고백은 없을 겁니다.

그것만큼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한 건 없을 겁니다.

사랑한다고,

사랑해 미칠 것 같다고

굳이 전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언제부턴가 당신만을

그리워하고 사랑하게 되었다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고백은 말을 전하는 게 아니라

당신의 간절한 그리움을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곁에 살포시

내려놓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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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흔 2004-04-21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골똘해지네요 .. 가져가서 좀 더 골똘,하렵니다. ^^

잉크냄새 2004-04-21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백은 말을 전하는 게 아니라
당신의 간절한 그리움을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곁에 살포시
내려놓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슴 한구석이 아련히 아파옵니다.
저도 가져가서 연구좀 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