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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제국에서 국민국가로 - 중국 기획강좌 근대의 갈림길 2
강진아 지음 / 창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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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편전쟁(1840년)부터 청조멸망(1912)까지 근대국가를 만들기 위한 중국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책이다. 이 책의 키워드는 아편전쟁, 태평천국운동, 양무운동, 청일전쟁, 무술변법, 의화단운동, 광서신정, 신해혁명 정도로 보면 된다.

 

 일본은 근대화를 완전히 성공시켰고, 중국은 반만 성공시켰고, 조선은 실패하였다라고 평하곤 한다. 이 책에서 중국은 왜 근대화를 반만 성공시켰는지 그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중국이 신속히 근대화를 이루지 못했던 큰 이유로 영토가 너무 넓어 동아시아 국가 중 가장 개항을 먼저 했음에도 전영토와 전계층에 개혁의 필요성을 전달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이유가 가장 적용되는 경우가 바로 양무운동으로서 엘리트 층에서는 나름 노력을 했으나 백성들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청일전쟁의 패배로 사회전체적인 개혁이 필요함을 깨닫게 된다.

 양무운동이 실패하고 다음으로 등장한 것은 캉유웨이의 무술변법으로 메이지 정부를 모델로 삼고 입헌군주제로의 정치체제 변혁과 국민 역량을 강화하는 개혁을 시도하려 하나 서태후를 비롯한 보수파의 반동으로 실패한다.

 그 후 의화단 운동으로 인해 또 한번 외세에 의해 침략을 받고 청조는 광서신정이라 불리는 개혁을 단행하나 자신 외에는 권력을 조금도 나누려하지 않았기에 실패하고 결국은 신해혁명으로 붕괴하고 아시아 최초의 공화국인 중화민국이 탄생한다.

 

 이 책에서는 이 외에도 중국의 화폐제도의 변화, 중국 변방(신쟝, 티베트, 몽골)의 이탈, 조계, 내셔널리즘, 화교 등에 다루고 있어 중국의 근대 초기에 대해 좀 더 상세하게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읽기 지루하다는 건 단점 아닌 단점이다. 대중에게 접근하기 위한 노력은 보이지만 시오노 나나미의 책과 같이 말랑말랑한 느낌의 역사서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가장 적합한 용도는 대학 수업 참고 자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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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와 식민의 서곡 - 한국 기획강좌 근대의 갈림길 1
김동노 지음 / 창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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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기 후반부터 광무개혁까지 조선에서 근대로 나아가기 위한 일련의 개혁을 위한 움직임과 한계를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한국사에서 ‘근대’만큼 논란이 되는 단어도 있을까? 근대의 시작을 19세기 말, 식민지, 대한민국의 산업화 등 다양하게 보는것만 보더라도 우리에게 근대는 매우 무거운 의미를 지닌다.


 이 책에서의 근대를 향한 개혁의 움직임은 크게 갑신정변, 동학농민운동, 갑오개혁, 광무개혁으로 나눌 수 있다. 저자는 그 중에서 그나마 가능성 높은 개혁을 갑오개혁으로 들고 있다. 갑오개혁은 위로부터의 개혁으로 입헌정부를 통한 군주가 아닌 ‘국가’라는 추상적인 개념의 창출 중앙집권화와 조세제도의 개혁과 재정의 일원화를 통하여 관료제를 국가에 도입하려 하는 시도를 하였으나 결국은 재정부족과 고종의 반대 등의 문제로 좌절된 개혁이다. 그렇지만 저자는 그나마 이런 갑오개혁 때의 움직임이 근대국가를 만들기 위한 노력 중 그나마 괜찮았다고 보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껄끄러운 부분이 하나 나온다. 우리는 이제까지 교과서로 근대를 이루기 위한 내재적 역량이 있었음에도 일본의 방해로 결국 근대사회를 이루지 못하고 식민지가 되었다고 배웠었다. 그리고 아마 고등학교 때까지만 역사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들은 이걸로 끝일 것이다. 소위 말하는 내재발전론 혹은 자본주의 맹아론인데 이 책에서는 바로 이에 맞서는 식민지 근대화론이 나온다. 식민지 근대화론은 대략 말해보면 당시 조선사회는 지주제가 영세균등화 되어 있고 인구감소, 토지 생산성 하락, 장시의 감소 등 농업의 상업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저절로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었으며 일제에 의한 충격으로 조선의 근대화가 이루어졌다고 보는 이론이다. 내재발전론과 식민지근대화론 중 어느 쪽 이론이 더 적합한 이론인가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책의 내용 중 내가 가장 주목한 부분은 농업의 상업화였다. 흔히 자본주의에 관한 역사를 언급할 때 농업에 의한 상업의 발전으로 부가 축적되고, 축전된 부를 가진 부르주아지가 정치와 경제 개혁에 앞장서 근대 국민국가와 자본주의경제를 형성한다고 설명하곤 한다. 이 책은 이런 관점에서 조선에서의 농업의 상업화로 인한 변화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교과서에서는 조선에 의한 농작물이 일본으로 수출되어 곡물가가 폭등하였다는 사실을 다루지만 이 책에서는 더 나아가 일본으로의 무역으로 인해 농업의 상업화가 촉진되어 곡물을 수출하는 사업에 종사하여 부를 쌓고 축적된 부를 기반으로 지주가 되는 사례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 농업의 상업화가 물가의 폭등을 불러일으키고 농민에 대한 관리의 가혹한 수탈을 불러일으켜 동학농민운동의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고 보고 있다. 이런 농업의 상업화가 낳는 변화를 설명한 부분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으며 특히 농업의 상업화로 인해 생겨난 지주가 사회 개혁의 주체인 부르주아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우리가 구한말과 식민지를 바라보는 시각을 좀 더 넓혀주는 책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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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정치교본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 / 푸른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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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꼼수다를 듣는 사람이라면 관심을 갖고 봤을 책. 나 역시 나는 꼼수다를 들으면서 하도 책광고를 하길래 구해 읽어봤다.

책은 의외로 오마이 뉴스 대표인 오연호와 서울대 교수인 조국교수가 쓴 진보집권플랜이라는 책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엄청 재미없어서 이건 안되겠다 싶어 힘을 보태자는 차원에서 진보집권플랜 B-라는 느낌으로 썼다고 한다. 한마디로 격이라고는 눈꼽만큼도 갖추지 않고 진보집권플랜의 대화형식만 빌려서 책을 쓴 셈이다.

책은 6장으로 나뉘어 진다.

먼저 1장은 좌·우의 유래를 설명하고 있다. 뭐 김어준이 우파까는 건 당연한거니까 넘어가고 일단 신선했던건 좌·우를 생존방식의 차이로 설명한다. 남을 밟고 올라설건가 아니면 협동해서 살건가. 근본적인 사고 방식부터 차이가 있다는 걸 보여준다.

2장은 다른 설명 다 필요없다. 그냥 깐다. 졸라 깐다. 이명박 대통령, BBK, 검찰의 비리를 제시하고 가루가 될 때까지 깐다. 이 장은 김어준의 태도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제까지의 진보는 고상한 척하며 제한적인 공격을 했지만 나는 그와 전혀~다르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그냥 이 장을 보고 있으면 여기서 말한 내용이 얼마만큼 사실로 드러날지 모르지만 정말 치밀하다는 생각에 절로 웃음이 난다. 우파에 대한 적개심과 웃음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나는 꼼수다에서 들었던 내용도 있기에 집중력을 가지고 읽기는 힘들었다.

3장은 삼성의 이건희의 분리를 주장한다. 재벌에 의한 기업지배, 상속세, 금산분리 철폐에 대해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이를 분쇄할 것을 주장한다. 나는 김용철 변호사가 쓴 삼성을 생각한다를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 책을 본 사람은 이해가 더 갈려나?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사실 나는 경제학을 몰라서 순환출자가 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4장은 현재 심상정, 노회찬 등 유명 진보 인사들을 평가하고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진보측의 현재 태도에 대해 문제삼고 있다. 그냥 인물평을 담은 장이라고 보면 된다. 한가지 두드러진 점은 이제 진보측은 구조의 매몰되지 말고 인물들이 '캐릭터'를 가져야 된다고 주장한다. 박근혜를 의식하고 있다.

5장은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나는 그것보다 놀라웠던게 홍준표가 한나라당 대표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던 점이다.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만 사실이라면 정말 정세를 보는 시각이 뛰어난 셈이다. 이 장을 나는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박근혜는 관념의 인물이다.

6장은 진보측의 현실을 말하고 어떻게 이길 것인가 생각해보는 장이다. 그냥 이 장에서 김어준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진보측이 중요한건 우파에 대항할 정책이 아닌 협동해서 일단 우파를 박살내는게 최우선이라는 거다.

김어준은 이전의 진보와는 다르다. 김어준은 이제까지의 진보는 고상떨면서 공격방식이 제한적인 것에 대해 비판하고 이제는 진보도 온갖 수단을 다해서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진중권, 이택광 등이 나는 꼼수다의 '막나감'을 싫어하는 거다.

김어준의 책은 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읽으면 그냥 재밌고 통쾌하다. 풍자와 해학이 얼마나 위력이 대단한지 보여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김어준의 공격방식은 잘못하면 역풍을 심하게 받을 수 있다. 공격방식 중 그가 말하는 소설은 만약 사실관계가 거짓으로 판명되면 법적인 문제가 커지고 신뢰도가 사라져 버리는 치명적인 결함을 갖고 있다. 뭐 김어준이라면 그 정도는 알겠지.

아 그리고 한마디 더, 무의식. 김어준은 분명 라캉에 대한 지식이 상당한 정도에 도달해 있다. 김어준은 무학의 통찰이라고 하지만 일반인이 그가 말하는 무학조차 다다르기는 매우 힘들다고 난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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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세계사 - 개정판 거꾸로 읽는 책 3
유시민 지음 / 푸른나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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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세계사라고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근대의 폭주가 일어났던 20세기 때의 세계사를 주로 다루고 있다. 근대의 사상인 자본주의, 사회주의, 제국주의, 민족주의, 파시즘이 불러왔던 폐해를 보여주고 있다. 그 때문에 읽고난 뒤 거꾸로 읽는 근대사라는 제목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했다.

19세기의 근대는 그야말로 인류 역사상 빛나는 시대였다.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발전과 자본주의의 발전으로 인한 부의 팽창은 멜서스의 법칙을 깨고 인류의 생활을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모두 큰 발전을 가져다 주었다. 인류는 그야말로 이전과는 다른 존재로 변해갔다. 그리고 인류의 이성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전지적 존재는 아니었다. 제어되지 않는 자본주의는 많은 문제를 발생시켰다. 양극화, 공해, 제국주의 등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파괴가 발생했다. 그리고 자본주의의 반동으로 사회주의가 발생하여 세계사에서는 또 다른 흐름이 나타난다.

자본주의는 끝없는 팽창을 필요로 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팽창을 위해서는 시장이 필요하다. 당시 서양 열강은 폐쇄적인 세계를 열어 시장을 만들려 했다. 어떤 경우는 함포를 발사하여 항구를 개방시키고 어떤 경우는 해당 국가를 직접 침략하여 식민지로 만들었다. 그야말로 제국주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러나 모든 서양 열강이 거대한 식민지를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대표적인 후발주자가 독일이었다. 오스트리아의 페르디난트 황태자 부부가 세르비아인에 의해 암살당한 사건을 계기로 발생한 제1차세계대전에서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말그대로 나머지 전세계를 상대로 맞짱을 뜨게 된다. 하지만 독일은 결국 패하고 거대한 전쟁 보상금을 물고 전세계의 제국 아래 있던 많은 민족이 민족국가라는 이름 아래 수많은 나라로 독립하게 된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를 휩쓸었던 폭풍은 사회주의였다. 제1차 세계대전 후 궁핍을 거듭하던 러시아는 계속되는 혁명과 폭동으로 결국 왕정은 붕괴하고 레닌을 수반으로 하는 공산주의 정부가 들어선다. 이 러시아의 공산주의 혁명은 두가지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선 압제자를 무너뜨린 10월 혁명은 수많은 혁명가들에게 감명을 주어 세계 각지에서 독립운동을 일어나게 했다. 그러나 한 편으로 10월 혁명으로 생겨난 공산주의 정부는 갈수록 결코 노동자를 위한 정부가 아닌 상류층인 노멘클라투라를 위한 또하나의 압제적인 전체주의 정부라는걸 보여줬다. 그리고 러시아의 공산주의 정부는 자신이 경멸했던 제국주의 열강처럼 자신의 발아래 동구권의 공산주의 국가를 복속시켜 또 하나의 제국을 만들었다.

이런 사회주의의 폭풍은 사회주의가 자본주의의 반동으로 생겨났던 것처럼 또다른 반동을 발생시켰다. 그 반동은 자본주의가 아닌 파시즘이었다. 러시아의 공산주의 정부처럼 또다른 전체주의 정부가 탄생한 것이다. 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요소가 묘하게 섞인 파시즘은 독일, 이탈리아 그리고 일본을 지배한다. 이 삼국은 서로 동맹을 맺고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을 적으로 간주하고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다. 그리고 이 삼국은 모두 패망한다.

이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에서 큰 역할을 한건 바로 민족주의였다. 민족주의의 위력은 긍정적인 면에서 또 부정적인 면에서도 대단했다. 제대로된 내용조차 불분명하며 그 실체도 모호한 민족주의는 제국 아래 고통 받고 있던 민족을 분기시켜 독립운동을 뒷받침하는 이념을 제공하였다. 우리나라도 이에 속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민족주의는 닫힌 구조라 공격적인 특성도 있는데 바로 팔레스타인 영토를 무단으로 점거하여 이스라엘 정부가 수립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이른바 유태인의 시오니즘을 형성시키는데 기여한다. 민족주의는 선과 악의 얼굴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이 후 20세기 50년의 역사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이념 대결이었다.

50년의 자본주의는 자유방임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적응성을 보여주는 사상임을 증명해냈다. 자본주의는 결국 사회주의를 이기고 세계의 패권을 지배하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반면에 베트남 전쟁과 같이 제국주의적 침략을 가져다 줄수 도있다는 한계를 보여줬다.

50년의 사회주의는 인간 이성에 수립된 유토피아가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었다. 인공적인 사회구조는 인간 역시 합리적이지 않으면 결코 건강하게 유지되지 못한다는 것을 사회주의가 여실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사회주의는 패자의 이름으로 사라져가는 가운데 자본주의가 몰락할 수도 있다는 걸 경고했다.

이렇게 20세기를 사상을 중심으로 일련의 흐름으로 정리한 이유는 이 책을 통해 근대의 핵심사상의 흐름이 그만큼 쉽게 정리되기 때문이었다. 왜 거꾸로 읽는 세계사가 유명한지 몰랐는데 그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전문적이지 않지만 근대사의 큰 그림을 보여주는 책이다. 근대의 빛과 어둠을 친절하게 설명하여 쉽게 독자들에게 이해시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과연 유시민은 지식소매상이라 불릴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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