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구가 적다 2 - Extreme Novel
히라사카 요미 지음, 주원일 옮김, 브리키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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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권은  건방진 성격이지만 순진하고 속기 쉬운 10살의 소녀 타카야마 마리아. 천재이긴 하지만 부녀자(腐女子)인 시구마 리카가 등장하게 된다. 또 이제껏 이웃사촌부에게 오빠인 코다카를 빼앗겼다고 생각한 코바토가 결국 이웃사촌부에 가입함으로써 이웃사촌부는 미소녀들로 시끌 벅적해진다.

 부원이 많아진 이웃사촌부는 로맨싱 사가라는 가상현실게임, 노래방 등 아무 목적이 없지만 함께하는 활동을 해나간다. 그렇게 1학기가 끝나고 마지막에 세나가 자신의 집에 찾아올 때는 연락하라는 말을 코다카에게 하고 요조라는 그것을 경계하면서 끝이 난다.


 이 권은 리카의 아스트랄함, 요조라와 세나의 코다카를 둔 대립의 고조 그리고 코다카가 로맨생 사가라는 버추얼게임에 오타쿠같은 캐릭터가 되는데 거기서 쓰는 스킬명과 해설 역시 웃기긴 하지만 곰곰이 생각할 점이 있다는 것 역시 감상의 포인트다.


 2권은 거의 모든 여캐릭에 플래그를 확립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음 권부터 코다카를 둘러싼 애정전선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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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친구가 적다 1 - Extreme Novel
히라사카 요미 지음, 주원일 옮김, 브리키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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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소녀 할렘물로 유명한 작품. 친구가 적다고는 하지만 사실 동성친구가 적은(-_-;) 하세카와 코다카가 주인공으로서 미카즈키 요조라가 만든 이웃사촌부에 들어가서 친구 만들기를 빙자한 여자들에게 무의식적인 작업걸기&연애질을 한다는 내용이다.

 간단히 말해 인상이 더럽다는 이유로 코다카는 전학온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다가 우연히 방과후에 에어 친구(뇌내 망상속의 친구)와 대화하는 요조라와 만나서 강제(?)로 이웃사촌부에 들어간다. 요조라라는 얼굴은 아름다운 미소녀지만 독설가에다가 성격이 더러워 친구가 없다.

 이웃사촌부가 창설되자마자 요조라가 부원 모집을 하겠다고 붙인 포스터의 숨은 메시지를 발견한 안하무인의 공주님이자 금발벽안의 카시와자키 세나(이 작품의 진히로인)가 입부하게 된다. 아름다운 금발의 고기(세나의 별명)는 수시로 요조라와 험악한 대결을 벌이며 티격태격한다. 하지만 항상 요조라에게 당하는 편이라 울면서 초딩같은 욕을 하고 부실을 박차고 나가는게 특기가 되버린다.(이래서 요조라는 안되는 겁니다. 세나가 진리인건 당연한거 아님?)

 세나의 뒤를 이어 자신을 쫓아다니며 남자(?)라고 주장하는 쿠스노기 유키무라(쿠스노기 마사시게 + 사나다 유키무라)도 입부하여 이웃사촌부의 메이드가 된다.

 이렇게 코다카가 여캐릭들과 부활동을 하는 가운데 세나를 닮았으며 중2병에 걸린 주인공 코다카의 여동생인 코바토는 자신을 신경쓰지 않는 코다카에게 불만을 가지게 된다.

 작품 초반은 이렇게 주로 캐릭터의 등장과 일화로 끝나고 후반에 세나는 코다카와 수영장에 가서 코다카로 부터 위험에서 벗어나고, 요조라가 지난날을 기억하는 코다카에게 플래그가 꽂히는 걸로 끝이난다.


 이 작품은 소위 말하는 덕후에게 어필할만한 요소가 많이 있다. 츤데레, 쿨데레, 거유, 뇌내망상, psp, 야겜 등 덕후들이 좋아할만한 소재를 소설에 채용하고 있어 인기를 끌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또 적절한 플래그와 복선 역시 이야기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하고 내용을 재미있게 만든다. 그리고 한가지. 비록 덕후들을 노리면서 한 4.5차원 쯤 되는 말만 여캐들이 내뱉는다고 생각하지만 그걸 알아야 된다. 작가는 묘하게 현실 감각이 있다.


 아무 생각없이 씹덕거리는 하렘물을 읽고 싶다면 추천. 그런데 그렇게 깊은 내용은 기대하지 마세요~!

 

p.s. 고기는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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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8 - 헌종.철종 실록 - 극에 달한 내우, 박두한 외환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8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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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에 출판했다는데 지금에서야 보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조선 시대 중 제일 막장이라고 여기던, 즉 구한말처럼 개혁의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던 암흑의 시대였던 헌종·철종이 집권했던 시절을 다루고 있다. 세도정치시기라 할 수 있는 이 시절은 본격적으로 다룬 '사극'이 없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얼마나 '막장'인지 알 수 있다.

 

 이후의 구한말과 일제시대는 그래도 친일파와 같은 악한도 많지만 시대를 개혁하고자 했던 영웅들도 있던 시절이다. 그렇기에 참담한 상황속에서도 희망을 가지고 시대를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이 헌종·철종(더불어 이전의 순조도)이 집권했던 세도 정치시기는 '영웅'이 보이지 않는다.('최제우가 있지 않느냐?'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동학은 생각해 볼 문제다.) 즉 희망도 빛도 없는 시절이다. 그렇기에 사람들마저 이 시대는 바라보기를 매우 껄끄러워 한다. 그러니 이 시대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사극이 없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가 역사속에서 가장 주목해서 봐야 할 시대는 이런 참담한 시대다. 지배계층이 부당한 현실을 개혁하려 하지 않고 피지배계층도 부당한 현실에 제대로 맞서 싸우지 않으면 얼마나 참담한 미래가 보이는지 이 책을 보면서 알게 된다. 이 시대는 조선이 겪어왔던 모순이 최고조로 누적되는 시대다. 삼정의 문란으로 인한 피지배계층의 수탈, 유학 외에 천주교·등에 대한 사상탄압, 지배계층의 부정부패 및 대안 부재 등 망국(亡國)이 갖고 있었던 모든 문제를 이 시대는 다 끌어안고 있다. 즉 다시 말해 국가가 언제 붕괴되도 이상하지 않는 무력한 시대다. 우리는 이 시대를 보면서 사회 구성원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 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한 개혁을 왜 행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부분은 중국과 일본의 1800년대 초중반과 조선 500년간의 사대부의 실상을 요약해서 다뤘던 부분이다. 한반도가 본격적으로 '세계'에 편입되기 직전의 시대인 만큼 이 부분은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조선의 변화는 결국 외부에 의해 시작된다. 목에 칼날이 들어와서야 행하는 개혁은 너무 늦었다. 흔히 망국의 원인을 고종, 친일파, 일본 등 다양하게 들고 있지만(물론 가장 큰 원인은 일본이지만) 나는 세도 정치 시기 동안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않고 자신들이 보고 싶어했던 지배계층도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루쉰이 조선시대에 살았다면 사대부라고 불리는 아Q가 조선 전체에 득실댄다고 비웃어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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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부름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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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리사인 조나단과 플로리스트인 메들린이 뉴욕의 JFK 공항에서 서로의 스마트폰이 바뀌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자신의 휴대폰이 식당에서 부딪히면서 서로 바뀐 걸 조나단은 샌프란스시코에서, 매들린은 파리에서 알게 된다. 두 사람은 안좋은 감정으로 만남이 시작되었기에 처음에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돌려달라며 티격태격하지만, 바뀐 스마트폰에 담겨진 정보를 통해 원래 주인의 사생활에 관심을 갖게 된다.

 

 조나단은 이혼한 아내 프란체스카로부터 배신당했다고 생각했으며 메들린은 사귀고 있는 라파엘을 진정 사랑하고 있진 않았기 때문에 은연중에 진정한 사랑을 찾고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은 점점 사생활을 파고 들다가 앨리스라는 소녀의 실종 사건이라는 접점에 맞닥뜨리게 된다.

 

 이야기의 중후반부는 조나단과 메들린이 서로 만나 앨리스라는 소녀를 찾는 추격전을 벌이면서 사랑을 키워간다는 내용이다. 이야기 중간마다 소소한 반전이 있다.

줄거리 더 밝혔다가는 스포밖에는 안될것 같고 그냥 주목했던 점만 말하자면

 

 우선 조나단이 요리하는 모습이 많이 등장한다. 작가가 성실하게 취재하고 자료를 수집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노력이 보이는 것 같아 이 부분은 흐뭇한 느낌이 들었다.

 두 번째로 프란체스카가 좀 불쌍하다. 읽고 나면 왜 불쌍한지 알거라 생각한다.

 세 번째로 패스워드 해제하는거 다른 작품에도 등장하는데 여기도 등장한다. 패스워드라는건 자신의 일생의 소중한 파편이 담겨져있다는 걸 알려주려는 메시지일까?

 네 번째로 기욤 뮈소의 변함없는 애플 사랑~♡ ...........진짜 애플은 작가한테 표창장하나 강제로 줘야할 기세.

 

 표지가 샤방한데 내용을 보면 좀 낚였다는 느낌? 내용을 표지에 반영하려면 원래 표지보다 한 5만배는 거친 느낌의 표지가 어울리지 않을까. 아니 정말로.

 

 영화로 만들면 괜찮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확실히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영화화되기를 노리는게 틀림없다. 강풀인가?

 

 나 이거 한 1년만 지나면 리뷰 다시 쓴다. 줄거리 다 말하면 내 블로그 들어오고나서 줄거리 다 알았다고 책 안살까봐 이정도만 쓰고만다. 제목이 왜 천사의 부름일까 궁금하면 내용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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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도 이해하는 마르크스 철학 - 마르크스 세계관의 핵심을 찌르는 원숭이도 이해하는 시리즈
임승수 지음 / 시대의창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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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날 공무원 시험공부를 하며 봤던 국사책을 우연히 들춰보던 중 '근대'라는 단어를 보고 '역사에서의 고대, 중세, 근대, 현대와 같은 시대 구분은 누가 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면서 시대 구분의 주요 기준 중 하나가 생산력의 발전임을 알게 되었고, 생산력의 발전에 따른 시대 구분을 한 인물이 마르크스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런 시대 구분을 하게 된 그의 역사관을 알아보고자 자료를 찾아보던 도중 이 책을 발견하였다. 읽어보니 쉽고 마르크스 철학의 입문서로서는 괜찮은 책이었다.

 

 내용은 크게 도입부, 변증법적 유물론, 역사 유물론, 사회주의 국가 베네수엘라 4가지로 나눠진다.

도입부에서는 세계관, 유물론과 관념론 등 철학의 기초적인 개념에 대한 설명을 한다. 이 부분에서 보수는 관념론에 가까운 입장을, 그리고 진보는 유물론에 가까운 입장을 취하는 걸 알 수 있었고, 왜 진보측 인사들이 점진적 개혁보다는 사회구조를 개혁하는 개선 방법을 선호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너무 이분법적으로 단순화하여 소개를 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변증법적 유물론은 마르크스가 헤겔 사상에서 변증법을 포이어바흐 사상에서 유물론을 취해 만든 것이다. 변증법적 유물론은 대략 내용(content, 생산력)을 이루는 두 요소(테제와 안티테제)가 서로간의 대립을 통해 각자 모순을 발견하여 이를 제거 혹은 극복하여, 새로운 진테제가 도출된다. 동시에 내용이 이 모순을 극복하는 과정 중에 도출된 진테제를 갖게 되며 변화된 후, 형식(역사에서는 사회구조에 해당)도 새로운 형식으로 변화하며 내용은 이 새로운 형식을 지니게 된다는 이론이다. 이 마르크스의 변증법적 유물론은 역사 유물론(사적 유물론)의 토대가 된다.

 

 이 부분을 읽으며 '화합'의 소중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 사회는 쟁점이 되는 사항에 대해 상대방과 극한의 대척점에서 서서 상대방을 이해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만 고수하고 다른 주장의 일부분도 받아들이지 않고 비난만 하는 경향이 강하다. 난 변증법 부분을 읽으며 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으며 누구나 세상에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좀 더 이해하고 관용을 가지고 받아들이자. 상대방의 단점을 보기보다는 장점을 바라보며 배우는 습관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책을 읽었던 이유이자 가장 관심을 가졌던 역사 유물론은 생산력의 발전에 따라 사회구조가 생산에 적합하지 않게 될 경우 사회 계급 간에 계급 투쟁(Class Conflict)이 일어나 투쟁이 종결된 후 사회 계급은 다른 성격의 사회 계급으로 변하고 사회 구조 역시 변화를 겪는다는 이론이다. 지금까지 역사에서의 사회구조는 고대 노예제, 중세 봉건제, 근대 자본주의를 거치며 생산력이 향상되는 사회로 변형되어왔고 미래에는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사회로 전환되어가며 역사는 발전한다고 마르크스는 예측하였다.

 

 이 부분에서 첫 번째로 사회 불안정이라는 측면을 생각해 보았다. 역사 유물론을 현실에 그대로 적용하면 항상 사회는 사회구조의 변화를 위한 끊임없는 투쟁, 파괴, 재생의 반복을 겪게 될 수 밖에 없다. 마오쩌둥도 이 역사유물론을 근거로 부단혁명론이라 불리는 끊임없는 혁명을 주장하다 결국 사회의 엄청난 혼란과 파괴를 가져다 준 문화 대혁명이란 괴물을 낳지 않았던가.

 두 번째로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를 너무 수동적인 것으로만 생각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는 내부적 모순으로 필연적으로 사라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자본주의는 마르크스 주의를 비웃듯이 오히려 다양한 과정으로 상황에 맞게 ‘변태’를 거쳐왔다.(슘페터의 말을 빌리자면 창조적 파괴) 주어진 모순을 스스로 해결해 오면서 서서히 진화하며 종국에는 공산주의에 맞서 최후의 승리자가 되었다.

 세 번째로 역사에서의 인간 의지의 중요성도 생각해 보았다. 역사 유물론의 큰 문제는 역사 변화의 원인을 사회적 구조에 큰 비중을 두기에 인간의 의지의 역사에서의 역할은 매우 미미한데 있다. 나는 이 부분에서 인간은 구조에 결정된다고 보았던 50, 60년대 사상계를 지배한 프랑스 철학의 구조주의가 생각났다. 구조주의는 인간을 구조 속에 종속된 존재로만 보았기에 결국 해체론과 더불어 포스트모더니즘에게 왕좌를 내주지 않았던가. 그람시는 이런 역사 역사유물론의 편향성을 알고 역사 변동의 원인으로 사회구조와 더불어 개인과 집단의 의지 역시 중요시했다. 그람시의 주장을 뒷받침하자면 로마사에서 뛰어난 천재적 능력을 가진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가 로마를 지배할 당시 정치체제가 공화정에서 제정(帝政)으로 이행된 사례를 단순히 계급투쟁과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결정짓는다는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마지막은 사회주의 국가인 베네수엘라가 나온다. 이 부분에서 사회주의 국가의 생활상을 대략 알 수 있었다. 마르크스철학이 현실에 ‘상당히’ 적용된 예를 들기 위해 베네수엘라를 제시했겠지만 과연 적절한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베네수엘라와 차베스를 장밋빛으로만 설명하고 있지만 우선 베네수엘라에 대해 지적을 하자면 산업구조가 석유에 크게 종속적이며 성장률 역시 다른 남미 국가에 비해 낮아 경쟁력이 뒤떨어진 국가다. 차베스 역시 올바른 정도(正道)를 걷는 혁명가로만 소개되지만 막상 언론에서는 헌법개정으로 영구 집권을 시도하였으며 자신을 비판하는 자를 탄압하는 예가 심심찮게 나오는 인물이다. 차베스에게는 사회주의가 자본주의를 비판하는건 정의고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를 비판하는 건 반국가행동이라서 그런걸까? 난 차베스에게서 기형적인 프롤레타리아 독재와 스탈린을 보게 된다. 이 부분은 작가가 너무 편향된 시각을 가지고 글을 쓰지 않았나 생각한다.

 

 책을 읽고 나서 첫번째로 세상에서 중요한 가치를 주로 돈으로만 생각하지 않았나 자신을 한 번 뒤돌아보게 되었다. 너무 진부한 얘기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돈이 자신과 사회의 중심이라 생각하고 모든 것을 돈으로 계량화하는 습성이 있다. 때문에 자신에게 금전적인 이익이 되는 일이 아니라면 다른 중요한 가치가 있는 일임에도 배제를 하는 경우가 많다. 삶에서 목적과 수단이 전도되진 않는가 생각해 볼 일이다. 돈을 버는 목적은 돈을 많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곳에 사용함으로써 나와 주위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두 번째로 조직에서의 '견제'를 생각해 보았다. 견제는 집권 세력의 반대편에게 필요하지만 집권 세력에게도 상대방의 비판을 통해 좀 더 나은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자신을 반성하고 올바른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계급투쟁으로 자본가를 제거하고 프롤레타리아 독재 체제를 수립하면 정작 프롤레타리아 독재 정권과 노동자는 누가 견제하는가 하는 물음을 가지게 된다. 노동자를 견제하는 세력의 부재는 비판 정신의 결여와 근로윤리를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실제 소련을 비롯한 공산주의 국가들의 생산력은 세월이 지나가면서 떨어졌으며 집권 세력을 견제하는 기구가 없기에 필연적으로 독재 정권이라는 괴물을 낳을 수 밖에 없었다.

 세 번째로 마르크스 철학에서 말하는 '자본가'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에서 말하는 자본가는 오늘날 자본과 경영의 분리로 정체성이 모호해졌다. 전문경영인의 등장은 이제 자본가계층 모두는 자본가인가 노동자인가 아니면 중간 형태인가라는 고민을 끊임없이 하게 한다. 이 책에서 나오는 자본가는 근대 혹은 산업화 시대 때나 맞는 개념이다. 물론 추상적인 개념으로서의 자본가 집단은 생각해 볼 수 있다. 자본가란 존재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세우기 위해 좀 더 높은 수준을 가진 서적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네 번째로 생산의 무정부성에 대한 비판이 적합한지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마르크스의 경제학에서 공황의 원인은 생산의 무정부성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자본가의 생산의 무정부성 때문에 생산이 수요에 적합하지 않게 불규칙적으로 이루어지며 이는 필연적으로 공황을 낳는다고 주장한다. 그렇기에 수요에 맞는 생산을 하기 위해서도 규모가 큰 기업은 국유화시키거나 혹은 정부에 종속적으로 만들어야 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는 소품종 대량생산으로 이루어지며 가치가 획일적이며 수요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근대, 산업화 시대나 그나마 맞는 얘기지 이미 사회 구조가 복잡하며 사람들이 중요시하는 가치의 탈중심화가 극대로 이루어진 현대 사회에서는 맞지 않다. 거기다 사람의 욕망은 인위적으로 형성될 수 있어 수요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동하기에 생산을 계획한다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다. 하지만 생산을 계획하지는 않아도 현실에 접근하게 수요를 예측하는 시스템은 만들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만약 이 책이 단순한 학습참고서와 같이 마르크스 철학을 소개하고자하는 입장에만 머물렀다면 마르크스 철학을 현대에 맞게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인 제13강에 베네수엘라의 예를 제시한 건 단순히 마르크스 철학을 소개하는 것을 지나 현실에서 주장하고자하는 것이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마르크스 철학의 저서들은 이미 백년이 넘은 예전인 역사에서 '근대'라고 불리던 시기에 쓰여졌다. 이미 '포스트 모더니즘'마저 낡은 것으로 취급하는 현대에는 그대로 적용하기 힘들어졌다. 마르크스 사상은 뉴턴의 고전물리학과 비슷한 정도에 위치에 있으며 그람시, 알튀세르, 데리다와 같이 마르크스 이후의 철학자들에 의해 현실에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고 있다. 저자 역시 이 책을 통해 ‘의도하는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했다면 자신의 의도에 맞추어 소개를 하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적합하도록 마르크스 사상 중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은 지적을 하고 이에 대한 비판 역시 제시해야 했다. 저자가 민주노동당원이라 그런지 이해는 할 수 있지만 현실의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정부나 조직은 관료제에 의해 운영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노동자는 공산주의 사회에서도 자본주의 사회와 마찬가지로 노동의 소외가 일어날 수 밖에 없다는 막스 베버의 비판정도도 제시하지 않은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자신이 변증법적 유물론을 소개해 놓고서는 어째서 마르크스의 반대편의 입장은 받아들여 적절하게 절충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저자는 테제는 안티테제를 통해 모순을 발견하고 대립과 갈등을 거쳐 고차원의 진테제로 도출된다고 설명했지만 정작 자신이 옹호하는 테제가 안티테제를 통해 모순이 드러나 조금이라도 거꾸러지는 것은 두려웠던 것이었을까. 아니면 마르크스철학을 대이론으로 삼은 마르크스주의 신학자 알튀세르처럼 되고 싶었던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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