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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의 몰락 - 내 집 마련이 절실한 3040세대가 반드시 알아야 할 진실
남우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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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의·식·주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아주 어렸을 적부터 배워왔습니다. 여기서 주(住)라는 것은 ‘아파트’나 ‘단독주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주거 공간’의 개념인 것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그럴까요? 재테크의 개념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 시장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른바 부동산 ‘불패신화’라는 말이 생겨나면서 아파트는 이른바 재테크의 가장 좋은 수단이 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주택이라는 것은 투자대상이 아닙니다.

 

 아파트란 상품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가 되었다는 뜻이다. 아파트는 상품의 태생 자체가 자산 가치의 증대나 고급주택의 개념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서민의 주거안정이나 주거복지의 목적으로 개발된 주택 형태이기 때문이다. (p.203)

 

 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아파트는 어디까지나 주거 공간이라는 것이 가장 본질적인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은 일반적인 투자상품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부동산은 일반적으로 다른 상품들에 비해 현금화가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1억 원에 매입한 아파트의 가격이 그 다음해에 2억 원으로 올랐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때 실질적으로 자산의 가격은 1억 원이 올랐으나, 이 1억 원은 당장 쓸 수 있는 돈이 아닙니다. 즉, 자산을 처분하기 전에는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아닙니다. 게다가 거래라는 것이 항상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가격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팔고 싶은 사람이 “자신이 받고 싶은 가격을 5억 원으로 정하고 시장에 내놓는다(매도인 호가).” 하지만 그것을 사고자 하는 사람이 없으면 그 아파트의 가격은 결코 5억 원이라고 할 수 없다. 반면 시장의 반대편에서 “사려는 사람이 그 아파트에 대해 3억 원을 지급할 의사가 있다(매수인 호가).” 고 해도 매도자가 3억 원까지 가격을 낮추기 전까지는 거래도 가격도 성립하지 않을 것이다. (p.220)

 

 즉, 자산을 시장에 내놓고, 원하는 거래가 성립하기 전에는 자산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지출을 확대할 수 없다는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특히 아파트가 사람들에게 가장 환영받는 재테크 수단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람들에게가격의 엄청난 상승률에 있습니다. 이 책의 68페이지에 제시된 사례에 따르면 1978년 은마 아파트의 가격은 2,312만 원 이었습니다. 이것이 2010년에는 11억 800만 원으로 무려 4,792%가 상승한 것이죠. 이렇게 엄청난 상승률은 부동산을 가장 안정적인 자산이라는 개념을 넘어, 가장 쉽게 일확천금을 쥘 수 있는 투기대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부동산 불패신화가 영원히 계속될까요? 이 질문에 저자 남우현은 아니라고 답합니다. 오히려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아파트의 몰락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합니다. 1차 상승기라고 할 수 있는 1970년부터, 1980년대 말 2차 상승기와 2000년대의 3차 상승기까지 과거의 자료들과 함께 해외, 특히 일본의 사례를 통해서 현재 우리나라의 시장 상황과 미래를 전망합니다. 결국, 아파트의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저자가 제시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째, 주택시장의 거품입니다. 소비재나 자본재에 비해 엄청난 주택가격의 상승률은 ‘거품’이 있다는 것을 말하는데,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경우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거품이 꺼지면서 조정기를 거쳤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거품이 빠지기 전에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금리가 하락하면서 오히려 거품을 키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거품이라는 것은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주택시장의 가격을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여러 상황을 고려해볼 때, 앞으로 금리상승은 불가피한데, 이는 대출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켜 시장에 매물을 쏟아내게 되고, 이는 다시 가격하락을 부추기게 된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주장하는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인구구조의 변화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주택 구입에 대한 핵심적 수요층은 35~54세로 볼 수 있는데, 이 연령층이 2011년부터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인구수 역시 2018년을 기준으로 하락하게 되고 고령사회가 될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수요가 줄어들게 될 경우, 가격하락과 공급축소는 당연한 것이지요.

 

 결론적으로 이처럼 아파트 가격의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주택이라는 것의 본질적인 가치를 생각해봐야 할 시기라고 말합니다.

 

 지금(2011년)부터는 집을 언제 팔고 언제 살 것인지 투자에 대한 관심보다는 주택(부동산)의 본질적인 가치에 대해 고민해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태’이라는 공간이 과중한 원리금과 이자 부담으로 고통스러운 공간이 아닌, 그 본질인 가족과의 행복을 위한 공간이 되도록 신중하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이 현명하고 이성적 판단을 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바란다. (p.230)

 

 

 

 외국투자자들이나 외국의 경제기관들은 언제나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을 문제 삼습니다. 임금이 지나치게 하방 경직적이며, 노사관계 또한 지나치게 과격하다는 것이죠. 저는 이러한 노동시장에 주택문제가 큰 몫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OECD에서 발표하는 연간 근로시간에서 우리나라는 압도적으로 1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는 2010년 기준으로 연간 근로시간이 2193시간으로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300시간 이상 많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노동시간이 가장 많은 나라에서 누구의 말처럼 ‘숨만 쉬고 모아도’ 살 수 없는 것이 아파트(주택)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성실하게 일하고 모아도 기본적인 의·식·주마저 해결이 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저자의 말처럼 실제로 주택의 본질적인 가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그래도 작은 바람은 가져봅니다. 직종에 관계없이 어떤 일을 하더라도 열심히 성실하게 일한다면, 호화스러운 저택은 아니어도, 적어도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는 ‘내 집’ 하나쯤은 누구나 마련할 수 있기를.

 

 “가만히 앉아서 부동산 투기로 하루에 수백만 원씩, 아니 수억 원씩 벌어 챙겨먹는 주부들과 부동산 투기자들이 망해서 죽어가는 꼴을 보고난 뒤에야 내가 발 뻗고 죽을 겁니다.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공산주의 세상이 더 나은 게 아니겠습니까?”-출처:1989년 5월 11일, 국민일보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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