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사람들
헨리 제임스 지음, 김윤하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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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받았습니다. 글자는 좀 작지만 책은 참 예쁘네요, 읽을 생각에 설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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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나무가 누레졌다. 
그때 시계를 한 시간 뒤로 돌렸고 
11월의 바람이 길게 불어와 
잎을 뜯어내 나무를 벌거벗겼다. 
뉴로스 타운 굴뚝에서 흘러나온 연기는 
가라앉아 복슬한 끈처럼 길게 흘러가다가 
부두를 따라 흩어졌고, 
곧 흑맥주처럼 검은 배로강이 
빗물에 몸이 불었다.

사람들은 침울했지만 그럭저럭 날씨를 견뎠다.





























펄롱은 다른 아이들이 그토록 반기는 것을 
겁내는 자기 아이를 보니 마음이 아팠고 
이 아이가 용감하게 세상에 맞서 
살아갈 수 있을까 
걱정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 P27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는데 
어딘가로 가고 있는 것 같지도 
뭔가 발전하는 것 같지도 않았고 
때로 이 나날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

벌써 새끼버섯이 
배양토를 뚫고 올라오는 걸 보고
똑같은 일이 날이면 날마다 여름 내내 
반복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 P44

뭔가 작지만 단단한 것이 
목구멍에 맺혔고 애를 써보았지만 
그걸 말로 꺼낼 수도 삼킬 수도 없었다. 
끝내 펄롱은 두 사람 사이에 생긴 것을 
그냥 넘기지도 말로 풀어내지도 못했다. - P56

펄롱을 괴롭힌 것은 
아이가 석탄 광에 갇혀 있었다는 것도, 
수녀원장의 태도도 아니었다. 
펄롱이 거기에 있는 동안 
그 아이가 받은 취급을 보고만 있었고 
그애의 아기에 관해 묻지도 않았고
ㅡ그 아이가 부탁한 단 한 가지 일인데-
수녀원장이 준 돈을 받았고 
텅 빈 식탁에 앉은 아이를 
작은 카디건 아래에서 젖이 새서
블라우스에 얼룩이 지는 채로 
내버려두고 나와 
위선자처럼 미사를 보러 갔다는 사실이었다 - P99

두 사람은 계속 걸었고 
펄롱이 알거나 모르는 사람들을 더 마주쳤다.
문득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날을, 수십 년을, 평생을 단 한번도 
세상에 맞설 용기를 내보지 않고도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부르고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마주할 수 있나? - P119

덧붙이는 말

이 소설은 
실제 인물에 기반하지 않은 허구입니다.
1996년에야 
아일랜드의 마지막 막달레나 세탁소가 
문을 닫았습니다. 
이 시설에서 은폐·감금·강제 노역을 당한 
여성과 아이가 얼마나 많은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적게 잡으면 만 명이고, 
3만 명이 더 정확한 수치일 것입니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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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나의 이웃

그 여자는 알까? 
내가 마음으로부터 
그 여자의 건강을 빌면서
손자가 결혼하는 걸 볼 때까지 살고 싶은 
내 과욕을 줄여서라도 
그 여자의 목숨에 보태고 싶어 하는 마음을
.....1983년

언덕방은 내 방 

때로는 집도 낯설고 불편할 때가 있다. 
난방이 잘된 집에서 배불리 먹고 
편안히 빈둥댔음에도 불구하고 
괜히 춥고, 배고프고, 고단하고, 
집에 붙어 있음으로 생기는 
온갖 인간관계까지가 헛되고 헛되어 
견딜 수가 없을 때 꿈꾸는 여행은 
구태여 경치가 좋거나 
처음 가 보는 고장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럴 때 표표히 돌아갈 수 있는 
고향이 있는 사람은 복되다. - P48

두려운 건 목청 높은 편견이 아니라, 
그 목청에 대세를 맡겨 버리는
양식 있는 사람들의 
소극적인 태도인지도 모르겠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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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식자 포식시키기 가설
predator-satiation hypothesis

"다람쥐가 몇 마리밖에 안 남았어. 
열매를 맺을 때가 되지 않았을까?"

피칸 꽃이 핀다. 
다시 풍성한 열매를 맺을 준비가 되었다. 
나무들은 함께 살아남고 함께 번성한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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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모에 코를 대고 숨을 들이마시면, 
잊은 줄도 몰랐던 것들이 기억나기 시작하죠.

토착 이야기에 대한 설명

나는 듣는 사람이며 내가 아는 것보다 더 오래전부터 주위에서 해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의 스승들이 전해준 이야기를 다시 전하는 것은 그들에게 존경을 표하는 것이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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