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대중문화>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내게 있어 가장 행복한 시간은 넉넉한 시간을 챙기고 서점에 갔을 때이다. 내 후각을 자극하는 새 책의 냄새... 아무리 맡아도 질리지 않는 그 향기... 그 속에 있노라면 책을 읽지 않아도 나의 감성이 충만해지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한다.  

서점에서 느끼는 그 후각의 행복은 없지만 새로 나온 책을 꼼꼼히 읽어 볼 수 있는 책임감이 묵직하게 느껴지는 시간이 생겨서 나는 지금 너무 행복하다. 

 

 

 1. 살인자, 화가, 그리고 후원자 - 베른트 뢰크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채찍질」에 담긴 비밀스러운 이야기의 실마리를 풀어낸다. 저자는 이 그림이 15세기 이탈리아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암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그림의 암호를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이제껏 주목받지 못했던 사료들을 활용해 그림의 미세한 디테일까지 꼼꼼하게 파헤쳐가는 저자의 추리를 따라가는 동안,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매혹적인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이 책을 보자마자 나는 '오르한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이 떠올랐다. 세밀화가들을 둘러싼 암투와 살인에 대한 내용도 재미있었지만 ,터키의 세밀화에 대해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오르한 파묵에게 많이 놀랐던 책이었다. 터키의 역사속에 위치한 미술과 그중에서도 세밀화에 대한 자부심도 알게 되었던 기억이 많이 남는 책이다. 

'살인자.화가,후원자'의 저자인 '베른트 뢰크'는 역사학자의 시각으로 미술을 재조명하고 있다. 오르한 파묵이 소설가의 시선으로 세밀화를 바라본 것처럼 뢰크는 역사학자로서 '채찍질'이라는 작품을 바라본 것이다. 그저 그림으로만 보며 아름답다거나 추하다는 평이 아닌, 새로운 시선은 과연 무엇인지,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한 도전 의식을 두드리는 책이다. 

 

 

 

2. 건축보다 빛나는 건축 사진찍기 - 아드리안 슐츠 

                                         

 

 
 
 
 
 
 
유럽과 북미를 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독일의 프로페셔널 건축사진가 아드리안 슐츠가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는 최고의 건축사진 제작 비결을 낱낱이 소개한다.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 촬영 조건에서 최고의 컷을 만들어내는 촬영 기법을 상세히 짚어본다. 저자가 직접 촬영하여 함께 실은 풍성한 사진 자료는, 각 기법을 쉽게 파악하고 한눈에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나 건물이 있다. 예전에는 그저 숙식을 제공하는 단순한 기능만을 해결하는 곳이었다면 지금의 건축은 그 이상을 넘어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로까지 발전하였다.  

거기다 요즘은 핸드폰이나 dslr로 사진을 찍는 것이 대세인데 인물이나 풍경만 담기에는 주변에 건축물이 너무 많다. 사진 찍는 방법부터 후보정 방법까지 자세히 나와있다는 책 소개 내용이 구미를 당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나도 멋진 사진 한장 찍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때문에~^^ 

 

 

 

 

3. 사막의 꽃 - 조현예,박태희 

 

  

 

 

 

 

 

뉴욕 뉴스쿨에서 영화공부를 한 조현예. 뉴욕의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사진을 전공한 박태희. <사막의 꽃>은 삶이 그대로 녹아있는 20년간의 일기에서 발췌한 조현예의 글 53편과 사진가 박태희의 17년간의 사진 66장이 저마다의 독자성을 바탕으로 어우러진 포토에세이집이다.

 

20년이면 강산이 두 번 변한다는 시간이데 그 시간 동안 한 사람에게는 어떤 일들이 생겼으며 어떤 생각을 했으며 누구와 사랑을 했을까... 일기를 쓰고는 싶지만 늘 게으름에 져서 실천하지 못하는 내게 20년의 일기란 말이 신비롭게 느껴진다. 

거기다 17년 동안 찍은 66장의 사진이라니...사진  한 장 한 장마다 얼마나 진한 작가의 철학이 녹아있을까... 

둘이 한 약속을 8년 만에 혼자 이룬 그들의 이야기가 정말 궁금하다. 

 

 

4. 필립 퍼키스의 사진 강의 노트 - 필립 퍼키스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로 사진을 찍으며, 50여 년이 넘게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온 사진가 필립 퍼키스의 사진 강의 노트. 사진과 삶에 관한 단상들이란 부제에서 보듯이 이 책에서 얘기하는 사진에 관한 담론들은 단지 사진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아우르는 진실을 담고 있다. 

 

 사진 찍는 것이 취미인 내게는 언제나 화두가 하나 있다. 무엇을 찍을 것인가. 그 무엇이란 눈에 보이는 피사체만이 아니라 과연 내가 표현하고 싶은게 무엇인지 어떤 느낌인지를 의미한다. 막상 찍은 사진을 확인해 보면 찍을 당시에 내가 느꼈던 그 무엇이 표현이 안되는 경우가 더 많아 혼자 실망하곤 한다. 삶을 아우르는 진실... 50년 동안이나 사진 강의를 한 거장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보고싶다. 

 

 

 

5. 보이지 않는 용 - 데이브 히키 

 

 

 

미국의 문화평론가이자 미술비평가 데이브 히키의 저작. 그는 이 책에서 ‘아름다움(美)’이 역사적으로 어떤 위치를 차지해왔는지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그리고 아름다움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며, 세상을 바꾸는 수단이 된다고 역설한다. 그런 점에서 예술의 세계에 갇혀 있던 아름다움의 개념과 민주주의를 연결한다. 

 

 요즘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을 보면 누가 누군지 분간하기가 어려울만큼 얼굴이 비슷하다. 모두 하나같이 아름답다. 그러면서 과연 '아름답다'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언제부터인가 내 가슴에 있었다. 그리고 발견한 책!!! '보이지 않는 용'. 물론 내가 궁금한 것에 대한 정확한 답은 아니겠지만  미술 평단의 '이단아'로 불리며 미술계 안팎으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히키의 아름다움에 대한  역설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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