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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의 코드 - 1%를 읽는 매크로 투자
주식의 코드 지음 / 베가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 이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리뷰함>
미국 주식 투자에 대한 '비법'이나 '추천 종목'을 기대했다면, 이 책을 덮는 것이 좋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나는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로서 '투자의 근본'을 배웠다고 단언할 수 있다. 이 책은 한번 읽고 끝내는 완독에 의미를 두기보다, 곁에 두고 수시로 펼쳐봐야 하는 '교과서'이자 '참고서'다. 그 내용을 숙지하며 실제 투자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때 비로소 이 책의 진정한 가치가 빛난다.

이 책의 목적은 명확하다. 오직 '미국 거시경제'를 정확히 분석할 수 있는 눈을 길러주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이 크게 3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투자의 가장 기본인 '기업 실적'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물론 EPS(실적)와 PER(멀티플)을 기반으로 적정 주가를 판단하는 5단계 평가법을 제시한다. 하지만 솔직히 이 방법을 개인이 실전에서 완벽히 활용하기까지는 상당한 학습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아닌 '실적'이라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함을 다시 한번 환기시켜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두 번째 부분이야말로 이 책의 핵심이다. 바로 '거시경제 사이클', 즉 시장의 거대한 흐름과 방향을 읽도록 돕는 파트다. 책은 '회복-확장-둔화-침체'라는 4단계 사이클을, 2020년 팬데믹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생생한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2019년부터 미국 주식 투자를 해온 나에게 이 부분은 그동안의 경험과 지식이 하나로 결합하는 듯한, 막연하고 희미했던 눈앞의 광경이 선명해지는 경험이었다. 2020년 팬데믹 당시 쏟아졌던 2년물과 10년물 국채금리, 연준(Fed)의 금리 정책, PCE, CPI 같은 용어들. 그 당시에는 정확한 이해 없이 오로지 추천 종목의 'Buy & Hold' 전략에만 집중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용어들이 왜 그토록 중요한 시점에 등장했는지, 그리고 그 흐름이 내 포트폴리오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거시경제의 큰 흐름 속에서 내 자산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책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2025년 10월 현재는 어디에 속할까? S&P500 지수는 6,800pt를 경신했지만, 올 초부터 금 가격은 60% 이상 상승했고 연준은 두 번에 걸쳐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는 책에서 언급된 고전적인 사례나 공식과는 잘 들어맞지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기존의 상관관계(가령 금리 하락 → 금값 하락)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해소되지 않은 인플레이션, 달러 약세, 관세 협상 등이 복잡하게 얽힌 결과, 시장은 과거의 단순한 공식이 통하지 않는 '카오스(Chaos)'에 가까운 국면으로 진입했다. 이런 복잡한 상황은 투자자를 불안하게 만들지만, 바로 이럴 때일수록 정확한 정보와 분석이 필요하다.

세 번째 부분은 경제 사이클의 주요 변수인 금리, 금, 달러, 환율, 그리고 비트코인까지 다룬다. 다만 이 부분과 매크로 도구를 소개하는 후반부는 실전 활용 측면에서 다소 부족하게 느껴졌다. (물론 이 책은 유튜브 채널과 연계되어 영상으로 보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투자는 힘들다. 인플레이션과 고용 불안 속에서 저축만으로는 자산을 지킬 수 없다는 현실이 우리를 재테크라는 어두운 터널로 몰아가고 있다. 하지만 터널에서 가만히 서 있을 수만은 없다.
"세상에는 공짜 점심이 없다. 아는 만큼 번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을 해석할 수 있는 자신만의 관점을 갖추는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시장을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장에서 살아남고 내 자산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공부하고 실행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주식의 코드」는 거시경제라는 투자의 원리를 배우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가장 든든한 '참고서'이자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