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이 참 마음에 든다.
나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나를 먼저 책망하고 ‘내가 그러지 말걸’ 하며 자책을 많이 하는 편이다. 육아를 할 때도 그렇고 심지어 나와 상관없는 일이 벌어졌을 때도 ‘내가 그때 그랬다면 이런 일이 안 일어났을까’ 하는 생각까지 할 때도 있다. 지금까지 이런 내가 싫어도 이런 내면의 소리를 무시하고 버텨가며 살아왔는데 마흔이 넘어가니 이렇게 평생 나 자신을 아껴주지도 못하고, 나 자신에게 솔직하지도 못한 채 살아간다는 것이 나에게 너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찰나에 이 책을 만났다. 나도 나와 더 이상 다투지 않고 나 그대로를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첫 장을 넘겼다.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살기로 결심하다"
“지은이는 간호사로 일하면서 숨 가쁘게 인생을 살아왔다. 바쁘고 고된 삶을 당연한 듯 감수하면서 살았지만, 눈앞의 환자들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쓰러져가는 것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간호사를 관두고, 기업 교육 강사로 새로운 인생을 써 내려갔지만, 거기에 또 매몰되어 서른 넷의 나이에 번아웃으로 쓰러졌고,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 왜 나만 이렇게 삶이 힘든 것일까 절망하며, 하늘에 답을 구했다. 그리고 살기 위해서 과감하게 일을 그만두고 스스로를 돌보기로 마음먹었다.”
최근 1년 사이에 나는 인생에서 두 번째로 큰 고난 속을 헤매고 있는 것 같다.
나의 건강과 가족의 건강, 그 밖의 크고 작은 악재들이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다 하나씩 순차적으로 나에게 다가오고 있다.
나쁜 일들이 하나씩 올 때마다 버티기 위해 긍정마인드를 기계적으로 장착한다.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알아차려서 다행이야’, ‘앞으로 더 좋은 일이 있으려고 그러는 거야’, ‘불운은 이게 끝이야’.
그러면서도 보이지 않는 더 큰 먹구름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과 두려운 마음이 드는 것은 지울 수 없었다.
어쩌면 지은이처럼 지금 나에게도 스스로 돌보기를 해야 하는 시간이 온 것일까?
지은이는 어쩜 나와 이렇게 같을 수가 있을까?
나도 나를 단 한 번도 신뢰한 적이 없는데, 나도 나한테 너무 가혹한데...
“싸움이 오면 싸워라, 사랑이 오면 사랑하라, 이것이 카르마의 길이다. 달아나지 마라. 그대 앞에 놓인 상황들에 그냥 대처하라. 그대의 의무는 싸우는 것이고 그 결과는 그대의 손에 있지 않다. 이것들을 나에게 넘겨라. 해야 할 일은 그냥 하고 그 결과에 대해 생각하지 마라. 그 결과는 그대의 손에 있지 않다. 그냥 행동하라!”
두려울 땐 외면해버리기 일쑤였던 나에게 너무나 깊은 울림을 주는 대목이었다.
“세계적인 위빠사나 명상 센터인 담마 센터의 고엔카 선생님은 붓다의 가르침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우리가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그 첫 번째 단계는 내가 경험하는 고통을 실제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의 고통을 회피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의 실제를 외면하고, 다른 곳에서 원인을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도통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삶이 더 깊게 꼬여버린다. 지금 이 순간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실제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즉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에서 우리는 변화할 수 있다. 그 과정을 통해 나와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가 생기고, 마음의 평정심이 계발된다.”
나는 인정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인정을 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 나 자신을 그렇게 사랑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자신이 없다.
위기를 잘 극복해 왔다고 생각했지만 속으로는 내가 병이 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지은이는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치유하고 사랑하려 적극적으로 행동하였다.
나도 요가의 철학을 좋아한다.
명상을 통해 나도 기적을 느낄 수 있을까.
삶이라는 위대한 선물을 느낄 수 있을까.
나도 행동하려 한다.
나 자신을 탐구하고 사랑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말이다.
소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게 해 준 이 책이 참 고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