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홈베이킹을

시오코나 홈베이킹 수업 - 집에서 맛보는 소문난 베이커리 레시피
전익범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작년부터 부쩍 손으로 만드는데 관심이 가기시작했다. 원래부터 빵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빵순이긴했는데 먹고싶으면 사먹지 빵을 만들어보고싶다는 생각은 못했다. 그냥 사먹으면 되지 뭘 시간들여가며 만들어먹어 그랬는데 내 손으로 만드는데 슬슬 관심이 가던 찰나에 미리 만나게된 홈베이킹 책

아직은 자신이 없지만 언젠가는 내 손으로 만들어볼 케익과 빵을 꿈꾸며 읽어나갔다. 책을 읽기전까지는 몰랐는데 시오코나는 죽전에 있는 베이커리카페의 셰프가 쓴 책이었다. 그냥 만드는 방법만 적혀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꼼꼼하고 베이킹을 하기 전 필요한 준비물, 재료, 팁, 보관법, 포장법까지 설명하고있어서 초보자에게는 더없이 좋았다.

'기본에 충실하게 만들면 그 맛은 어느 곳에서든 통한다'는 신념을 가진 셰프가 알려주는 빵만드는 방법은 그냥 베이킹 레시피라고 부르기에는 더 깊이있는 것들이 담겨있는 것만 같다.

처음보는 다양한 빵들 뿐 아니라 케익, 쿠키까지 베이커리 레시피는 보기만해도 입에 침이고였다. 완성사진과 만드는 과정까지 하나하나 사진과 글로 설명하고있어서 재료만 있으면 수월하게 만들어볼 수있을듯 싶다.

다른 책에비해 특별히 좋았던 것은 뒷부분에 부록처럼 있는  special class였다. 총4장으로 구성된 이 코너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빵&과자&케익의 기원과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남은 빵 보관법 , 실제 강의를 하다가 학생들에게 많은 질문을 받았던 Q&A, 선물을 위한 케이크 과자 포장법 등 실용적인 부분까지 신경쓰고있었다. 개인적으로 베이킹을 배우고 싶다는 이유 중 하나가 정성은 담은 선물로 좋을 것 같아서 배워보고싶었던 나에게는 꽤 도움이 많이 되는 부분이었다. 그때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근사한 케익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던 달콤한 시간이었다.

이방인

이방인 - 개정판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14년 3월

고전을 읽는 다는 것, 아직까지 나에게는 약간의 부담감을 동반하는 일처럼 느껴진다. 현대문학에 비해서 문체가 어려운 것도있지만 다 읽고나서 도대체 뭘 이야기하고싶은걸까. 하게되는 책들이 종종있다. 작가의 깊은 심중을 너무나 얉은 나는 알기가 힘들다. 그래서 그동안은 알게모르게 많이 피하기도 했었다. 아마 2014년에 세웠던 계획 중 하나가 고전문학 읽기가 아니었다면 이 책도 만나지 못했을 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굳은 의지(?)를 가지고 읽게 된 <이방인>은 우리가 읽은 이방인은 카뮈의 '이방인'이 아니다 라는

다소 도발적인 카피를 걸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두께의 절반정도는 역자노트로 구성되어있다. 이전의 작품을 번역한 역자와 자신의 번역을 비교해서 설명해놓은 부분인데 옳고 그름을 떠나 비난이 아닌 다른의견을 낸다는 것과 자신의 생각을 나름 논리적으로 설명하려고 한 부분에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였다.

첫 문장부터 강렬한 소설은 양로원에 있는 엄마의 사망으로부터 시작된다. 전체적인 소설은 1인칭으로 시작되어있기때문에 대부분의 독자라면 이 책의 주인공인 뫼르소가 조금 이상하다는 걸 금방 알게된다.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도 그는 딱히 슬프거나 충격받는 기색이 아니다. 회사에 어머니의 부고를 알리고 양로원으로가서 장례식을 치른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얼굴을 보고 울거나 추억을 되새기는 일 또한 그에게는 없다. 단지 잠을 자고싶고 양로원의 수위가 타준 카페오레가 맛있다.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고 난 후의 행동도 이상하다. 다를때와 마찬가지로 여자를 만나고 술을 마시고 어머니를 잃고 상심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않는다. 모든 일에 무심해보이기만한 그가 살인을 저지른다. 하지만 그 이유는 참 아이러니하다. 자신의 일에는 무심했으면서 정작 남의 일에 관여하다가 자신과의 직접적인 연관도 없는 사람을 살해하고 만다.

중반부를 읽으면서 소시오패스의 이야기인가? 도대체 이 사람의 정체가 뭐지 했었는데 그가 살인선고를 받은 후 느끼는 감정들을 보면서 작가가 이야기하고싶었던 게 어쩌면 주인공이 자신의 삶에 대한 회의와 죽음을 선고 받은 후에 강렬하게 느끼는 실존에 대해 이야기하고싶었던 것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짐작만 해보았다. 분량도 그렇고 문장들만 봐서는 어렵지않게 읽히는 책인데도 다 읽고나면 난감할 정도로 정확하게 주는 메시지는 없다. 그저 책의 후반부의 그의 감정과 사람들이 그에게 강요하고 비난하는 내용들로 추론할 수 있는 정도. 이번 한번으로 읽었다고 말하고 다닐 책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몇번 더 읽다보면 더 많은 것을 알게될 것만 같다.

180일, 지금만큼은 사랑이 전부인 것처럼

180일, 지금만큼은 사랑이 전부인 것처럼 - 테오, 180일 간의 사랑의 기록
테오 지음 / 예담 / 2014년 4월

책 초반부를 읽을 때까지만 해도 소설인줄 알았다. 그런데 중반쯤 읽고나서보니 작가의 자전적인 에세이라는 걸 알게되었다. 사랑 이별 그리고 잠시의 유예동안의 사랑. 이 책에서 180일은 그런의미다. 이별한 후 그녀가 저자에게 주는 유예기간. 어떻게보면 현실성 떨어지는 이야기같기도한데 읽다보니 드라마단편극을 보는 느낌이었다. 유명한 에세이스트라고 들었는데 사실, 나에게는 처음이었던 책이다보니 그 전의 작품과 비교해서 어떤말을 하긴 어렵다. 읽고난 결과도 정의하기 쉽지않다. 그저 풍부한 감성을 가진 분이라는 것 밖에는......

 

문장 하나하나가 물이 뚝뚝 떨어질 것 처럼 촉촉해서 새벽에만 읽어야 할 것 같았는데 아무때나 읽어서 그랬나, 아님 요즘 감성이 바싹 메말라서였을까. 온전히 공감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냥 제3자의 눈으로 읽어내려갔던 책이었다. 공감의 문제일 수도 있고 그런 드라마틱한 사랑을 못해봐서 일지도, 이 책을 읽기에는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현실주의자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ㅎㅎ

 

어렸을 때는, 사랑의 끝은 결혼이라고 당연스럽게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 지금, 누군가의 사랑을 타인이 판단하는 것은 무례한 짓이지만 조심스럽게 꺼내보면, 어쩌면 그들의 사랑이 아름답게 추억될 수 있는 건 딱 좋았던 순간들까지만 봉인해버렸기때문일수도 있지않을까 생각해본다. 

 

남의 사랑이야기를 읽고 평을 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지만, 읽고난 소감을 감히 이야기해보면 평범한 사람들 보다 조금 더 감성적인 사람들의 사랑이야기라고 느껴진다. 현실적인 이유들도 헤어진걸 보면 아주 동떨어진 것 같진 않지만 또 둘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낭만적인 사랑을 했었던 것 같기도했다. 어쨌거나, 그녀와 만나 사랑하고, 다시 180일을 덤으로 얻은 것에대해 선물이라고 칭하는 저자. 현실적인 이유들로 원치않는 이별을 했지만, 과거의 사랑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것 보다는 기분좋은 추억쯤으로 기억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짧은 인생에서 누군가를 미워하면서 보내는 시간보다는 사랑하면서 보내는 게 훨씬 나으니까. 이별의 괴로움 대신 아름다운 추억하나 더 가지고 있는거라고 생각하기를, 그러다보면 훗날 돌아보는 인생은 더 풍부할지도 모르겠다.

봄날을 지나는 너에게

봄날을 지나는 너에게 - 인생에 대한 짧은 문답
김원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14년 5월

한때, 즉문즉설 강연같은게 유행처럼 번지던 때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티비에서도 종종 봤었고 강연한다는 전단지도 몇번 본적이 있었다. 근데, 솔직하게 말하면 나한테 와닿았던 답은 아니었다. 아직 삶의 깊이가 깊지않아서일까. 아무런 종교를 가지고 있지않고, 타종교보다 불교는 평소에 더 관대한 편인데도 간절하게 질문한 사람들의 질문에대해 몇초의 고민도 없이 대답을 해주는 방식이 의아하고 뜬구름 잡는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굳이 찾아보거나 관심있게 보진않았었다.

그리고 만나게 되었던 <봄날을 지나는 너에게> 청춘들이 질문하고 청춘 월간지 페이퍼의 발행인 저자가 대답하는 형식의 책. 어쩌면 뻔하고 뻔한 대답들과 청춘을 미화하는 이야기로 채워져 싸구려 위로라는 혹평을 받을 수도 있는 분야의 책이라 읽고나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다른 어떤 것 보다 책제목이 참 와닿았다. 누군가에게는 책의 디자인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책의 스토리가 책을 고르는데 중요하다는데 나는 확실히 제목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작은 기대들로 받아보았던 책은 기대이상이었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지나치게 감성적인 대답이 아닌 진심어린 충고와 가끔씩 던져주는 위트있는 대답들은 보는내내 성격좋은 멘토와함께 식사하며 듣는 조언같이 느껴졌다. 게다가 책 사이사이를 장식하고 있는 예쁜 사진들과 저자의 손글씨는 뭐라 설명할 수 없지만 그것만으로 좋았다.

아직도 꿈을 찾지 못했다는 질문에 그래도 희망을 잃지말고 꿈을 찾으세요. 청춘은 원래 그런거랍니다. 라고 대답하는 대신, 저자는 말한다.

일단 , 오늘의 목표를 정하세요 당분간은 무슨 영화를 보겠다, 무슨 전시회를 보겠다, 누구를 만나겠다, 이런 목표를 세우는 거지요. (...) 하루하루의 목표로 세운 일들이 마음먹은 대로 착착 잘 이루어지게 되면 그때는 '이주의 목표'를 세워보세요. (...) 아무튼 제가 말쓴드린 방법대로 딱 1년만 살아보세요. 그러면 1년 뒤에는 황홀하고 눈부신 '나의 꿈'을 갖게 될 거예요.

뜬 구름잡는 대답대신 현실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안주하지만은 말라는 메시지가 마음에 들었다.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듣는다고해서 상황에 맞는 답이 딱 떨어지는게 아님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그래도 나를 포함한 청춘들이 자신보다 더 많이 살았던 그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어줍짢은 위로, 현실성 없는 희망같은 것 보다 진심어린 충고가 아니였을까싶다.

스타일리시

스타일리시
바비 토머스 지음, 이상미 옮김 / 인사이트앤뷰 / 2014년 3월

스타일이라는게 그냥 옷의 유행을 따라, 밖에나가서 부끄럽지않을 만큼만이면 됐다고 생각했었는데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고 다른 사람들의 눈에 단정해보이거나 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도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물론, 디자인계통을 전공하거나 특별하게 튀게 입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정통하지는 못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스타일라는게 느낌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고 충분히 개념적으로 정리해 볼 수 있음을, 또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중요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나를 보여주는 것. 특히, 낯선이들에게 내가 보여지는 것은 일단은 외면적인 부분이다. 예쁘고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을 긍정적인 느낌이 들게 보여주는 것이 스타일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저자인 유명 스타일 에디터는 그런 개념들을 설명하기 쉽게 정리해주고 있어 유용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다.

계절마다 옷은 늘 사는 것 같은데 또 다시 같은 계절이 돌아오면 옷장안에 입을 옷이 없다. 솔직히, 옷장은 꽉 차있는데 밖에 입고나갈 옷이 없는 것이다. ㅠ 이럴 때, 중요한 것은 새로구입한 옷과 예전에 구입했던 옷의 매치인데 쉽지가 않은게 사실이다. 그래서 아침마다 몇번이고 거울앞에서 옷이 어울리는지 아닌지를 확인해보고 고민하다 지각할 뻔 하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럴 때, 필요한게 색감이다. 또 계절마다 어울리는 색의 색상이 이렇게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예전에는 어울리지않다고 생각했는데 조화가 생각보다 잘되는 색들도 알게되서 더 다양하게 옷을 입어볼 수 있을 것 같다.

그 밖에도 이 책에서는 아래위로 어울리는 디자인의 옷을 맞춰입는 방법, 나에게 어울리는 색상찾기 등 주관적인 판단이 아닌 좀 더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는 조언들이 많아 전문가에게 직접 조언을 드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