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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보에 신이 포함된 집안의 인물은 눈에 띄기 마련이다. 인물이 훤하고 어쩐지 더 멀끔하다. 아킬레우스도 여신인 어머니가 물려주었을 유전적 천운을 타고났다. 보통 사람들보다 두 배는 큰 몸집이, 쭉 늘어선 잡목림 사이의 삼나무처럼 우뚝하다. 그는 어디에서든 손에 잡히는 무엇으로나 거침없이 적을 해치운다. 검으로든 창으로든 맨손으로든.

하지만 그는 행복한 적이 없다. 오죽하면 이름마저 슬픔이라는 뜻일까(아킬레우스라는 이름은 아코스(슬픔)와 라오스(군중)가 합쳐진 것이다). 어머니에게 물려받지 못한 한 가지, 말하자면 중대한 누락 사항 때문이다. 그는 불멸을 얻지 못했다. 아킬레우스가 단명할 운명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본인도 알고 있다. 허구한 날 모든 사람이 그 점을 계속 상기시켜주는 터라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다. 그러니 언제나 어딘가 까칠하고 걸핏하면 불뚝거리고 침울해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살생은 그의 전매특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인가? 마음만 먹으면 전 군대를 도륙할 수 있다만, 그런다 한들 그의 생명은 단 하루도 늘어나지 않는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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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에너지의 대사슬을 올라가는 과정은 1950년대 나를 이래로 진화인류학자들의 전통을 따라 내가 사회발전‘이라고 부르는 것 기본적으로,
일을 처리하고자 물리적, 지적 환경을 제어하는 집단의 능력의 토대다. 더 딱딱하게 표현하면 사회발전이란 사람들이 의식주를 해결하고 재생산하며 주변의 세계를 설명하고, 공동체 내부의 분쟁을 해소하고 다른공동체를 희생시켜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하며, 다른 집단의 세력 확장 시도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하는 데 이용하는 모든 생존 수단, 기술적, 조직적, 문화적 성과들이다. 말하자면 사회발전은 일을 처리해내는 한 사회의능력을 가늠하며, 원칙적으로 시공을 초월하여 비교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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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 서양의 가치를 구성하는지를 상정하고 그러한 가치의 원류를 찾고자 시간을 거슬러올라가는 대신에 처음으로 돌아가서 시작하려고 한다. 처음부터, 세계 여러 지역에서 서로 뚜렷이 구별되는 생활방식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지점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역사를 살펴볼 것이다. 그다음 이렇게 확연히 구별되는 지역들 가운데 최서단 지역을 ‘서양‘, 최동단 지역을 ‘동양‘이라고 지칭할 것이며 서양과 동양을 있는 그대로, 가치 평가의 대상이 아니라 지리학적 명칭으로 취급할 것이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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