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빨간 머리 앤 / 샤론 제닝스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간 머리 앤은 한창 자라나는 소녀들에게 한줄기의 빛이 아니였나 싶어요.
고아이고 빼빼하게 마른 몸에 얼굴엔 온통 주근깨 투성이고 게다가 빨간 머리이기까지 했던 나의 앤......
앤은 작문을 좋아했고 글쓰기 소질을 가졌던 소녀였지요. 앤처럼 한창 감수성이 넘치던 시절, 문학소녀로 작가를 꿈꾸고 동경했던 그 시절을 샤론 제닝스의 <나의 빨간 머리 앤>을 읽으면서 다시 추억해보았답니다.
샤론 제닝스의 <나의 빨간 머리 앤>은 캐나다 연방 총독상 아동 문학 부분 선정작이라고 해요.
이 책에는 빨간 머리 앤을 좋아하는 앤과 사뭇 닮은 리나 메츠라는 소녀가 등장해요. 앤이 그러했던 것처럼 작가를 꿈꾸는 리나 메츠는 일상과 사물을 참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꿈을 꿔요. 하지만 그런 리나 메츠를 주변 사람들은 이상하게 바라보고 심지어 엄마조차 작가가 꿈인 리나의 꿈을 이해해주지 못한답니다. 리나는 캐시를 영혼이 같은 친구가 되리라고 기대했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고 심지어 멀어지게 되었어요. 자신만의 비밀 장소인 성소에서 별을 바라보기를 좋아했던 리나 메츠는 늘 고아를 동경하는 소녀였답니다.
이 책을 지은 샤론 제닝스는 편집자이자 문학상 수상 경력이 있는 작가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을 쓰고 있다고 하네요.
어린 소녀였을 때 이 책의 주인공인 리처럼 연극 대본 쓰는 것을 좋아했다고 하는데 자전적 소설은 아닌가 봐요.
빨간 머리 앤을 기억하고 동경하는 아이들에겐 더 몰입할 수 있는 아동 동화인 <나의 빨간 머리 앤>이예요.
작문반 가우디 선생님이 리에게 글을 써보라고 하고 리는 어느 해 특별했던 여름 이야기를 자신의 시선으로 들려주고 있답니다.
그 여름은 영혼이 같은 친구인 카산드라를 만나서 멋지기도 했지만 소중한 아빠를 잃어버려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이기도 했어요.
카산드라 조바노비치라는 이름을 가진 진짜 고아가 옆집으로 이사를 왔고 고아를 동경했던 리에겐 그건 너무나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하지만, 카산드라를 알게 되면서 고아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 만큼 낭만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아가게 된답니다.
카산드라와의 만남 그리고, 아빠와의 이별이 리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되지요. 작가를 꿈꾸는 리를 이해하지 못했던 엄마는 마침내 "너는 네 별을 쫓아가렴."이라고 말하면서 그토록 반대하던 작문반에 들어가길 허락했으니 말이지요.
* 나는 '성소'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가우디 선생님께서 작가는 단어를 좋아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나는 이 단어를 좋아한다.
* 앤 셜리는 또 단짝 친구를 '가슴의 벗'이라고 했는데, 이 표현은 쓰고 싶지 않다.
* 단짝이 되는 데 꼭 긴 시간이 필요한 것 같지는 않아. 어떤 때는 바로 느낌이 오기도 하더라.
* 나는 너를 좋아하고 싶었어. 네 얘기를 듣자마자 너를 좋아하고 싶었다고. 나는 고아들에 관한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해.
* 나는 이제 뒷마당 성소가 필요없어. 성소는 사방에 있거든. 만약 우리가 이 모든 것의 일부라면, 우리는 어디에 있든지 '얼음!'이라고 외칠 수 있어. - 본문 중에서 -
<나의 빨간 머리 앤>에 등장하는 리는 빨간 머리 앤과 많은 부분이 닮은 소녀예요. 앤처럼 작문하기를 좋아하고 앤이 길버트를 좋아한 것처럼 리나도 데이비드를 좋아하죠. 여느 소녀들과는 다른 꿈을 꾸는 리는 어느 특별한 여름을 겪고나서 더 성장하게 된답니다.
작가가 꿈인 리를 이해못하는 엄마가 마침내 작문반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게 되면서 이 이야기는 끝을 맺어요.
감수성이 풍부하고 조금은 몽상가인 리~ 하지만, 초록 지붕 집에 입양된 고아 소녀 앤 셜리가 풍부한 감수성과 열정적인 성격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지만 이를 극복하고 어엿한 숙녀로 자란 것처럼 앤과 리의 이야기는 나와 우리 아이들 이야기 이기도 해요.
성장동화이지만 엄마인 저도 눈길을 떼지 못하고 가슴 두근거리면서 재미있게 술술 읽어내려간 <나의 빨간 머리 앤>이예요.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꿈이었던 사춘기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더라구요. 우리도 모두 그 시절을 겪어왔는데 그 터널을 지나는 아이들을 좀 더 이해심 있는 마음과 눈길로 바라봐줘야 겠다는 생각도 해봤답니다. 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우리 가슴에도 나의 빨간 머리 앤이 함께 하고 있으니 말이지요.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