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질문할 것인가 - 나만의 질문을 찾는 책 읽기의 혁명
김대식 지음 / 민음사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성현들의 대단한 점은 바로 책을 읽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겠지만 많은 책을 읽지 않고도 오로지 사유만으로 수없이 많은 세상의 모든 의문에 자문자답을 했다. 이건 어떤 책에 나온 내용은 아니고 그저 내 생각이다. 우리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지는 공자, 소크라테스를 비롯한 수많은 성현들이 책을 많이 있던 시대는 아니라 그럴 것이라 추측한다. 그럼에도 인류 역사에 있어 아직까지도 사라지지 않고 인류에게 화두가 되는 많은 사고를 전달하고 남겼다.


한편으로는 그 덕분에 인류가 폭발적으로 지식이 성장하지 못했다. 구전으로 전달되는 지식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최초로 언급한 사람의 정확한 단어와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 이를 보완하고 더 확장시킨 것은 책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내가 이렇게 책을 읽어 사고의 확장을 이루고 - 이런 표현을 스스로 한다는 것이 너무 부끄럽지만 -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줬다. 흔히 말하는 거인의 어깨위에 올라 설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다. 


성현의 발 끝도 미치지 못하는 나에게 가장 좋은 사유꺼리를 던져주는 것은 역시나 책이다. 책을 읽으면 계속 해서 자연스럽게 질문이 떠오른다. 어쩌면 책을 읽는 가장 좋은 점 중에 하나가 아닐까. 평생을 살아도 아무런 질문없이 살 수 있다. 질문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여기서 말하는 질문은 어떻게 보면 인생을 살아가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는 것일 수 있다. 하등 상관도 없고 생뚱맞는 바로 그 질문이 지나고 보면 인생을 더 풍요롭게 하고 막혔던 인생을 뚫어준다.


이를 위해 반드시 꼭 철학책을 읽거나 어려운 책을 읽어야 할 필요는 없다. 그저 책이면 된다. 어차피 자신에게 맞는 수준의 책을 읽을 때 더 많은 질문이 머릿속에 떠오르고 발전한다. 순차적으로 조금씩 나도 모르게 좀 더 어렵고 수준높은 책으로 이동할 수 있다. 여기서 수준높은 이라는 어감이 별로 좋지는 않다만.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는 저자인 김대식이 자신이 읽었던 책 중에 제목에 부합되는 책을 소개한다.


저자는 상당히 유식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저자의 책을 읽었을 때 느꼈던 감정이다. 이번 책에도 그런 점은 동일하다. 여기서 소개되는 책들은 대체로 쉽지 않다. 말랑말랑한 책은 거의 소개되지 않는다. 더구나 자신감 넘치게 과감하게 주장도 한다. 나는 가치판단을 하지 못하지만 <로마인 이야기>를 쓴 시오노 나나미를 사이비라고 한다. 그가 진짜 그런지여부는 논외로 하고 이렇게 자신있게 주장한다는 것 자체가 저자의 자신감을 알려준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볼 때는 좀 과한 내용도 많다. 책을 소개하는 책이다. 이미 유명한 책들이 많다. 가장 널리 알려진 책은 박웅현이 쓴 책이다. 책을 읽고 자신이 느낀 점을 다소 길고도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은 없지 않아 있지만 가장 큰 미덕은 소개한 책을 읽고 싶게 만든다는 점이다. 반면에 이 책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는 그런 면에서 다소 박하다. 저자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고 알려주는 것은 고맙지만 이 책에 소개된 책을 굳이 읽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심지어 상당히 많은 책이 국내에 번역도 되지 않았다. 나처럼 영어 못하는 사람은 어쩌란 말인가. 꼭 자랑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이 정도 책을 원서로 읽을 정도인데 너도 한 번 읽어보라고 권유하지만 도저히 시도도 해 볼 수 없다. 번역된 책으로도 감히 도전하기 힘든 책을 원서로 소개하다니 말이다. 책을 소개하고 권유하는 책이라면 최소한 이 책을 읽은 독자가 해당 책을 읽고 싶게 만들고 읽을 수 있는 책을 선정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한다.


독서라는 관점이 아닌 출판된 책으로 보자면 참 만든 책이다. 구성도 좋고 편집도 깔끔하다. 각 챕터에 있는 내용 중 일부를 잘 끄집어 내 그림과 함께 잘 엮었다. 그런 부분은 전적으로 편집자의 노력으로 보였다. 편집자의 출판사 해당 팀이 책 구성을 잘 해 그리 쉬운 책은 아닌데 읽게 쉽게 구성했다. 총 330페이지 정도 되는데 실제 내용은 아마도 200페이지 정도 되지 않을까 한다. 그만큼 책의 가독성을 높혀 술술 읽게 편집했다.


책에 소개된 책 중에 읽고 싶다고 생각된 책도 있었고 평소에 눈여겨 본 책이 있었는데  소개되어 반가운 책도 있었다. 그만큼 꽤 많은 책이 소개된다. 어떤 책이나 저자 또는 작가의 이야기를 잠시 풀어내고 그와 관련된 책을 잔뜩 소개하는 식이다. 한마디로 화두를 던져놓고 궁금하면 이런 책이 있으니 읽어보세요. 그런데 관련된 책이 많으니까 뭘 딱 하나 소개하기보다는 이번 내용과 연관된 책 다 읽으세요. 이런 식으로 책을 소개하고 있어 저자가 의도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분명히 소개한 책을 읽으라고 프롤로그에 밝혔는데 내가 볼 때는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한 마디로 그 책을 읽지 않고 그저 이 책 한 권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게 된다. 어차피 구할 수도 없는 책이 많이 나오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저자의 의도가 나에겐 실패했다.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몰라도. 소개된 책을 제외하고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질문을 하고 저자가 던지 질문을 답할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족한 책이다. 이게 칭찬인지 비판인지 여부는 나도 모르겠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원서를 난 못 읽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책을 읽으며 질문을 던지며.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551560191

이상한 나라의 뇌과학 - 인간 속으로


http://blog.naver.com/ljb1202/220947018013

야밤산책 - 동지


http://blog.naver.com/ljb1202/169179381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 추억을 되 살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