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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배반 -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안 보이는 것이다
존 캐서디 지음, 이경남 옮김 / 민음사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신자유주의는 이론일 뿐 현실은 아니다

 

지금까지 신간평가단 9, 10기를 지나오면서 경제경영 관련 서적들을 몇 권 읽어오면서 나를 이렇게 끌어당긴 책은 없었다. 그것도 책 앞의 서문만으로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 보기 드문 책이었다. 색다른 논리가 전개되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저자 자신의 논리가 깔끔하게 정제되어 읽기 편하고 그 깊이가 느껴졌다. 상당한 분량의 책인데도 계속 읽고 싶게 만들 정도로 재미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경제 이론서의 정석으로 추천해 주고 싶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이 글은 지금까지 오랫동안 경제 영역의 논란이 되었던 시장자유주의와 국가주의의 이론적인 대결을 추적하고 있는 책이었다. 나는 시장자유주의보다는 어느 정도 국가의 관리나 제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 책의 1부 '유토피아 경제학' 부분을 읽으면서 얼마나 많은 경제학자들이 왜 애덤 스미스의 이론에 사로잡혀 하나의 경전처럼 인식하고 받아들이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어느 누가 어떻게 하지도 않았는데도 '시장'이라는 거대한 메커니즘이 '가격'으로 인한 수요와 공급을 자연스럽게 결정할 수 있다니,,, 이 이론이 처음 등장했을 당시에는 얼마나 획기적이었을까 상상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이 책의 2부인 '현실 경제학'으로 들어서면 이론은 이론일 뿐 현실이 될 수 없다는 한계가 뼈저리게 느껴졌다. 그동안 경제가 요동을 칠 때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고 사는지 그것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사람은 얼마 없을 것이다. 그만큼 세계는 하나의 경제적인 그물 체제로 연결 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을 더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들을 제시해 주고 있는 것이 바로 3부 '이론과 현실의 충돌' 부분이다.

 

얼마 지나지 않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인한 부동산 폭락과 경제 위기, 그리고 유럽과 아시아로 번지기 시작한 세계적인 금융 위기가 아직도 그 여파가 끝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사람들은 국가주의를 부르짖다가도 다시 경기가 좋아지면 시장의 자유를 외친다. 그 극단의 사이를 왔다갔다 왕복하면서 중립을 지키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지 못한 경제 정책 실패를 우리는 언제나 바라만 보다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당하고 있다. 왜 한 쪽의 이론만이 아니라 두 이론을 조화롭게 취하지 못하는 걸까? 앞으로도 우리의 경제는 이렇게 극단과 극단으로만 치달을 것인가?

 

어쨌든 '시장의 자유'는 완벽한 이상 세계를 설정해 놓은 완전한 논리일 뿐이다. 그것에는 반드시 '인간은 경제적으로 감정에 지배되지 않는 이성적인 동물이다'는 사실이 전제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행동경제학 이론들이 실험을 한 결과 인간은 '절대로' 이성적이지 않다. 감정적이고 순간적이며 무의식적으로 행동 할 때가 더 많은 게 우리의 현실인 것이다. 마르크스주의가 그 이상적인 논리를 가지고서도 결국 공산주의 국가가 무너지게 된 것은 이론 자체의 결함보다는 그것을 대변하고 적용한 인간의 어리석음과 욕심이 있는 결함때문일 것이다.

 

자유주의 시장이 아무리 완벽하게 정리된 이론일지라도 그것을 온전하게 현실에 적용될 거라는 것은 가진 자들의 이익을 대변한 논리일 뿐이다. 국가는 상식 밖의 경제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제재할 필요가 있다. 그런 행동은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보다는 경제 활동과 사회 전체에 커다란 영향을 끼쳐 많은 사람들을 위험에 빠트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그 이론들이 우리의 세상을 모든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보편적인 조화의 세계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님을 항상 염두에 두면서 그것의 허점을 바로 인식할 수 있는 비판적인 시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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