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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없다 - 당신이 속고 있는 가격의 비밀
윌리엄 파운드스톤 지음, 최정규.하승아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가격의 허상 파헤치기 

이 책은 '가격'과 관련된 '행동주의적 의사결정 이론'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정확하게 단원이 나눠져 있는 것은 아니다. 대체적으로 1부는 가격에 반응하는 행동주의 심리학 실험을 다루고 있고, 2부는 이러한 인간의 사고방식의 허점을 마케팅 부분에서 어떻게 활용하여 적용하고 있는지 그 실체를 파헤치고 있다. 

초기의 경제학자들은 인간이 합리적인 사고를 할 것이라고 당연하게 전제했다. 하지만 그 이후 많은 연구자들에 의한 실험을 통해 인간은 비합리적이고 무의미한 '앵커'의 영향을 받는 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 '앵커'는 '초기값'으로 주어지는 것이다. 앵커는 꼭 숫자일 필요도 없고 연관이 없는 것이라고 실험 전에 공지를 해도 소용이 없을 정도로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그것에 영향을 받았다.  

얼마 전에 텔레비전에서 이러한 앵커와 관련된 실험이 나온 적이 있다. 실험 대상은 도치된 문장을 바르게 읽고 난 다음에 밖에서 생수를 떠오거나 책 페이지를 넘겼다. 그 두 문장은 하나는 '씩씩하게, 젊은' 등이, 다른 하나는 '힘없이, 늙은' 등이 들어간 문장이었다. 그 이후의 행동은 자신이 읽은 문장에 따라서 달라졌다. '씩씩하게' 걷거나 책 페이지를 넘겼고, '힘없이 느리게' 걷거나 책 페이지를 넘겼다. 그래서 생수를 떠 오는 시간과 책 페이지를 넘기는 시간에 차이가 생길 정도였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주위에서도 더 많이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많은 실험들이 나오고 있는데, 책을 읽으면서 나도 함께 해보면 실험 대상의 반응을 보일 때도 있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다. 나는 책 속에서 나온 내용이라 미리 경계심을 갖고 읽는 것이라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입장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일상생활에서라면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며 실험 대상과 같은 반응을 더 많이 보였을 것 같다. 이러한 실험들이 흥미로우면서도 인간의 사고가 그만큼 무의식에 지배를 당하고 그때 그때 다른 반응을 보일 정도로 주변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은 조금 씁쓸한 얘기였다. 인간의 어리석음을 어떻게 할 수 없어서. 

여기서 이상한 것은 우리가 이러한 '가격의 허상'에 속고 있는 것을 뻔 하게 알고 있으면서도 왜 이러한 속임수에 쉽게 넘어가느냐 이다. 비싼 제품에 대한 광고 문구, 끝자리가 '99'인 가격의 마력, 세트 제품, 함께 끼워 팔기, 미모 마케팅 등 우리는 이러한 마케팅 방법을 예전보다는 잘 알고 있고 그것이 무엇이 문제인지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소비자의 의식은 향상되었다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마케팅 방법은 지금도 효과적으로 유효해 보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이러한 상술에 불과한 많은 예시들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공허한 앵커에 속박되지 말자고 가격의 허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정작 왜 인간이 이러한 가격의 허상에 속고 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단지 인간은 원래 이렇다는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그 무의식의 영향이 얼마나 강렬했으면 '경고 문구'가 있는데도 우리는 그 앵커의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 아마도 스스로 더 각성하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으리란 결론은 우리를 힘이 빠지게 만든다. 

우리는 스스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 현명한 소비자는 미리 필요한 것을 메모하고 자기에게 필요한 것의 정보를 미리 찾아보고 스스로 비교해 봐야 한다. 인터넷의 발달은 이러한 똑똑한 소비자가 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상술에 넘어가지 않도록 항상 경계하고 제 3자인 친구와 함께 행동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은이는 말하고 있다.

우리가 인식하는 '가격'은 '상대적'이다. 절대적인 가치에 따른 가격을 우리는 알 수 없다. 단지 '비교'를 통한 가격 차이만 인식하고 판단을 내릴 뿐이다. 가격에 함몰되지 않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의 가치를 인식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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