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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파산하는 날 - 서구의 몰락과 신흥국의 반격
담비사 모요 지음, 김종수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
먼저 지은이의 이력이 눈에 들어왔다. 담비사 모요는 '세계 최빈국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태어난 순수 아프리카인이다. 잠비아에서 극도의 가난과 절망을 체험하며 자랐다. 학생 5명당 책상이 2개 밖에 없던 교실에서 공부하면서도, 미국과 영국의 가장 인기 있는 TV 프로그램을 모두 시청하며 꿈을 키웠'(지은이 소개 글)단다.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나 세계적인 경제학자가 되어 책을 써 냈다니 놀라웠다. 책 내용이 어떨까 무척 궁금해졌다.
이 책은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가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있었다. 그것은 손쉬운 '대출'에 있었다. 미국이 '한 가정에 한 집을 갖기' 정책을 펼치면서 보증금을 주며 싼 이자에 집을 살 수 있게 되면서 미국의 경제가 허약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대출을 해서 산 집은 진정한 자기의 소유가 아닌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것을 인식하지 못했다. 신용카드가 만들어지면서 사람들은 더욱 손쉽게 소비를 할 수 있었다. 그것은 결과적으로 과소비를 부추겼다. 즉, 자신이 버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쓰면서도 생활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러한 빚이 모여 결국 미국의 경제를 부실하게 만들었다. 작게 보면 개인의 빚일 뿐이지만 크게 보면 미국이라는 한 나라의 부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채가 어느 순간 갚지 못할 경우가 생기고 그것이 연쇄적인 파산을 일으켜 많은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2008년 금융위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여파가 사라지지 않고 주가를 폭락시키고 있어서 문제가 심각하다.
담비사 모요는 이러한 미국 경제가 부실하게 된 원인을 '자본, 노동력, 총요소생산성(자원, 환경 등)'의 세 가지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저축이 아니라 대출을 통한 소비가 늘어났고 또한 사회기반시설이 아닌 비생산적인 부문으로 자본이 흘러들어갔기 때문에 미국의 자본이 빈약해지고 말았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었다. 미국의 노동력 또한 인재들이 공학이나 과학 분야가 아니라 펀드 매니저 같은 금융 쪽으로 많이 빠지고 있다면서 사회의 기술 발전이 더뎌지고 학력 수준이 평준화 되어 신흥국들의 공세에 밀릴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미국이 가진 천연자원이 신흥국들과 아프리카에 밀려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전망을 했다.
그리고 경제 권력이 서구에서 동양으로,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여러 사례를 들고 있었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이후에 중국과 미국의 힘겨루기에서 미국이 중국에 밀리는 모습을 많이 보여준 걸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이 세계 경제의 패권을 잡을 날이 멀지 않은 걸 알 수 있다. 중국이 미국의 부채를 얼마나 감당해 주고 있는지 그리고 경제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서 어떤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지 다양한 예시가 제시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담비사 모요는 미국이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 4가지의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더 나은 가능성을 선택하도록 했다. 중국에 밀릴 것이 사실이겠지만 미국이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동양의 국가들처럼 강력한 보호주의 정책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결국 이러한 세계사적인 경제 흐름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국 경제가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하는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책 맨 뒤에 역자 후기에서 옮긴이는 사회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아시아-중동(지중해)-유럽-미국-아시아'로의 인류 문명의 이동 학설(?)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나 또한 초등학교 때 어떤 선생님께서 똑같은 내용을 말씀해 주신 적이 있다. 그 당시의 받은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게 머릿속에 남아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경제 패권의 이동'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무작정 휩쓸리지 않고 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국가에 의한 강력한 규제가 가능한 보호주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디 국가의 부채 감소를 위한 세수 확보를 위한 희생이 필요할 때이다.
경제경영 부문 신간평가단으로 활동하면서 몇 권의 경제 관련 책을 읽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자유주의 경제 정책이 아닌 국가에 의한 보호주의 경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경제학자인 장하준도 일련의 책을 통해 이런 생각을 관철시키고 있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도 미국이 파산하지 않기 위해서는 강력한 보호주의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사적인 흐름 속에서 우리는 아직도 공기업을 사회에 내다 팔거나 각종 규제를 철폐하면서 철저하게 자유 시장 경제 체제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최근 금융위기로 주가가 크게 폭락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가 주변 경제에 좌우될 정도로 튼튼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자국의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일까? '브릭스'로 불리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과 같은 신흥국들의 행보를 눈여겨 봐야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