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
-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 결정적 1%, 사소하지만 치명적 허점을 공략하라
리처드 H. 탈러 지음, 박세연 옮김 / 리더스북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리차드 탈러는 행동경제학의 선구자이며, 넛지 책으로 유명한 경제학자이다.
넛지는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인데, 리차드 탈러는 넛지를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라는 의미로 이 단어를 사용했다.
남자 화장실의 소변기에 붙은 파리 스티커가 넛지이고, 사람들이 계단을 걷도록 유도하기 위해 만든 소리나는 피아노 계단이 넛지이다.
넛지로 행동경제학의 돌풍을 일으킨 리차드 탈러 교수가 새로 발간한 책이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이다.
책 제목에서 벌써 행동경제학의 느낌이 물씬 난다.
인간의 행동을 경제학적으로 해석하여 사람들의 비합리적인 선택과 행동을 꼬집은 내용들이 듬뿍 담겨져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되었다.
이 책은 569페이지에 달하는 매우 두꺼운 책이다.
아무리 흥미로운 행동경제학을 다루고 있지만, 행동경제학도 경제학은 경제학이다.
경제학 책 569페이지를 읽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경제학을 이해하고 숙지하기는 쉽지 않은 작업이기에 여유있는 마음으로 천천히 읽기로 했다.
이 책은 1970년대부터 저자가 행동경제학과 함께 한 자전적이야기를 기술하고 있다.
그래서 시대순으로 챕터가 구성되어 있다.
행동경제학의 시작, 가정경제와 행동심리, 현재와 미래 사이의 선택, 공정함, 경제학과 심리학, 금융시장에서 행동편향 등을 각 챕터의 주제로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쉽고 재미있게 썼다지만, 두께에서 느껴지는 중압감과 1970년대부터 시작되는 긴 자전적 이야기가 결코 쉽고 재미있게만은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책에 담겨진 사례들 그리고 그에 대한 경제학적인 해석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벌어지는 현상과 행동들을 분명 색다르게 파악하게 해주어 사고의 폭을 넓히게 해준다.
또한 그로 인해서 그 행동에 담겨진 내면의 모습을 이해함으로써 그런 행동의 실수를 막아주는 예방 팁을 얻게 해주기도 한다.
책을 처음부터 읽다가 다시 목차 부분을 펼치고 관심 있는 챕터를 먼저 읽기로 했다.
여유있는 독서는 다음에 즐기기로 하고, 관심 분야 중심으로 읽었다.
아무래도 중간 중간 관심 분야를 읽은 후 처음부터 다시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따뜻한 차 한잔을 앞에 두고, 조용한 음악과 함께 책 페이지 한 장 한 장을 넘기면서 행간의 의미를 이해하며 읽고 싶지만, 요즘 삶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메이시 백화점의 정직한 가격 정책은 왜 실패했을까?
인간의 구매에 대한 만족에는 취득효용과 거래효용이 작용한다고 한다.
취득효용=물건의 효용-기회비용
거래효용=준거가격과 실제 지불가격의 차이
부정적인 거래효용은 바가지이고, 긍정적인 거래효용은 할인이다.
사람들은 구매에서 거래효용이 주는 만족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할인을 좋아한다고 한다.
할인 쿠폰이 주는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줄이기 위해서 할인 쿠폰 발급량을 줄인 메이시 백화점의 매출은 급감했다고 한다.
정직하려 한 메이시 백화점은 소비자에게서 긍정적인 거래효용의 즐거움을 빼앗은 것이다.
결국 메이시 백화점은 할인 쿠폰 발급량을 예전 수준으로 회복을 했다고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정직한 가격 정책이 더 좋을 것 같은데, 소비자들은 거래효용이 주는 재미를 더 중시한다는 내용이다.
정직보다는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한 상술이 더 효과적이라는 교훈을 주는 내용과 사례이다.
근데, 과연 꼭 그럴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는 사례였다.
새 구두에 뒤꿈치가 까여도 벗을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이것을 매몰비용 효과로 설명했다.
돈을 지불하고 다시 되돌려 받지 못하는 돈을 매몰비용이라고 하고, 이런 매몰비용은 무시해야한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매몰비용을 무시한지 못한다.
폭풍우를 뚫고 예매한 경기를 보러가고, 테니스 엘보 증상이 나타나도 유료로 가입한 테니스클럽에서 테니스를 계속 한다는 것이다.
정말 그런 것 같다.
투자한 돈을 포기하기는 정말 쉽지 않다.
"드레스에 쓴 돈은 이미 사라져버렸고, 그 옷을 입는다고 해서 돈이 되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바지를 입는다고 고집 부리는 아이에게 사놓은 드레스를 입히려는 엄마를 보면서 한 저자의 조언이다.
명쾌한 경제학적 설명이다.
그 가격이 비싸면 비쌀수록 매몰비용을 포기하는데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 와인을 이용한 조사 사례는 흥미로웠다.(P.130)
행동경제학이 가진 매력과 재미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그리고, 저자도 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솔직한 고백이 인상적이었다.
똑똑한 경제학자들이 저지른, 멍청한 행동은 무엇일까?
이 책의 제목과 가장 유사한 주제라서 흥미가 강하게 느껴졌다.
이것은 시카고대 교수들이 새로 지은 학교 건물로 입주를 앞두고 벌어진 사무실 고르기 대소동을 소재로 한 내용이다.
교수들의 사무실 선택 순서를 정해서 그 순서대로 교수들이 선택하도록 하기로 했다.
이 방법이 최선이라 생각되었는데, 순서를 정하는 부분부터 불만과 소동이 있었고, 선택 과정에서도 불만과 소동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 입주 과정에서는 대부분의 교수들이 만족했고, 오히려 인기가 없다고 생각했던 사무실이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경제학자가 합리적일 것 같지만, 그들도 역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생각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장점은 저자가 무엇인가를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례들을 통해서 저자의 해석과 저자가 실제로 경험하고 실험한 것들에 대해서 마치 이야기해주듯이 설명해준다는 것이다.
물론, 그 속에 경제학 용어들이 양념처럼 숨어져 있기도 하고, 노출되어 있기도 하다.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 그리고 우리가 상상할 때 충분한 현실성이 있는 일들이 사례로 나오기 때문에 이 책이 주는 흥미로움은 경제학은 따분하고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살짝 깨뜨려주었다.
행동경제학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 책이었다.
책을 읽다보면 경제학보다는 심리학이 행동경제학에 더 가깝고, 심리학이 역시 매력있다는 느낌이 든다.
행동경제학은 경제학에 심리학을 더한 학문이고, 사람들의 내면을 파고드는 심리학은 역시 흥미롭고 매력있는 학문이다.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처음부분과 중간중간을 읽으면서 정독을 할 가치가 있음을 충분히 느꼈다.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과연 멍청한 선택일까?
아니면, 인간이기 때문에 하는 최선의 선택일까?
이 책의 유용성은 인간이기 때문에 비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인간의 허점을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묘안을 찾는 것에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인간을 상업적으로 공략하는 나쁜 행동은 아니고, 고객이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적으로 다가가는 비즈니스 전략일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행간의 의미를 이해하며 다시 읽어야 할 책으로 마음속에 접수한다.
※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독서후기 포스트는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평가를 통해서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