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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랄라 하우스 - 묘하고 유쾌한 생각의 집, 개정판
김영하 지음 / 마음산책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몇 달 전 갑자기 김영하의 수필이 그리웠다. 그래서 중고책으로 포스트잇을 구입해서 읽었다. 생각해보면 포스트잇도 그렇고 랄랄라 하우스도 그렇고 최근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쩐지 최근의 이야기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면 먼일도 어제일처럼 느껴진다는데 조금은 우울해진다.


이 책을 처음 읽은건 2005년이나 2006년이었을 것이다. 고양이 이야기가 아니었더라면 손에 대지도 않았을 수필집. 내가 고양이를 좋아해서인지 고양이를 좋아하는 작가에게는 관대해진다. 그때 그 표지는 어땠었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재 출판된 표지를 보니 액자로 걸어두고 싶을만큼 앙증맞다. 김영하를 좋아하지 않아도 혹은 활자 읽기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 책 표지만 보면 마음이 스르르르르 흐물흐물해지면서 어디 한번 읽어볼까? 혹은 읽지 않아도 이 책표지라면 ok이야 라고 할지도. 이런 귀여운 솜방망이를 보고 어찌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래, 너로 정했어. 하면서 책을 펼치는데 읽자마자 비보를 읽고 말았다. 의욕 저하. 내가 이 책을 다시 읽고 싶었던 이유는 방울이와 깐돌이 때문인데 책 출판 이후 방울이의 소식은 날 슬프게 했다. 랄랄라 하우스 - 방울이, 깐돌이 라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재충전(?)을 하고 다시 책을 펼쳤다.

 

이 책은 작가의 사적인 이야기, 어쩌면 읽지 않아도 상관없는 이야기로 가득 있다. 하루키식 수필에 익숙하다면 이 짤막한 수필로 가득한 이야기에 흥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다행히도 공감가는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 궁금했던 이야기가 많아 즐거웠다. 특히 작가로서의 책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헌책방 이야기는 하루키 수필에도 종종 등장하는 이야기로 작가로서 자신의 책이 헌책방에 있으면 누가 팔았는지 왜 팔았는지 궁금한가보다. 아마 연인에게 통보없이 차여버린 사람의 마음일까?

 

빌게이츠를 증오하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악의도 신선했다. 하지만 하드웨어의 고장도 아니고 소프트웨어의 고장은 조금은 다르지 않나? 라는 생각도 하지만 하드가 날라가 윈도우를 다시 깔려고 할때 그 cd의 금액은........cd를 떠나서 다시 새로 까는것일 뿐인데 수리비는 기본 2만원을 받을때....그때의 마음을 생각하면 어느정도 이해가 되긴 한다.

 

내가 만난 작가들도 흥미 있었다. 나도 허삼관 매혈기를 재미있게 읽어 작가가 궁금했는데 미국 아이오와 창작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가 왔나보다. 작가도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영어를 모른다기에 멀 발치에서만 봤다고 하는데 이 밖에도 이름을 알 수 없지만 여러 작가들이 여러가지 이야기와 강연과 사인회를 통해 소통하는게 재미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별개로 낭독회에 대한 작가의 주장도 있긴 한데 어쩐지 낭독인 긴장이 된다. 아무래도 글자를 틀리는것에 대한 부담감 대화체는 연기하듯이 읽어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한 기타등등. 어쩐지 낭독하는 작가보다 더 신경쓰인다. 아무래도 보수적이면서 소심한 내 성격의 문제인듯 하지만, 익숙하지가 않다. 하지만 작가의 말처럼 외국에는 낭독이 활성화가 되어 있다. 트르먼 카포티 소설 중 크리스마스에 관한 소설이 있는데 이 소설은 애초에 낭독을 하기 위해 만든 소설이라고 한다. 애초 소설의 기원은 구비문학이었으니 단순한 사인회보다는 낭독을 통해 소설을 알리고 듣는게 자연스러울것이다.

 

소설의 엔진에 대해서도 공감갔다. 내 주변에서도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는데 책은 시간이 나야만 있는걸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나같은 경우는 시간을 내며 책을 읽지는 않는다. 애초에 재미있으니까, 라는 가벼운 생각이기 때문에 화장실에서 읽는다거나 버스를 기다리거나 지하철에서 읽는다. 버스 안에서는 책을 조금만 봐도 멀미를 하기 때문에 되도록 지하철을 타려고 한다. 서서도 읽을수도 있고 앉아서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거운 책일경우는 고역이지만- 작가는 비싸지만 책을 재있게 읽는 방법으로 그 지역에 나오는 소설을 그 무대에가서 읽는것을 추천하지만 그래도 역시 뒹굴뒹굴 내 방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휴가를 보내는 방법에서도 그렇고. 한국문학이 외국문학에게 밀리는 이유에 대하 박민규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해외문학의 개방을 우루과이라운드와 비교한 것. 나는 고집해서 우리나라 문학을 읽는 편이 아니다. 오히려 해외문학쪽을 많이 읽는 편이다. 나는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극은 영화에는 쿼터제가 있지만 문학은 아니라는 말이 공감가지만- 이래나 저래나 역시 답은 한국작가가 재미있는 글을 쓰는 수 밖에라는 답이 나오질 않는다.

문학, 영화, 미술, 혹은 엉뚱한 공상들까지 여러 이야기에 대해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야기는 짧은데 나는 버릇처럼 자꾸 대꾸하고 응답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나도모르게 작가와 이야기하고 있는 착각이 들었다.

 

뒷부분에는 여행가면서 찍은 사진들이 있는데 나도 떠나고 싶다, 라는 생각이 강해졌다. 분명 자랑이야 하면서 페이지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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