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
-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 박범신 논산일기
박범신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4월
평점 :
화장실에서 좋은 생각 3월호를 보다 박범신 작가가 논산으로 내려간 것을 알았다. 그때는 수필집으로 나온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알라딘 신간 도서를 접하고나서 그 부분이 이 부분이었구나, 하고 알게 되었다. 그때의 이미지는 왜 나는 논산에 내려가는가였고 나는 그럴꺼면 왜 내려가세요? 했는데 작가 역시 반문한다.
요즘 은교로 박범신은 핫한 작가가 되었다. 그렇지만 난 은교도, 촐라체도 나마쓰테도 읽지 않았다. 은교는 읽어야지 생각이 들었지만 어쩐지 많이들 보고 심지어 영화까지 흥행하니깐 그럼 숨이 좀 내려가면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일하게 읽은 책은 <겨울강 하늬바람>이었다. 내가 갖고 있는 책은 핸드북으로 출판사에서 좋은 문학을 알린다는 취지의 염가로 책을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청년이란 이미지가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 흔히들 박범신을 청년작가라고 하는데 겨울강 하늬바람 덕분에(?) 청년은 아니고 아저씨로 타협을 봤는데 마음의 열정은 소년이니 하루키가 명명한 소년아저씨로 스스로 합의를 지었다. 더 늘리지만 겨울소년아저씨!
이 책은 초겨울에서 시작에서 초봄에 끝난다. 주로 겨울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논산에 내려갔지만 확실한 리모델링을 하지 못해서인지 추위에 덜덜떨고 금붕어 밥을 챙기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고 새해를 맞이하고 모임과 조직을 싫어하지만 그의 주변에는 좋은 사람과 술(?)로 넘쳐난다.
내용은 일기식으로 되어있어 날짜가 적혀있는데 나는 날짜가 적혀있는 소설이나 에세이를 볼때면 내 일기장을 뒤척인다. 그럼 같은 시간에 이 사람은 이걸 했고, 이런 생각을 했고 나는 이걸 하고 이런 생각을 했고 비교한다. 나에게 아무 의미 없는 날에는 이 사람은 슬펐구나. 내가 슬픈날에는 이 사람은 술을 먹었구나하면 그냥 괜히 괘씸진다.
사실 논산에 내려갔어도 작가는 크게 한 일이 없다. 일이 있다면 이런 일기를 쓴것이겠지만,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 책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논산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바뀌지 않았을까? 한다. 사실 나에겐 논산은 훈련장의 이미지보다 '딸기'의 이미지가 더 강하지만.
강경이란 지명은 많이 들었지만 논산에 붙어있는지는 몰랐다. 그만큼 내가 지명에 무지한것이겠지만 논산에는 금강도 있고 훌륭한 유역지와 역사가 고스란히 남겨져 있어 나도 논산에 놀러가고싶다!(정말 귀가 얉다, 이럴때 눈이 얉다고 해야 하는걸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가는 페북일기도 쓴다고 하는데 촐라체도 인터넷연재였다. 정말 부지런한 작가이다. 난 페북을 한달에 한 두번 들어가볼까 할정도로 하지 않고 블로그도 가끔 하는편인데 문학에 대한 열정은 여전히 청춘ing.
특이한건 이 작가는 공상 속 인물과 싸우기도하고 사물과도 이야기를 한다. 정말 진지하게 이야기해서 귀신보이는거 아니야? 라고 생각을 하기도 했다. 천상 이야기꾼이다.
작가의 이야기도 등장하는데 박경리선생님의 짤막한 추억이 나온다. 박경리선생님의 토지는 1권에서 포기했지만 그분의 동화는 읽어본적이 있다. '돌아온 고양이'라는 책이다. 박경리 선생님은 살아생전에 집 앞의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셨다고 한다. 고양이를 사랑하신 분이라고 생각하니 더 뭉클해지고 토지를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고양이를 사랑해서 토지를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는게 좀 우습기도 하지만.
나는 이 박범신 작가를 잘 모르지만 뒤에 출판 기념회에서 이야기한 글이 있다. 작가의 어머니가 마흔줄에 자신을 낳아다는것. 아버지는 장돌뱅이였다는 것, 증조할아버지와 할아버지가 그들이 살던 곳에서 쫓겨나 익산에서 저자가 태어났다는 것. 그리고 고등학교시절의 자살시도.
이 책에도 한켠에서는 저자의 우울함이 남아 있다.
- 나는 우울에게 내 살점을 조금씩 떼어 먹이면서, 내 안의 광채가 터져 나올 때를 기다린다.
요즘 나도 우울한 일들이 겹치고 겹쳐 사는게 재미없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기대한다. 마치 작가의 말처럼 우울에게 내 살점을 떼어먹이는 것 같다.
나는 이 겨울소년아저씨에게 조금 관심이 생겨졌다. 확실히 작가을 알고나서 읽는 책은 더 재미있는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