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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커레이드 호텔 ㅣ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7월
평점 :
호텔은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이다.
특히 대형, 고급 호텔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한 대형 고급 호텔에 살인 사건이 예고됐다면?
매스커레이드 호텔은 불특정 다수가 드나드는 고급 호텔에 살인이 예고됐고, 그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경찰들이 잠복하며 겪게되는 일을 그린 소설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캐릭터 중에는 가가 형사, 갈릴레오(유가와) 등이 유명한데, 이 소설에는 그 뒤를 잇는 새로운 캐릭터 닛타 형사가 나온다.
과연 닛타 형사가 계속해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 등장할지는 알 수 없지만...
닛타 형사는 꽤 저돌적이고, 자존심도 강하고, 욕심도 강하고, 정의감도 투철한, 매력적인 캐릭터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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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시내에서 의문의 살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피해자는 30세 전후의 회사원, 43세의 주부, 53세의 고등학교 교사로 현장에는 모두 괴상한 숫자가 남겨져 있다.
45.761871, 143.803944
45.648055, 149.850829
45.678738, 157.788585
이 숫자로 인해 동일범의 연쇄 살인이라고 생각한 경찰은 이 숫자의 메시지를 해독하는데 성공하고, 4번째 사건이 도쿄의 유명 호텔인 코르테시아 호텔에서 발생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이에 경찰들은 4번째 사건을 막기 위해 호텔에 경찰을 배치하고, 위장, 잠복 근무를 시작한다.
그리고 경찰들은 진짜 호텔 직원처럼 보이기 위해 훈련을 받는다.
닛타 형사는 베테랑 호텔리어인 나오미와 함께 프론트를 맡지만...
모든 투숙객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닛타 형사와 매뉴얼대로 일을 처리하는 호텔리어인 나오미와는 사사건건 충돌한다.
이 책의 진짜 재미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강렬한 인상의 닛타 형사와 야무진 느낌의 나오미의 충돌과 호텔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
그러면서 닛타가 점점 호텔리어처럼 변하는 과정...
그리고 호텔에 오는 수많은 진상 손님과 그를 대처하는 나오미와 닛타의 과정 등이 정말 흥미진진하다.
귀신이 나온다며 방을 바꿔달라는 장님 할머니, 닛타를 말도 안되게 괴롭히는 이상한 손님 등등.
호텔에도 대단한 진상 손님들이 많구나.. 하고 알 수 있다.
그런 와중에도 살인을 계획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그러다 살인 예고일에 호텔에서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고, 그 예비 신부에게 수수께끼의 와인이 배달되는 등 살인 계획은 착착 진행 중이다.
이윽고 결혼식 당일, 수상한 사람이 결혼식장을 기웃거리는데...
과연 범인은 누구이고, 누구를 죽이려고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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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추리 과정도 재미있지만 호텔리어의 고단한 삶과...
비단 호텔리어만이 아닌 서비스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다양한 방법의 진상 손님으로 굉장한 고충을 겪겠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열혈 형사 이미지의 닛타가 점점 호텔리어처럼 변신하는 과정이나 나오미와 티격 태격 싸우다가 점점 서로를 이해하고, 조금씩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과정은 정말 재미있다.
또한 우연히 뱉은 말 한 마디나 별 생각 없이 한 행동이 상대방에게 굉장히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소설 속에서 다루고 있다.
약 500페이지 정도의 분량이지만 쉽게 읽을 수 있다.
추리나 반전이 굉장한 수준은 아니지만(물론 그렇다고 해도 범인을 쉽게 맞출 수는 없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다운 전형적인 플룻을 따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