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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신춘문예 당선시집
안수현 외 지음 / 문학마을 / 2025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그림에서만 미학을 찾을 게 아니라, 문학에서도 미학을 찾을 수 있다. 시는 언어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나타낸다는 생각을 한다. 생각해보니 시를 안읽은지 조금 되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에 본 게 괴테의 '나를 울게 두오!' 였고, 그 뒤로는 시를 접하지 않은 것 같다. 초등학교 때는 시를 아주 좋아했다. 일기장에 딱히 쓸 말이 없으면 시를 채워넣기도 하고, 할 일이 없을 때 국어 교과서에서 시를 음미해가며 읽어보기도 했다. 가끔 선생님이 내가 쓴 시를 발표하라고 하면 아이들 앞에 나가서 낭송하기도 했다. 그래서 책을 보다가 내 또래의 시인들, 좀 더 어린 시인들이 많이 나올 때마다 아는 사람도 아닌데 반가운 마음이 든다. 중학생이 될 때까지도 좋아했던 것 같은데, 자라면서 행간 속 숨은 의도를 찾는 데에 몰두하면서 '시는 어렵다'는 선입견이 생긴 것 같다. 고등학교 문학 시간, '여승'이라는 시를 읽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했다가, 해석을 듣고나서야 이해했던 적이 있다. 시 뿐만 아니라 배경지식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구나, 싶어서 국어 선생님의 해석을 열심히 받아적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은 MZ세대가 읽을 수 있는 짧고 말장난같은 시도 많이 나와서 시를 접하기가 좀 더 쉬워지기는 했다. 그래도 구관이 명관이라고, 신춘문예 책에서 제대로 된 엄선작들을 한 권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신춘문예의 시는 약간의 난이도가 있으면서도 이해가 되고, 시조도 함께 수록되어 있으면서, 논평과 해석을 함께 볼 수 있다.
사회비판적인 시도 있고, 우울함이나 애도 등의 감정을 그려낸 작품도 많았다. 첫 페이지에 시인의 사진과 약력이 있고 수상시 서너편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각자 개성있는 주제로 적어내려간 시를 읽으니, 왠지 그들과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눈 기분이다. 아무래도 본인이 일하던 것과 관련지은 시가 많았기 때문이다. 국어 선생님은 수업 이야기의 시조를, 공무원은 민원처리, 학생은 학교 이야기를 쓴다. 다양한 시를 읽어보니, 외국의 시들은 어떨까, 이런 감성도 표현이 되나? 궁금하기도 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시를 지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잠시 쉬어가며 기분전환 할 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