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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로 먹고살 수 있나요?
김소라 지음 / 더블:엔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학창 시절 책 읽기 좋아하고 글쓰기 좋아했던 나는 학교 독후감 대회에서 곧잘 상을 받곤 했다. 읽는 게 좋았고 이야기 하듯이 글 쓰는게 너무 좋았던 시절이었다. "안네의 일기"를 읽고 안네에게 편지 쓰는 형식의 독후감을 쓴 적이 있다. 운 좋게 전교생 앞에서 독후감 발표를 할 기회가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운이 아니라 불운이었다. 나는 정말 가슴 아파 쓴 편지였는데, 안네를 부르는 내 목소리에 전교생이 배꼽 잡고 웃던 모습은 나의 글쓰기를 멈추게 했던 충격적인 일이었다.
작가를 꿈꾸었던 나는 방향을 돌려 공대에 입학했고, 일을 하면서도 지금 하는 일이 내가 생각하는 종결점을 지나면 그때는 글쓰기 공부를 하고, 글을 쓰고 싶다는 바램을 마음 한켠에 품고 있었다. 1년 전 육아와 건강 문제로 퇴사하고 전업주부로 살게 되면서 책 읽을 시간과 끼적이는 시간이 늘어났다. 다시금 그 꿈이 커지기 시작했고 그때 "글쓰기로 먹고살 수 있나요?" 라는 책이 눈에 번득 들어왔다. 단순히 꿈만 좇고 살기에는 내가 이미 어리지 않아서인지 '먹고살 수 있나요' 라는 문구가 너무 강하게 꽂혔다.
이 책은 '1부 글쓰기와 함께 새로운 삶의 장이 펼쳐지다',' 2부 글로 남긴 많은 흔적들', '3부 글쓰기라는 창조적인 노동에 대하여' 라는 제목으로 작가의 수많은 글쓰기 작업에 관해 이야기한다.
논술첨삭, 시민기자, 서평 칼럼, 여행작가, 공모전, 대필작가, 시나리오 작가, 낭독 도서 제작, 마을 기록물 작업, 구술 기록 자서전, 자소서, 탄원서, 이혼사유서, 반성문, 연설문, 사회적 약자 글쓰기 수업 소책자 제작, 대학 출강,집수리참여 글쓰기, 책방 등 글을 쓰며 나와는 상관 없던 전혀 다른 경험을 하고 그 과정에서 계속적으로 확장하는 작가의 생각과 모습을 비춰준다.
내 글에 책정된 원고료가 5만 원이라 하여,
글에 대한 평가마저 5만 원짜리인 건 아니다.
금액이 많든 적든 액수를 떠나 어떤 주제든
글을 써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난 것만으로 기쁘다.
작가로 살아가는 것은 무형의 설렘을 갖고 살아가는 일이다.
다양한 글을 쓰며 사는 삶은 적게 벌어도 꽤나 멋진 삶이다.
꾸준히 하면 먹고살 수 있는 내공과 저력이 생긴다.
작가의 경험들이 글쓰기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서점 카테고리 '자기계발' 코너에 들어가 있을지 모르지만 작가의 실제 경험담은 글쓰기를 직업으로 삼고 싶은 이들에게 현실적인 조언과 용기를 전해주고, 자기계발서보다는 오히려 진솔한 에세이로서의 감동이 크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글쓰기는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별한 재능이나 배경이 없어도, 내 경험과 시선을 글로 풀어내는 용기만 있다면 누구든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생의 후반기에 무언가에 꽂혔던 사람들,
자신의 내면의 원함을 이루어낸 사람들은 무수히 많다.
마흔 이전의 인생은 인생 후반기를 맞이하기 위한
지식과 경험을 쌓는 준비 기간이다.
보잘것없고 하찮은 꿈이라고 할지라도 가슴속에 반짝이는 꿈이 있다면,
앞서간 사람들의 성공을 거울삼아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다.
글쓰기에는 왕도가 없고, 늦은 때란 더더욱 없다.
‘글쓰기로 먹고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이 책은 솔직하고 현실적인 답변을 들려준다.
글쓰기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나 두려움이 있는 분, 혹은 한때 꿈꿨던 글쓰기의 길을 다시 걷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다. 나처럼 마음 한켠에 글쓰기에 대한 꿈을 품고 있는 분이라면, 이 책이 따뜻한 위로와 용기가 되어줄 것이다.
"당신은 글쓰기로 먹고살 수 있을것 같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