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그렇게 살지 마라 - 좋은 삶을 위해 우리가 버려야 할 52가지 태도
롤프 도벨리 지음, 엘 보초 그림, 장윤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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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즈베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25년 하반기를 준비할 때 이 책을 읽게 돼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더위를 핑계 삼아 느슨해진 삶과 태도를 점검하고 새로운 마음가짐 갖게 해주었어요.


 휴일 아침에 일어나 무엇을 하시나요? 저는 정리 정돈을 하더라고요. 너저분한 것이 눈에 밟혀 다른 것에 집중할 수가 없는 프로 예민러거든. 펄펄 솟는 기운을 설거지, 빨래, 정리에 모든 에너지를 쓰고 뻗어요. 그리곤 계획했던 독서, 글쓰기, 운동 등은 자연스레 다음으로 미루게 됩니다.


즉흥성에 그 자리를 내어주자.
P. 46 l 버려야 할 태도 여섯 번째




 바로 이게 저의 실패 요인이었어요.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그렇게 살지 마라』를 읽으면서 얼마나 찔리던지... 그렇게 귀중한 휴일은 뒤로 밀려 밀려 시작하는 거죠.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시간에는 하루를 보내기 아쉬워 생산성 없는 일을 하며 시간만 보내고요.


어떤 일을 아침에 처리해야 하는지, 하루에 감당할 수 있는 양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뇌가 가장 생생하게 작동하는 시간대가 바로 아침이라는 것까지도.
P. 47


 가장 중요한 것을 제일 좋은 자리에 두어야 하는데요. 가장 급한 것을 먼저 두니 만족이 있을 리 있나요. 이처럼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확실히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가릴 수 있습니다.



 저자의 이런 아이디어는 투자가 찰리 멍거의 하버드 졸업 연설에서 시작됩니다. 여기에는 뇌과학적인 근거가 있는데요 바로 부정적인 조언이 긍정적인 조언보다 더 분명하게 훨씬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거예요.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그렇게 살지 마라』의 또 하나 재밌는 점은 52개의 장이 시작하기 전에 일러스트 있습니다. 그 장의 핵심 내용을 나타내는 한 장의 그림으로 앞으로 읽을 내용을 먼저 추측해 보는 재미가 있어요.



자신의 주의력과 집중력을 관리하는 것 또한 더 나은 인생을 꾸려가기 위한 핵심 요소다.
P. 294



 내가 원하는 목표로 가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하반기 목표로 삼아야겠어요. 작은 실천과 시행착오를 계속해서 쌓아가 보고요.



 그리고 독서하는 사람들이 정말 정말 공감할 말이 있기에 적어봅니다. 독서 대신에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을 대입해 보면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가치가 명확하게 보일 거예요.


나는 독서를 진지하게 여긴다. 책을 읽을 때 나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내가 어렸을 때 책을 읽고 있으면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내게 말을 걸었다. 코트에서 테니스를 치고 있는 사람에게 가서 말을 건네는 사람이 있는가? 독서도 테니스만큼이나 중요하다.
P. 292 ㅣ 이언 매큐언



 실패에서 배우고 적용해가면서 하반기에는 계획한 목표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지 말아야 할 목록'을 만들고 실천하는 것으로 시작해 보면 좋겠습니다.





#문장수집

양심적으로 관리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장은 없다. 그럼에도 관리야말로 삶을 지탱하는 핵심이다.
P. 17


하루 종일 너무 많은 의지력을 요구하면 의지력은 약해진다. 그러니 동시에 의지력을 키우는 훈련을 해야 한다. 몇 달, 몇 년에 걸쳐 스스로를 훈련하면 내면의 나약한 돼지개를 극복하는 길이 열린다. 물론 힘들고 지치는 일이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이다.
P. 23


성공이란 결국 기나긴 우연의 사슬 끝에 찾아오는 것일 뿐임을. 그 과정에서 스스로 이룬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니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P. 34


가장 중요한 것은 연인이나 배우자처럼 가까운 사람들이 내게 거는 기대치가 높지 않게 유지하는 일이다. (중략) 그러니 방법은 하나다. 처음부터 가식 없이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것.
P. 40


내가 아는 성공한 사람들 중에 하루를 계획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심지어 이들은 한 시간 또는 30분 단위로 쪼갠다. 시간 표시 없는 할 일 목록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당신의 하루 일과에 들어가는 모든 일을 마치 중요한 회의 내용처럼 기입하고, 또 스스로 그렇게 여기자. 그러면 우리는 깨닫게 된다. 어떤 일을 아침에 처리해야 하는지, 하루에 감당할 수 있는 양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뇌가 가장 생생하게 작동하는 시간대가 바로 아침이라는 것까지도.
P. 47


시행착오만이 유일한 길이고, 그 시행착오야말로 내가 가치를 창출하는 출발점이다.
P. 58


강점과 약점을 동시에 다루는 일은 어렵다. 그래서 젊을 때는 강점에 집중하기를 권한다. 마흔이 넘은 뒤에도 강점을 유지할 수는 있지만, 새로 만들기란 어렵다. 따라서 실력이든 작업 방식이든 마음가짐이든, 자신의 강점을 일단 확립한 후에 약점을 극복할 방법을 알아보자.
P. 70


우리가 소셜 미디어를 멀리해야 하는 몇 가지 타당한 이유가 있다. (중략) 둘째, 소셜 미디어는 우리의 관심을 앗아가고 뇌를 산만하게 만든다. 결국 집중력은 무너지고 생산성은 떨어진다. (중략) 넷째, 소셜 미디어는 현실의 경험으로부터 나를 분리시킨다. 세상을 모두 스크롤 했지만, 정작 아무것도 경험하지 않은 채 하루가 끝난다. 이해한 것은 더더욱 없다.
P. 100


이제 막 사회생활에 발을 디디기 시작했다면, 한 분야만 파지 말고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 보자. 일단 한 분야에서 자리를 잡았다면, 자신의 전문성을 집요하게 키워라. 기술과 지식은 의외로 빠르게 구식이 된다.
P. 131


따라서 꾸준히, 많이 읽어라. 매년 50권의 책을, 매주 10 편의 긴 글을 읽어라. 자신의 기술과 지식을 편집증적으로 관리해라.
P. 131


인생은 진지하지만, 동시에 놀이이기도 하다. 우리가 본받아야 할 철학자, 과학자, 예술가, 운동선수 같은 사람들에겐 공통적으로 유쾌한 가벼움이 있었다.
P. 137


살면서 우리는 과거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할까? 가능한 한 적게 들이는 것이 좋다. 대신 과거를 자원으로 활용하자. 과거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은 배우고, 필요 없는 환상은 떨쳐내자. 그래야 비로소 우리는 지금을 생생히 살고, 미래로도 담대히 나아갈 수 있다.
P. 172


만약 당신이 인간에 대한 예민한 감수성을 타고나지 않았다면, 당신은 의식적으로 '인간 연구'를 심화 학습해야 한다.
P. 185


나는 다른 길을 추천한다. 자신의 능력을 갈고닦아, 전문성을 쌓고, 그 안에서 대가가 되는 길이다.
P. 191


더 나은 인생을 원하다면 나는 다음의 두 가지를 권한다. 첫째, 실패를 분석하고 실패에서 배워라. 우리는 성공보다는 실패에서 열 배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둘째, 절대 자기 연민에 빠지지 마라. 어떤 식으로든 자기 연민은 금물이다. 자신이 피해자라고 느끼는 순간, 당신은 이미 진 것이다.
P. 208


어떤 사람이나 상황이 당신의 인생을 망쳤다고 느껴질 때마다 되새겨라. 당신 인생을 망친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이건 단순한 진실이다. 스스로 피해자라고 느끼는 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최악의 태도다. 어떤 일이 벌어지든 그 책임은 결국 당신에게 있으며, 그 모든 것을 바로잡을 사람 역시 당신임을 명심해라.
P. 209 ㅣ 찰리 멍거


단순히 불쾌한 발언을 흘려듣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무시는 거의 효과가 없다. 대신 진지하게 받아들이자. 어쩌면 그때 당신이 진짜 실수를 했을 수도 있다. 당시의 상황을 다시 '한 번' 처음부터 끝까지 되짚어보자. 여기서 방점은 '한 번'에 찍혀 있다. 열 번도, 백 번도 아니다. 단 한 번이다.
P. 226


삶의 질, 그리고 관계의 질은 생각의 질에 달려 있다.
P. 227


기대치가 아주 높은 사람들은 회복 탄력성이 약해요. 회복 탄력성은 성공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고통을 겪어봤으면 좋겠어요. 그것 말고는 제가 이걸 어떻게 가르쳐 줄 수 있을지 잘 모르겠네요. 위대함은 지능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인격에서 나오는 것이지. 그리고 인격은 고통을 통해 형성됩니다.
P. 237 ㅣ 엔비디아의 젠슨 황


젠슨 황의 이 통찰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 전통, 특히 스토아주의의 핵심과도 정확히 일치한다. 스토아학파는 인가의 진정한 인격은 위기 상황에서 비로소 깊이를 갖추게 된다고 믿었다.
P. 238


스토아 철학자들은 특히 분노에 주목했는데, 분노는 상황 자체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P. 243


감정을 날씨처럼 대해보자. 구름은 언젠가 걷히고, 비도 언젠가는 그친다. 우리는 날씨를 통제할 수 없듯 감정도 통제할 수 없다.
P. 245


스토아 철학자들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으로 나누었다.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해 분노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어리석은 일이다. 이 바꿀 수 없는 것에는 과거도 포함된다.
P. 262


솔직함보다 배려를 우선시하자. 이는 아주 오래된 규칙으로, 당신이 공들여 쌓아 올린 인간관계의 성이 폐허로 변하지 않도록 보호해 준다.
P. 280


우리는 일을 동시에 '처리'할 수는 있으나, 그 무엇도 동시에 '창조'할 수는 없다. 처리와 창조 사이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처리는 이른바 저강도 활동에 속한다. 무언가를 창조하는 일은 고강도 활동으로 거기에 완전히 몰입해야 한다.
P. 286


'피상적인 작업'을 최대한 줄이자. 다시 말해, 지적 노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얕은 집중력으로도 수행할 수 있는 일들은 일정에서 지우거나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다. (중략) 당신이 제일 잘할 수 있는 심도 깊은 작업에 몰입할 시간을 얻게 되는 것이다.
P. 291

회의 참석, 보고서 작성, 행정 처리는 직장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피상적인 작업'이다. 이러한 업무는 가능한 한 최소화하고, 도움이 된다면 AI 도구를 활용하자. '딥 워크'를 위한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자. 휴대폰 일정 관련 앱이나 책상 위 달력에 바꿀 수 없는 고정된 일정으로 확정해 놓자.
P. 292


나는 독서를 진지하게 여긴다. 책을 읽을 때 나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내가 어렸을 때 책을 읽고 있으면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내게 말을 걸었다. 코트에서 테니스를 치고 있는 사람에게 가서 말을 건네는 사람이 있는가? 독서도 테니스만큼이나 중요하다.
P. 292 ㅣ 이언 매큐언


자신의 주의력과 집중력을 관리하는 것 또한 더 나은 인생을 꾸려가기 위한 핵심 요소다.
P. 294


지적이 사람은 경쟁을 피한다. (중략) 그 안에서 허우적거리지 말고, 차라리 더 잔잔하고 작은 물길을 찾아 헤엄치자. 당신의 에너지는 자신만의 틈새를 찾는 데 쏟아야 한다. 자신이 최고가 될 수 있는 틈새를 찾는 데 에너지를 투자하자.
P. 305


성공한 사람과 정말 성공한 사람의 차이는, 정말 성공한 사람은 거의 모든 일에 '아니오'라고 답한다는 것이다.
P. 310 ㅣ 워런 버핏


이에 대한 팁을 하나 주자면, '5초 안에 거절하는 법'을 연습하는 것이다. 각각의 문의나 요청에 최대 5초를 내어주고, 이 짧은 숙고의 시간이 지나면 기본적으로 모두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이다.
P. 311


당신이 경지에 이르고 싶은 전문 분야가 무엇인지 확실히 하는 것이다. 이 범위에 속하는 콘텐츠만이 당신에게 의미가 있다. (중략) 목적을 가지고 소비하자.
P. 322

당신이 생산하는 것보다 더 많이 소비하지 말자. 모든 행태의 가치 있는 일을 포함한다. (중략)
다음 동영상이나 책에 빠져들기 전, 잠시 멈추자. 2분 정도면 된다. 그 시간에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자. (중략) 과학자가 가설을 세우고 실험에 들어가듯이, 질문을 먼저 품고 콘텐츠를 맞이하자.
P. 323


좋은 책은 두 번 읽자. (중략) 같은 콘텐츠를 두 번 보면 내용의 5%가 머릿속에 남는다.
P. 323


다른 사람의 실수로부터 배우고, 실패 사례를 부지런히 연구하자. 타인의 실패뿐만 아니라 자신의 실패담도. (중략) 그리고 이 책을 참고하여 당신만의 하지 말아야 할 일 목록을 만들어보자.
P. 326 ㅣ 맺음말 그리고 감사의 말


#인생을바꾸고싶다면그렇게살지마라 #우리삶을위해우리가버려야할52가지태도 #롤프도벨리 #장윤경옮김 #와이즈베리 #좋은삶 #불행통제 #역발상 #반전 #실패에서배움 #삶의방식 #하지말아야할일


내가 아는 성공한 사람들 중에 하루를 계획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심지어 이들은 한 시간 또는 30분 단위로 쪼갠다. 시간 표시 없는 할 일 목록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당신의 하루 일과에 들어가는 모든 일을 마치 중요한 회의 내용처럼 기입하고, 또 스스로 그렇게 여기자. 그러면 우리는 깨닫게 된다. 어떤 일을 아침에 처리해야 하는지, 하루에 감당할 수 있는 양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뇌가 가장 생생하게 작동하는 시간대가 바로 아침이라는 것까지도.
P. 47 - P47

시행착오만이 유일한 길이고, 그 시행착오야말로 내가 가치를 창출하는 출발점이다.
P. 58 - P58

우리가 소셜 미디어를 멀리해야 하는 몇 가지 타당한 이유가 있다. (중략) 둘째, 소셜 미디어는 우리의 관심을 앗아가고 뇌를 산만하게 만든다. 결국 집중력은 무너지고 생산성은 떨어진다. (중략) 넷째, 소셜 미디어는 현실의 경험으로부터 나를 분리시킨다. 세상을 모두 스크롤 했지만, 정작 아무것도 경험하지 않은 채 하루가 끝난다. 이해한 것은 더더욱 없다.
P. 100 - P100

따라서 꾸준히, 많이 읽어라. 매년 50권의 책을, 매주 10 편의 긴 글을 읽어라. 자신의 기술과 지식을 편집증적으로 관리해라.
P. 131 - P131

살면서 우리는 과거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할까? 가능한 한 적게 들이는 것이 좋다. 대신 과거를 자원으로 활용하자. 과거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은 배우고, 필요 없는 환상은 떨쳐내자. 그래야 비로소 우리는 지금을 생생히 살고, 미래로도 담대히 나아갈 수 있다.
P. 172 - P172

‘피상적인 작업‘을 최대한 줄이자. 다시 말해, 지적 노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얕은 집중력으로도 수행할 수 있는 일들은 일정에서 지우거나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다. (중략) 당신이 제일 잘할 수 있는 심도 깊은 작업에 몰입할 시간을 얻게 되는 것이다.
P. 291 - P291

나는 독서를 진지하게 여긴다. 책을 읽을 때 나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내가 어렸을 때 책을 읽고 있으면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내게 말을 걸었다. 코트에서 테니스를 치고 있는 사람에게 가서 말을 건네는 사람이 있는가? 독서도 테니스만큼이나 중요하다.
P. 292 ㅣ 이언 매큐언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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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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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초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제발트와의 접점은 그의 작품처럼 우연으로 점철됩니다. 이 작가의 독특한 성이 머리에 한 번 박히니 어디서든 이 이름이 튀어나오면 우연을 빌미로 저의 마음은 제발트의 중력으로 끌려갔습니다.


 『기억의 유령』을 읽고는 거부할 수 없는 중력에는 이유가 있음을 깨달았지요. 국가의 죄를 스스로 짊어진 이에 독일인이라 한치의 웃음도 허용하지 않을 거 같았는데 의외로 잔잔한 개그가 많았어요. 가장 놀라웠던 점은 W G 제발트는 유대인이 아니란 점입니다. 마치 현대의 한국에 살고 있는 제가 베트남 전쟁에서 한국군의 만행을 죄스럽게 생각하는 것에 비교할 수 있을 겁니다. 무엇이 제발트에게 깊고 깊은 공감과 수치심을 가질 수 있게 했을까요.


 린 섀런 슈워츠의 서문을 포함해 제발트와의 인터뷰, 에세이, 서평을 하나씩 읽다 보면 베일에 싸여 있는 제발트의 모습이 조금씩 뚜렸해집니다.

문제는 일반 시민이 인간성의 추한 면과 맞닥뜨렸을 때 놀라워해야 할 책임에 대한 것이 아니라, 작가가 자신이 속한 문화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감응할 책임에 대한 것이니 말이다.
P. 249 l 루스 프랭클린


 연기의 고리를 쓴 루스 프랭클린도 존경해 마지않는 작가님이 강조하는 말에도 작가는 '책임'이 있다고 말합니다. 제발트는 이 책임의 부름에 성심성의껏 응하고 있던 것이죠.


그럼에도 오늘날까지 전쟁 당시의 사진이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볼 때면, 마치 내가 그 전쟁으로부터 태어난 것만 같고, 전혀 경험해 보지도 않은 그 끔찍한 사건들로부터 한 치도 벗어날 수 없는 어떤 그늘에 잠겨 있는 것만 같다.
P. 98 l 공중전과 문학 중에서



 제발트가 느끼는 수치심은 유동주 시인의 시와도 닿아 있는 것 같아요. 현실을 바꿀 수 없는 무능력함을 안타까워하는 것은 지식인의 특징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높은 공감 능력은 인간을 탐구하고 애정을 가진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능력이기 때문이죠.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준 제발트의 서술 방식에 관한 설명을 읽으면 제발트의 작품이 무척이나 궁금해집니다. 제가 이해하지 못할 거라 단정 지었던 그 글이 손에 닿을 듯한 거리로 다가옵니다. 『기억의 유령』은 저처럼 제발트의 작품을 읽지 않았으나 읽고 싶은 혹은 읽지 못할 거나 지레 단정 지은 독자에게 매우 권장할만합니다. 어미 새가 먹이를 부드럽게 만들어 새끼에게 주듯 여러 차례 소화된 글로 제발트의 매력을 계속해서 보여주기 때문이죠. 이미 제발트의 작품을 읽은 독자에게는 새로운 해석의 관점을 제시해 주기도 하고, 작가의 생각과 자란 배경을 알려주는 백과사전 같은 역할을 해줄 거예요.


 스스로에게 너무 아쉬운 점은 저의 배경지식이었어요. 수준 높은 평론가, 번역가, 교수님이 제발트를 설명하려 언급하는 작가와 특징, 도시, 스타일 등을 이해하지 못해 제발트의 연구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찾는데 시간을 꽤 많이 보냈습니다. 역설적으로 그렇게 저만의 스키마가 아주 조금 늘었겠지요.


 이 책을 읽고 작가를 알아야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는 개인적 견해에 더 큰 힘이 실렸습니다. 모든 일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진 않죠. 자세히 들여다보면 희미한 연결점이 하나씩 보이게 되죠. 천재적인 작가의 자질 중 하나는 잊힌 과거의 것을 현대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능력인 것이죠.


실제로 벗어나지 못하죠. 그런데 사실 저는 별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우리는 똑바로 그 모든 상황을 헤쳐나가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조금이라도 가능하다면 말이죠.
P. 112 ㅣ 제발트


윤동주 시인의 거울처럼 저는 W G 제발트를 보고 손으로 발로 거울을 닦아봅니다. 조금 더 나은 세상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그리고 독자로서 할 수 있는 노력을 찾기 위해서요. 가능하다면 말이죠.



#문장수집

언어, 제발트는 언어의 힘을 믿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사진은? 그것은 불신의 대상이었다.
P. 20 ㅣ 서문

제발트는 어떤 의미에서는 자신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고 그는 이것을 유감으로 여겼다.
P. 33 ㅣ 서문

제발트는 산 사람의 세계와 죽은 사람의 세계 사이의 경계가 완전히 차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언급한다.
P. 44 ㅣ 서문

소설은 제발트가 우리에게 건네는 열쇠다.
P. 46 ㅣ 서문

끝으로 내가 이들을 선정한 이유는 제발트의 주제를 자신들의 삶에서 일어난 사건에 연결시키기 때문이다.
P. 51 ㅣ 서문

(제발트의) 필치는 베른하르트보다 훨씬 더 가볍고 도구는 더 유연하다. 카프카의 흔적도 있고 이따금 로베르트 발저의 흔적도 보인다.
P. 75 ㅣ 팀 파크스

제발트 문학이 지닌 유혹의 요소들은 어리석은 행동들이 부르는 친밀함과 달리 파괴적이지 않은 친밀함을 성취하고자 한다. 사냥꾼의 칼처럼 파괴적이고 직접적이고 우연한 만남과는 다른 무엇, 이것이야말로 진정 "가장 분별 있는 광기"다.
P. 78 ㅣ 팀 파크스


더 원시적 문화가 지배하는 사회에는 늘 망자의 존재가 함께합니다.
P. 87 ㅣ 제발트


미술관에 가서 16세기나 18세기에 누군가가 그린 훌륭한 그림들을 보고 있을 때 우리는 시간을 이탈합니다. 그렇게 시간의 진행에서 이탈할 수 있다면 어떤 의미에서 그건 구원의 일종입니다.
P. 90 ㅣ 제발트


저도 그 역사의 짐을 물려받았어요. 좋든 싫든 지고 가야 하는 것입니다.
P. 103 ㅣ 제발트


하지만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고 남는 부분의 밀도는 상당히 높아집니다. 이로 말미암은 무게가 한번 짓누르기 시작하면 우리를 침몰시킵니다. 그런 종류의 기억은 정서적으로 짐이 되는 경향이 있죠.
P. 109 ㅣ 제발트


실제로 벗어나지 못하죠. 그런데 사실 저는 별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우리는 똑바로 그 모든 상황을 헤쳐나가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조금이라도 가능하다면 말이죠.
P. 112 ㅣ 제발트

제가 확보한 은둔의 시간은 굉장히 소중한 무엇이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그래서 요즘 본능적으로 이런 생각까지 듭니다. 제 책이 잊힐 때까지 모든 관련 활동을 중단하고 떠나자고요. 그럴 경우 어쩌면 다시 그 헛간에 들어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되찾을 수 있겠죠.
P. 119 ㅣ 제발트


양심이 있는 사람들은 오래 살지 못하죠. 양심의 가책으로 고통을 받거든요. 파시스트 지지자들은 아주 오래 삽니다.
P. 130 ㅣ 제발트


저는 독일어에 애착이 있어요. 그리고 이 애착에는 그 상의 차원이 있는 듯해요.
P. 133 ㅣ 제발트


따라서 책이 어떤 주제에 관심을 둘 때 그걸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더라도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소재로 그 관심사를 요약해 줄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P. 154 ㅣ 제발트


어떤 형태의 자연이든 제 글은 자연을 연구하는 일이니까요. (중략) 그래서 저는 과학자들의 글을 읽는 걸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항상 영감의 원천이 되더군요.
P. 155 ㅣ 제발트


저는 어떤 이유로든 열외로 취급받는 사람들의 말을 듣는 걸 좋아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사람들이 일단 입을 열면 다른 데서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해 줍니다. 저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이 제게 해 주는 이야기를 경청할 필요를 느꼈어요.
P. 160 ㅣ 제발트


하지만 걷다 보면 무언가를 발견하게 됩니다.
P. 178 ㅣ 제발트

전례가 없는 무언가를 쓰는 방향으로 머리를 움직이려면 자료들의 종류가 각기 달라야 합니다. 저는 글쓰기를 그런 식으로 생각했습니다.
P. 179 ㅣ 제발트


탐색은 이렇게 계속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전 과정에서 가장 즐거운 부분이죠. 그런 사실들을 알게 되고, 또 한 가지 놀라운 사실도 알게 되면, 이를 통해 다른 걸 또 알게 되는 일 말입니다.
P. 180 ㅣ 제발트




#기억의유령 #린섀런슈워츠 #공진호옮김 #아티초크 #WG제발트 #제발트 #공중전과문학 #이민자들 #토성의고리 #아우스터리츠

문제는 일반 시민이 인간성의 추한 면과 맞닥뜨렸을 때 놀라워해야 할 책임에 대한 것이 아니라, 작가가 자신이 속한 문화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감응할 책임에 대한 것이니 말이다.
P. 249 l 루스 프랭클린
- P249

그럼에도 오늘날까지 전쟁 당시의 사진이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볼 때면, 마치 내가 그 전쟁으로부터 태어난 것만 같고, 전혀 경험해 보지도 않은 그 끔찍한 사건들로부터 한 치도 벗어날 수 없는 어떤 그늘에 잠겨 있는 것만 같다.
P. 98 l 공중전과 문학 중에서
- P98

실제로 벗어나지 못하죠. 그런데 사실 저는 별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우리는 똑바로 그 모든 상황을 헤쳐나가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조금이라도 가능하다면 말이죠.
P. 112 ㅣ 제발트
- P112

저도 그 역사의 짐을 물려받았어요. 좋든 싫든 지고 가야 하는 것입니다.
P. 103 ㅣ 제발트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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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평등 - 부와 권력은 왜 불평등을 허락하는가
토마 피케티.마이클 샌델 지음, 장경덕 옮김 / 와이즈베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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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즈베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토마 피케티 경제학자와 마이클 샌델 정치철학자의 대담을 정리해 책으로 냈습니다.


 두 학자의 대화가 흥미로워요. 죽이 척척 맞을뿐더러 질문을 폭넓게 이해하고 생각지 못한 곳에서 답변을 가져옵니다. 아마 대담을 직접 들었으면 이해하지 못하고 후루룩 흘려 버렸을 거 같아요. 『기울어진 평등』으로 정리해 나오니 들여다보고 여러 번 생각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토마 피케티와 마이클 샌델은 평등에 관련한 9가지 주제로 대담을 진행합니다. 주로 마이클 샌델이 질문을 하고 토마 피케티가 대답을 하는 형식인데 뒤로 갈수록 토마 피케티가 질문하여 마이클 샌들의 대답도 들을 수 있습니다.


 평소 쉽게 접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니라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충분히 시간을 갖고 천천히 읽어본다면 분명 가치가 있다고 느낄 거예요. 두 석학께서 편하게 이야기하시는 거라 배경지식이 필요한 이야기를 바로바로 꺼내 언급하기 때문이죠.






 아무래도 경험이 있었던 입시 이야기가 가장 쉽게 이해됐고, 미국 정당의 변화나 포퓰리즘은 생소하게 느껴졌어요. 그나마 일론 머스크의 행보를 따라가다 얻어들은 이야기로 공화당 민주당의 변화는 조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정치도 미국과 닮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대다수의 시민들을 대변할 정당이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으니까요.







 누진 세제, 남북 간의 불균형을 읽으며 나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머리 아픈 글을 왜 읽어야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당장 먹고살기 급급하고 누진 세를 낼 만한 소득 분위도 아닌데 말이죠. 그런데 나를 둘러싼 세계에 관심을 줄이고 시야가 좁아지면 지난 4월 4일 같은 일은 일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울어진 곳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이 어떻게 평등을 쟁취하고 지킬 수 있을까요. 4, 5년마다 돌아오는 선거철에만 반짝 관심을 기울일 뿐 다시 무관한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하는 걸까요. 『기울어진 평등』과 같은 책을 읽고 촉각을 곤두세우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필요한 순간에 바로 감지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리고 필요한 순간에 바로 행동해야 합니다.


 왜?라는 질문 없이 받아들였던 행동이 기울어진 평등을 고착시킨다고 생각해요. 『기울어진 평등』은 표면에 있는 것보다 이면의 것을 보고 싶다는 저의 바람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해준 책입니다. 배경지식이 부족해서 머리를 싸매고 읽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내가 속한 곳의 평등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문장수집

평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탐구하는 한 가지 방법은, 먼저 왜 불평등이 문제가 되는지 묻는 것입니다.
P. 9 ㅣ 샌델


당신은 방금 불평등이 왜 문제인지 세 가지 이유를 밝혔습니다. 첫 번째는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에 대한 모두의 접근권에 관한 것입니다. 두 번째는 정치적 평등, 다시 말해 발언권과 권력, 참여에 관한 것입니다. 당신이 간략히 언급한 세 번째 이유는 존엄성에 관한 것이지요.
P. 13 ㅣ 샌델


경제적 격차는 단지 경제적 격차에 그치지 않습니다. 사회적 격차 문제가 따라옵니다.
P. 14 ㅣ 피케티


마지막으로 제가 보기에 가장 중요한 정치적, 철학적 논거는 사실상 역사적 논거인데요,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는 이 모든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P. 15 ㅣ 피케티


우리가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위한 야심 찬 평등주의적 목표를 어느 정도 포기한 것이 오늘날 여러 가지 문제의 근원이라고 생각합니다.
P. 16 ㅣ 피케티


저는 우리가 과거에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평등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새로운 지구적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P. 18 ㅣ 피케티


좋은 소식은, 이런 탈상품화가 교육과 의료 분야에서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이 두 분야가 오늘날의 경제에서 대단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P. 23 ㅣ 피케티


저는 이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역사적으로 사회적 국가 social state가 부상한 것을요.
P. 27 ㅣ 피케티


지나친 상품화는 돈을 더 중요한 것으로 여기게 하고, 경제적 불평등 속에서 사람들이 교육과 의료, 정치적 발언권과 같은 기본제에 접근할 수 없게 차단한다는 것이지요.
P. 31 ㅣ 샌델


저는 우리가 모든 것을 상품화하고 더 높은 재정적 인센티브와 더 많은 급여를 줌으로써 사람들이 일과 삶에서 실제로 관심을 쏟는 많은 것을 파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P. 35 ㅣ 피케티


북부를 부유하게 해준 것은 글로벌 노동분업과 전 세계적인 자연자원 착취 과정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20세기 북부에서 발전한 사회민주주의와 복지형 자본주의의 가장 중대한 한계이고, 앞으로 변화해야 할 부분이지요.
P. 45 ㅣ 피케티


그들은 대개 시장 논리의 승자인 경우가 많고, "나를 반대하는 자는 모두 좌파든 우파든 다 포퓰리스트다"라며 모든 반대자의 정당성을 부정하고 싶어 하지요. 그래서 다 같은 용어를 쓰는 것은 제가 보기에 조금 위험합니다.
P. 51 ㅣ 피케티


적어도 미국 정치의 전통에서 '포퓰리스트'라는 말은 본래 19세기에 산업 노동자와 농민이 경제적 엘리트로부터 권력을 쟁취하려고 뭉친 데서 시작되었습니다.
P. 53 ㅣ 샌델


따라서 시장에 관한 신념은, 가치나 훌륭한 삶이라는 실체적 개념들에 대해 중립성을 확보하려는 어떤 자유주의적 열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P. 57 ㅣ 샌델


스스로 통치한다는 것은 19세기 미국의 가장 심층적인 열망일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현대성의 기원이기도 합니다.
P. 59 ㅣ 피케티


능력주의는 공동선을 부식시키지요.
P. 68 ㅣ 샌델


능력주의는 승자들에게는 오만을, 뒤처진 이들에게는 수치심을 키워주지요.
P. 68 ㅣ 샌델


더 공정한 접근권을 제공하기 위해 학내 계층의 구성을 바꾸는 목표는 그 자체로 중요합니다.
P. 81 ㅣ 피케티






#기울어진평등 #토마피케티 #마이클샌델 #장경덕옮김 #와이즈베리 #평등 #불평등 #격차 #누진세 #시장 #추첨제 #기본재접근법 #정치참여 #존엄성

경제적 격차는 단지 경제적 격차에 그치지 않습니다. 사회적 격차 문제가 따라옵니다.
P. 14 ㅣ 피케티 - P14

저는 우리가 과거에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평등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새로운 지구적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P. 18 ㅣ 피케티 - P18

지나친 상품화는 돈을 더 중요한 것으로 여기게 하고, 경제적 불평등 속에서 사람들이 교육과 의료, 정치적 발언권과 같은 기본제에 접근할 수 없게 차단한다는 것이지요.
P. 31 ㅣ 샌델
- P31

능력주의는 승자들에게는 오만을, 뒤처진 이들에게는 수치심을 키워주지요.
P. 68 ㅣ 샌델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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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아 (고대 그리스어 완역본) - 명화와 함께 읽는 현대지성 클래식 65
호메로스 지음, 페테르 파울 루벤스 외 그림,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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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살면서 꼭 한 번은 읽어봐야 하는 책,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완독했습니다. 670여 쪽은 서사시를 읽어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는데요. 현대지성에서 그리스어 원전 번역으로 내주셨어요. 104점의 명화를 수록해서 그림책 보듯이 술술 읽을 수 있었습니다.


 줄거리만 많이 들어서 마치 읽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호메로스의 서사시죠. 서양 문학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에요. 현재에도 이 작품의 영향을 어디서든 엿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좀 더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거 같아요. 이렇게 위대한 작품을 내가 이해 못 하면 어떡하지, 남들은 다 재밌다고 하는데 나는 재미없으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이요.


 우려와는 정 반대로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전래동화 같은 익숙한 이야기 구조라 이해하기 편했어요. 번역을 매끄럽게 해주셔서 더 그렇게 느낀 거 같아요. 수많은 명화와 함께 읽으니 이미지로 이해하기도 쉬웠고 상세한 주석과 번역자 해석까지 더해져 긴 이야기가 깔끔하게 정리됐어요.




짠내나는 주인공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함께하다 보면 안타까움이 가장 큽니다. 오디세우스의 이름은 분노하는 자인데 이름과는 달리 '안타까워하는, 슬퍼하는 모습'이 가장 많이 나오거든요. 그러나 옛날 주인공답게 어딜 가나 환영받고 비범한 사람임이 드러나요. 칼립소와 키르케도 오디세우스를 붙잡아 두고 싶어 하구요. 정작 20년 동안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떠도는게 주인공이 '분노할 부분'인가 봅니다.





반복되는 어구와 운율성
 긴 이야기를 읽으면서 서사시인 걸 깨닫는 부분이 있었어요. 바로 반복되는 수사 어구가 등장하거든요. 대표적으로 '계책 많은 오디세우스', '속 빈 함선', '먹고 마시는 욕구에서 벗어났을 때' 등 이 나와요. 고대 그리스어로 운율감을 주고, 길이를 맞추는 역할을 한 걸로 보입니다. 우리의 고전시가가 떠올랐어요.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고대 그리스의 표현법
 시작은 속 빈 함선이었습니다. 배는 밑이 비었는데 왜 굳이 계속 언급할까 하고 찾아봤지요. 그러면서 그 당시 사람들이 중요시하는 것과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엿볼 수 있었어요. 자주색 실이 자주 등장하는데 당시에 엄청난 노동력이 많이 드는 염료더라고요. 황금 주전자와 은대야 같은 물품도 아무나 쓸 수 없는 것이죠. 당시 가장 큰 즐길 거리인 장대한 이야기 속에서 대리 만족을 느끼고 싶었던 걸까요. 과장된 표현으로 극적인 효과를 주는 것이라 생각 하니 그 다음부터는 하나하나 더 유심히 보게 됐어요.





마녀와 시칠리아
 『오디세이아』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칼립소와 키르케 같은 마녀 이야기예요. 섬 하나를 통째로 다스리고 자신만의 궁에서 여유롭게 살아가는 신비로운 여자가 당시에는 마녀로 표현된 게 신기했습니다. 오디세이아 파생 소설을 먼저 읽고 캐릭터를 알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오디세이아』 속 칼립소와 키르케의 분량이 적어서 조금 아쉬웠어요. 키클롭스와 헬리오스의 소가 사는 시칠리아도 제가 좋아하는 부분이에요. 그리스의 이주 식민지로 시작된 시칠리아를 이렇게 엿볼 수 있었어요.






 24권의 여정을 함께하다 보면 우리가 수없이 들어왔던 이야기나 이름이 바로 이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 나왔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그만큼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현재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고전 중의 고전입니다. 저처럼 부담감을 갖고 나중으로 미뤄 두지 마시고 이참에 원전 번역과 명화로 읽는 『오디세이아』를 읽어보세요. 세상이 조금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되실 거예요.





#문장수집

팔라스 아테나께서는 그의 곁에 가까이 머물며 노골적으로 도우셨지. 신들께서 인간을 그렇게 대놓고 아끼며 사랑하시는 걸 나는 지금껏 본 적이 없다네. 여신께서 그렇게 자내를 아끼고 돌보고자 하신다면, 구혼자들 중에 결혼을 완전히 잊게 될 자도 나올 걸세.
P. 85



#오디세이아 #호메로스 #박문재옮김 #현대지성 #현대지성클래식 #컬처블룸 #컬러블룸리뷰단 #일리아스 #그리스로마신화 #고전 #서양고전

팔라스 아테나께서는 그의 곁에 가까이 머물며 노골적으로 도우셨지. 신들께서 인간을 그렇게 대놓고 아끼며 사랑하시는 걸 나는 지금껏 본 적이 없다네. 여신께서 그렇게 자내를 아끼고 돌보고자 하신다면, 구혼자들 중에 결혼을 완전히 잊게 될 자도 나올 걸세.
P.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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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웬디 코프 지음, 오웅석 옮김, 유수연 감수 / 윌마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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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마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하루의 위로, 일상의 쉼이 되는 시


 눈길을 사로잡은 오렌지 표지를 보고 들어오신 당신은 행운의 오렌지를 잡았습니다!
웬디 코프의 시집이 나오길 기다렸던 사람이 바로 저예요. 『오렌지』를 마음에 품고 다닌 사람이 바로 접니다. 우연히 보게 된 오렌지 표지를 보고 무슨 책일까 궁금해하며 찾아봤더랬죠. 시집이라니...! 이렇게 예쁜 시집이 있다니!






자꾸만 가방에서 꺼내고픈 시집.
손에 들고 싶은 시집
따사로운 봄 햇살 아래
흔들리는 나무 그늘 아래서
작게 소리 내어 읽어보는 그 시간이
쉼이 되고 위로가 되고 즐거움이 됩니다.



시란 이런 것이구나.
시집을 들고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언제든 꺼내 보며 눈으로 입으로 내 곁에 머무는 것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 작은 쉼표가 되는 것이구나.



대표작인 『오렌지』몇 번을 읽어도 좋습니다.
매일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동료에게 웃음을 줄 수 있다는 것, 반복되는 일상 속 기억할 만한 하루를 만드는 작은 순간이 머릿속에 그려져요. 오렌지처럼 상큼한 그 순간이 글을 통해 저에게 전해옵니다.




유쾌함과 섬세함을 느낄 수 있어요.
웬디 코프의 시 곳곳에 담긴 섬세한 관찰력에 놀랐습니다. <걱정돼>에서는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따뜻했고, <자석>에선 문자로 표현하는 사랑과 현실감, <노래>에선 뭉개진 바나나와 사랑하는 이의 무던함을 대비시켰어요.
<영혼 없는 칭찬>에선 유쾌함이 묻어나 함께 있던 반려동물을 꼬옥 안아줬습니다. 난 네 꼬순내도 사랑해! 하면서요. <티치 밀러>를 읽을 땐 먼 곳에서 느껴지는 슬픔이 있었고요, <증거>의 마지막 구절에선 감동을 느꼈어요.




스티커로 책꾸를 해보자.
교보문고에서 책을 구매하면 이렇게 귀여운 오렌지 스티커를 받을 수 있어요. 스티커로 책꾸, 필사꾸, 다꾸하면 오렌지 향기가 폴폴 날것만 같아요. 나만의 시집으로 꾸미고 만지작거리면 얼마나 기분 좋은지요. 한정판 스티커 꼭 받으시길요!



1부에선 우리말로 번역된 시를 읽고, 2부에서는 영어 원문으로 된 시를 읽어요. 이해하지 못해도 상관없어요. 우리말로 이해했으니까 영어가 표현하는 소리를 느끼고 시인이 표현한 글을 눈으로만 따라가봐도 충분해요.


웬디 코프의 『오렌지』를 보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읽어주고 싶었어요. 특히 대표 시 <오렌지>는 읽어주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같이 웃을 수 있잖아요. 오늘은 새콤달콤한 시 <오렌지>를 소중한 사람에게 읽어주면 어떨까요?



시의 쓸모는 무엇인가?
당신이 묻는다. 자, 그 대답은 이렇게 시작하지.
시는 인간의 마음에 관한
일화적 증거라고.

<증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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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쓸모는 무엇인가?
당신이 묻는다. 자, 그 대답은 이렇게 시작하지.
시는 인간의 마음에 관한
일화적 증거라고.

<증거> 중에서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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