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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안 돼’는 거절하겠어! - 장애 인권 운동가 주디스 휴먼의 이야기
메리앤 코카-레플러 지음, 비비안 밀덴버거 그림, 김여진 옮김 / 웃는돌고래 / 2022년 12월
평점 :
사람들이 당신을 3류 시민 취급할 때
가장 먼저 필요한 건 자신에 대한 믿음이며,
당신에게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겁니다.
그 다음 필요한 건 바로 함께 싸워 줄 친구들입니다.
주디스 휴먼 <Being Heumann>, 64p
우리는 살면서 참 많은 '안돼!'를 듣곤 한다.
특히 어릴때는 왜이리 안되는 것들 투성이인지.
밖에서 늦게까지 노는 것도,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는 것도,
숙제 대신 친구와 노는 것도,
안되는 것들의 목록은 수도 없이 많았다.
하지만 나의 의지와는 아무 상관없이
그저 내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는 것만으로
세상에 발을 디디고 사람들과 부대껴 살아가고자 하는 것에도
'안돼!'라는 말을 들어야 한다면 어떨까?
나의 건강과 걱정을 생각해서 하는 '안돼'가 아닌
그냥 내 존재에 대한 '안돼'를 평생동안 들으며
집안에만 가만히 있기를 강요당하는 '안돼'라면.
누군가가 나에게 '안돼!'라고 말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질 수 있을까?
'안돼'라는 말은 부정적임과 동시에 자아를 파괴하는 말이다.
누군가의의 자유 의지를 뚝 하고 부러뜨리는 말이기도 하다.
활기차고 수다스러우며 음악과 책을 좋아한 아이,
그저 다른 친구들처럼 학교에 가서 함께 떠들고 웃고 공부하며
평범한 일상을 누리고 싶었던 한 소녀는
비장애인들에게는 숨쉬는 것처럼 당연했던 일들도
투쟁하고, 싸우고, 외치며 얻어내야 할 힘든 과제였다.
단지 휠체어를 타는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70년대 미국에서 있던 이 소녀의 과거 이야기는
현재 지구 반대편의 대한민국에서도 마치 평행이론처럼
똑같이 벌어지고 있는 현재진행형인 이야기이라는 것이
희망과 동시에 절망을,
하지만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한다는 목표와 용기를 갖게 한다.
그 길 위에서 누구도 외면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어느 누구도 나의 권리를 함부로 짓밟을 수 없는 것처럼
타인의 권리도 짓밟혀서는 안되며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바로
나도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세상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반드시 연대해야 한다는
당연한 듯 보이지만 정작 실천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차가운 각자도생의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읽고 공명하였으면 하는 그림책,
「더 이상의 '안돼'는 거절하겠어!」
모두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