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든 자신이 눈으로 볼 수 없는 고통을 진실로 함께 나눌 수 없다는 가혹한 무력감도 동시에 드러내고 있었다.(276-277/66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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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악이란 거의 대부분 무지에서 비롯되며, 따라서 배움이 없는 선의는 악의와 마찬가지로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있다. 인간이란 악하기보다는 차라리 선하지만 사실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한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간은 덜 무지하거나 더 무지하다. 따라서 우리가 미덕 또는 악덕이라 부르는 것도 바로 그래서이며, 가장 절망적인 악덕이란 전부 다 알고 있다고 믿고 그런 이유로 감히 다른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무지라는 악덕이다. 살인자의 영혼은 맹목적이며 가능한 한 최대의 혜안이 없다면 참된 선도 아름다운 사랑도 없는 법이다.
(261-262/66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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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세상의 질서란 죽음에 의해서 해결되니 만큼 어쩌면 신으로서도 사람들이 자기를 믿어 주지 않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고, 게다가 그렇게 침묵하고만 있는 하늘을 올려다볼 일이 아니라 사람들이 온 힘을 다해 죽음에 맞서 투쟁하기를 더 바랄지도 모릅니다. (255-256/66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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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세상의 어느 누구도 심지어 신을 믿는다고 확신하는 파늘루 신부조차도 그런 식으로 신을 믿지는 않는데, 왜냐하면 어느 누구도 자신을 신에게 완전히 내맡기진 않기 때문이며 바로 그 점에 있어서 적어도 리유 자신은 신이 만든 세상과 투쟁하며 진리의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었다.(253/66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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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면 도시는 한산해진다. 침묵, 먼지, 태양 그리고 페스트가 길에서 서로를 만나는 시간이다. 잿빛의 커다란 집들을 따라서 더위가 마치 강물처럼 끊임없이 흐른다. 포로처럼 붙잡힌 채 보내는 길고 긴 이 시간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도시 위로 붉게 타오르는 석양이 무너지듯 쏟아져 내리기 시작하면 비로소 끝난다.(240-241/66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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