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뉴욕에는 누구나 시급한 용무 때문에 온다. 무언가로부터 도망치고 다른 무언가를 찾기 위해. 과거의 대륙에서 도망쳐 과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곳을 향해 왔다. 비록 그새 과거를 조금은 축적한 곳이긴 해도 말이다.
-알라딘 eBook <타임 셸터>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 지음, 민은영 옮김) 중에서 - P32
취리히는 노년을 위한 도시다. 세상은 느려졌고 인생의 강물은 호수가 되어 고였다. 나른하고 고요한 표면, 무료함이라는 사치, 그리고 늙은 뼈마디를 위한 산기슭의 햇볕. 상대성이 도드라지는 시간. 바로 이 시간과 관련한 20세기의 주요한 발견 두 가지—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토마스 만의 『마의 산』—가 하고많은 곳 중에 바로 이곳 스위스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알라딘 eBook <타임 셸터>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 지음, 민은영 옮김) 중에서 - P34
말하자면, 죽음에 익숙해지기 위한 장소다. 비록 익숙해지는 일은 불가능하지만. 참 이상하지 않은가, 언젠가 가우스틴이 내게 말했다. 언제나 죽는 쪽은 다른 사람들이고 우리 자신은 절대 죽지 않으니 말이야.
-알라딘 eBook <타임 셸터>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 지음, 민은영 옮김) 중에서 - P35
과거에 무자비해져야 한다고. 왜냐면 과거 자체가 무자비하니까.
-알라딘 eBook <타임 셸터>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 지음, 민은영 옮김) 중에서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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