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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가격 -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가격의 미스터리!
에두아르도 포터 지음, 손민중.김홍래 옮김 / 김영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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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따라 주위에서 차를 바꾸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그들의 말인즉 이제 지위와 나이에 걸맞는 차를 타야한다나?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아직 출퇴근에 전혀 지장이 없어 몇 년은 더 탈거라 말하면 사람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차종에 따라 행사장 멀리서 내려 걸어 행사장으로 간다고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들에게 ‘차’는 지위와 부의 상징일지 모르겠으나, 내게는 그저 출퇴근용 도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내 판단과 차를 바꿔야 한다는 사람들의 가치체계는 전혀 다른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의 가격, 이는 상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세상에 ‘돈’으로 환산되지 않은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다소 불편한 진실이었지만 일상생활 매순간 이뤄지는 모든 행동들을 되돌아보게 한다.

<뉴욕타임즈> 칼럼리스트 에두아르도 포터의 책 <모든 것의 가격>은 인간의 행동경제학을 심리학적으로 파헤쳐 재미있다. 사물은 물론이고 생명, 행복, 여성, 공짜, 문화, 미래의 가격까지 분석한다. 미국, 유럽 아시아 다양한 사례를 들어 가격 뒤에 숨은 사회적 문화적 차이에 따른 가격의 변화를 들춰내 읽기 쉽다. 가격결정은 경제적, 문화적 심리적으로 복합적으로 이뤄지며 인간은 합리적이기도 투기적이기도 한 존재라는 사실이 입증된다.

누구나 궁금해 하는 목숨값은 911테러 희생자들의 보상을 들어 보여준다. 죽은 자의 목숨값은 몇수십배의 차이를 보인다. 부자와 가난한 자의 슬픔이 다를 리 만무하지만, 살아있는 동안 불평등은 죽음 후에도 고스란히 이어진 셈이다. 갓 결혼한 신랑의 죽음과 십수년을 살아온 신랑의 죽음 이 둘의 가치, 가격을 어떻게 매길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우리가 배우고 추구하는 가치와 실제 우리가 선택하는 가치는 다르다.

이 책은 이러한 고통스런 사실을 일깨운다.

“인간이 내리는 모든 결정의 배후에는 ‘가격’이 있다. 어느 쪽이 정의로운지 판결하기 앞서 인간이 실제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해보자”

이것이 작가인 포터가 책을 쓴 이유이고 책은 무척 성공적이다. 나조차 파악하지 못한 내 삶의 모든 선택의 순간 뒤에 숨겨진 대안들에 대한 가치를 들여다보게 했던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도덕적 가치도 가격의 문제로 치환되는 때 인간이 비용과 편익을 분석해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동물이 아님은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사실이었다.

이런 가격을 예산으로 길들일 수 있을까. 경제학자들이 말한 대출은 대안이 되지 못했다. 경쟁도 통제도 적절한 방법이 되지 못했다. 늘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가격의 플라시보 효과, 남의 것보다 내 것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인간 등 인간의 비경제적인 행동은 어찌할 것인가.

가격 탐색 시도는 매우 흥미로웠다. 보수와 진보의 불평등심화에 따른 행복도, 일부다처제의 해석도, 개발도상국에 버려지는 쓰레기도 비이성적이지만 논리적이었다. 


미국식 자본주의는 2008년 금융위기 때 한계의 정점 직면했고, 새로운 경제학의 대두는 거의 기정사실화되었다. 다만, 저자가 말한 것처럼 부의 분배가 개인의 만족보다 중요할 수 있는 인간이 세상에 적합한 인간라는 사실을 전제로한 경제학이 과연 대두될 수 있을까.

가격이 인간이 무엇을 원하고 인류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알려주기에 과거를 보면 그다지 희망적이지는 않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추구하고 이 둘은 터무니 없이 차이가 나는 복잡한 세상, 인간이 자기 통제력이 부족한 존재를 실감하며,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서 새삼 내삶의 숨겨진 가치 체계를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내 삶이 내 욕망에 의한 선택인지 남들의 욕망에 의한 선택인지 말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그 간극을 조금이나마 좁혀보려 할 것이며, 세계와 정부의 다양한 선택들 뒤에 숨은 '잔인한 비용과 편익에 대한 가격'을 통한 인류가 추구하는 '가치'를 예의주시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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