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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는 틀렸다 - '국민총행복'을 높이는 새로운 지수를 찾아서
조지프 스티글리츠 외 지음, 박형준 옮김 / 동녘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계량 방식이 우리의 신념과 상상력을 결정하고 문명을 건설한다

통계와 회계방식에는 우리가 사물에 부여하는 가치가 들어있다. 그것은 우리의 세계관, 사회관, 인간, 그리고 사람들의 상호관계에 대한 생각 등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따라서, 지표를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기 전에 그것의 목적은 무엇이고 대체 무엇을 측정하며, 그것을 통해 무엇을 얻는지 반드시 질문해야 한다. 

특히, 여러 경제활동 지표로 활용되는 GDP가 나날이 성장하는데 사람들 살림살이는 더욱 어려워지는 이때 더욱 필요한 일이다. 

 

경제성과의 측정방식을 바꾸지 않는, 이 악순환은 계속된다

지금까지의 통계수치는 생산에 초점을 맞춰 경제성장을 마치 희소성에 대한 승리인 것처럼 조명하며 숭배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지금의 성장은 체감경기를 반영하지 못할뿐더러 지구의 미래를 위험에 빠트리고 창출보다는 더 많은 파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측정방식이 세상과 경제 변화의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니 어쩌면 잘못된 측정방식으로 지금까지 잘못된 길을 걸어왔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한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008년 2월 ‘경제 실적과 사회진보의 계측을 위한 위원회’를 설립, GDP의 한계와 GDP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에 대한 연구를 지시했으며, 그 논의의 결과물인 <GDP는 틀렸다>를 세상에 내놨다.  


무엇을 측정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하는 일도 달라진다

우리의 놀라운 성장은 미래 성장을 차압한 대가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미래를 담은 ‘지속가능성’ ,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차원에서 복합적인 요소가 다뤄져야 한다. 그리고 현재의 행복을 평가하는 일에 소득같은 경제 자원뿐만 아니라 비경제적 삶의 요소, 질적 재화들을 포함시켜야 한다. 또한 집단적 성격의 서비스는 물론이고 자신의 생활수준에 기여하는 교육, 의료, 공공주택, 여가 등 개인 서비스의 요소도 계측되어야 한다.  


무엇을 지표로 만들 것인가. 지도자들과 개개인의 시민으로서의 각자가 내릴 결정과 선택, 행동이 달라진다. 따라서 더 이상 GDP는 경제학자나 정치가들의 전유물일 수 없다.  


<GDP는 틀렸다>는 GDP를 대체할 새로운 지표를 제시하지는 못했지만, 세계적 차원의 통계에 대한 생각의 틀을 전환시키고 GDP에 대한 한계와 대체할 지표의 필요성에 대한 대중적 담론화에는 크게 기여했다. 무엇보다 내게 ‘지표’, 측정방식이 새로운 문명을 건설해 낸다는 논리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한치의 의심없이 경제전반에 사용된 GDP가 나의 생활과 국가와 지구에 미칠 여파를 생각하면, 앞으로 그 어떤 숫자도 쉬이 보이지 않을 듯하다.

우리는 가치를 어떤 숫자에 담아내고, 오랜 동안 누군가가 담아온 숫자에 목을 메고 살아오고 있다. 이제 물건이 주는 편리에 맞춰 인간의 행복을 말하는 것은 그만두고, 지표 저 편에 숨은 인간의 잘못된 문명을 이끌어가는 숨은 그림자와 한계를 명확히 들여다 볼 때다.  


이 책에서 사르코지의 발간사와 위원회 핵심 석학 노벨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를 비롯한 3인방의 머리말는 책의 목적과 연구의 배경을 명확히 담아 어려운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고 이해하는 핵심적 역할을 했다. 또한 각 장마다 명확한 주제의식과 그에 따른 연구결과 권고 및 요지는 대중적인 담론화에 크게 기여했다.  또한,  '옮긴이의 말'에서 번역가 박형준의 한국의 현상황을 빗댄 GDP와 정치적 상황에 대한 설명은 진정한 번역가의 모습을 본 것 같아 인상깊었다. 


제1장 누구를 위한 보고서인가에서 저자는 4그룹의 계층에게 본 책이 읽히길 바랐다. 첫 번째 정치지도자, 두 번째 정치입안자, 세 번째 학계(특히 통계청 관련자) 네 번째 대중(특히 언론인과 미디어) . 나 역시 한국에서도 네계층(특히 정치가와 정치입안자들)이 이 책을 바탕으로 국가차원에서 관련 당사자들의 토론회를 통해 보다 사회적인 진보와 발전을 위한 방법을 찾아나가길 고대한다.  

 

* 본 책은 알라딘 제9기 서평단으로 활동하며 제공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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