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캐럴 펭귄클래식 43
찰스 디킨스 지음, 이은정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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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이 되면서 어린 시절에 읽었던 책, 혹은 단순한 내용을 담은 듯한 책들은 뻔하고 지루하다는 이유로 대개 멀리하곤 합니다. 유치하다고 생각할수도 있구요. 일단 책 자체를 접하는 시간이 줄어들다 보니 가끔 읽더라도 화제가 되는 책, 실용적인 책에 더 손이 가고는 합니다.


종종 이런 작품을 통해 고전에 대해 생각을 해봅니다. 고리타분한,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좋은 메시지를 담은 작품일지라도 세상이 바뀌고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면 그에 맞게 설득력을 가지는 새로운 이야기와 새로운 형식에 담아내야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가 어른이 되면서 많은 걸 안다고 생각한 나머지 오만해졌거나 더 이상 무엇도 마음 깊이 새기고 싶지 않을 만큼 지쳐버린 것에도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새로움을 내세우는 책들, 급변하는 세상에 발맞춰 부지런히 따라가야 한다고 말하는 책들이 알게 모르게 우리의 피로를 더 가중시킬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땐 오히려 뻔한 이야기,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야기가 더 부담도 없고 받아 들이기도 쉬워요. 단순한 게 진리라는 말도 있듯이, 가끔은 단순한 거 읽자구요.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천천히 읽다 보면 잊고 지낸 감정들이 살아나기도 하고 새로운 감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이 이야기 정말 몇 십 년만에, 아니 어쩌면 책으로는 처음 읽어본 건지도 모르겠는데, 스크루지도 생각보다 동정이 가는 인물이더군요. (어릴 때는 그저 원래 못된 영감이 개과천선한 이야기였던 것 같은데...) 


가치 있는 이야기 한 편이 세상을 바꿀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잠시 멈추고 나와 주위를 돌아보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오만한 마음을 버린다면). 그 사실은 결코 변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필요한 그 역할을 해주는 뻔한 이야기를 고전이라고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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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 타자기 - 젊은 날 닥치는 대로 글쓰기
폴 오스터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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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기억들은 두고 두고 아물지 않는 상처로 남기도 하지만 신기하게도 많은 부분들이 지나고 나면 그럭 저럭 돌아보고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게 됩니다. 꼭 눈에 띄게 성공한 자가 아니더라도, 고생담이라는 건 그 시간을 '견뎌냈다'라는 훈장처럼 남는 것 같습니다. 지나친 과장이나 허세, 자기 연민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청자(혹은 독자)도 그런 이야기를 너그럽게 들어주고 때로는 묘한 친밀감이 형성될 때도 있습니다. 작가가 본인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쓴 책을 읽고 나면 마치 그 작가와 오랜 대화를 나눈 것처럼, 보다 가까운 사이가 된 듯한 경험을 하기도 하죠. <빵굽는 타자기>는 작가 폴 오스터가 무명 시절의 자기 이야기를 쓴 자전 소설입니다.


솔직한 감상으로는 작가가 자기 감정을 속 시원히 털어놓은 것 같지 않아 약간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단순히 경제적인 어려움과 에피소드 같은 것들 보다는 그로 인해 때로는 위태롭고 무너질 듯 했던, 그런 심경이 느껴지는 글을 저는 원했던 것 같습니다. 하긴 아무리 자전적인 이야기라 할지라도 굳이 밝히고 싶지 않은 것들도 있겠죠. 아니면 힘들었지만 결코 그 정도로는 꺾이지 않는 정말 강한 멘탈을 가진 사람일지도...?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투정 부리는 아이처럼 떡하니 뒤에 부록들을 실어놓은 걸 보고 웃음이 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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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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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에 대한 평가를 할 때 아무리 논리적으로 옳고 명확한 지적이라 하더라도, 그것보다 중요한 건 그것에 영향을 받게 될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요. 평가로 먹고 사는 평론가의 글이든, 또는 개개인의 자유로운 댓글이든 보통 우리는 그러한 배려보다는 자기의 지식과 의견을 앞세우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때로는 공격적인 언행이나 냉철한 분석, 현학적인 표현에 익숙해져 있고, 또 그걸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마치 그것만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요. 물론 그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받아들이는 상대방에게 상처가 되는 결과를 낳았다면 언제라도 자기의 표현 방식을 되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는 저부터 반성) 

세장 반의 적은 분량 속에서, 어찌보면 황당하다고 느낄 수 있는 내용 전개였지만 말과 표현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든 단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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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표류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연정 옮김 / 예문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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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읽은 책은 다시 읽지 않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세상에 읽을 책이 얼마나 많은데 본 책을 또 보냐'라는 분들도 있고, '기억에 남지 않는다는 건 처음 읽었을 때 별로였기 때문'이라는 분들도 있습니다.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저는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걸 좋아합니다. 아무리 좋았던 책이라도 시간이 흐르면서 기억이 애매해질 때가 있기도 하고, 그 당시 그저 그랬던 책들도 나이를 먹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다르게 와닿는 부분들도 있기 때문이죠. 


20대의 초입에, 많은 용기를 주었고 그래서 잊을만 하면 한 번씩 읽었던 책입니다. 십 여 년이 흐른 30대의 초입에서 읽어 보니 또 다른 부분들이 보이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20대에는 뒤를 생각하지 않고 나아가는 이들의 분투기를 여과 없이 받아들였다면 지금은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더군요. 


재미있다고 표현했지만, 사실은 슬펐던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책이 쓰여진 때와 지금의 세상은 분명 차이가 있고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도 좀 더 넓어진 건 어느 정도 사실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물었을 때, 이룬 것 없는 청춘에 머물러 있기가 두렵고 지친 나머지 나를 정당화하고자 하는 그럴싸한 변명을 하려고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많은 걸 생각하지 않고 겁 없이 나아가는 게 청춘이라면, 어쩌면 나는 청춘에서 벗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종종 들곤 합니다. 겁이 많아지고 나아가기를 주저하는 듯한 나를 마주하게 될 때면 고개를 세차게 내저어야 하는데, 때로는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더 나이가 많은 분들은 '겨우 그 나이에 무슨'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이 시기에 할 수 있는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일 겁니다. 


청춘의 시기는 나이 구간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 가짐과 행동에 따라 본인이 결정 짓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나는 어디쯤에 있는지, 앞으로 어디에 머물러 있을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고개 숙이지 않기 위해, 고개를 내젓는 나로 남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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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의 반격 - 디지털, 그 바깥의 세계를 발견하다
데이비드 색스 지음, 박상현.이승연 옮김 / 어크로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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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와 디지털이라는 건 반드시 기술적인 차이만을 나타내는 게 아니라 정서와 경험을 총칭하는 포괄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그리고 우리가 소위 '인간적'이라고 표현하는 많은 것들이 아날로그의 영역에 포함되어 있죠. 브레이크 없는 속도전을 벌이는 듯한 사회 환경 속에서도 아날로그 붐이라는 반작용이 부분적이나마 나타나는 건 우리 안 어딘가에 인간적인 것들을 지키고 싶어하는 어떤 본능이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당연히 일부러 과거로 회귀하지 않을 것이고 (적어도 기술적으로는), 기술이 극한까지 발전해서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는 세상이 올 거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요. 기술을 만드는 인간이 불완전하기 때문입니다. 불완전성은 인간의 조건 중 하나이고, 그렇기 때문에 아날로그의 영역에 있는 것들은 눈에 띄는 결함이 있을지라도 오히려 친근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겁니다. 디지털은 따지고 보면 '완벽'도 아닌, '완벽한 척'을 하는 거라고 전 생각합니다. 아니, 완벽을 지향하는 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혹은 편리 지향일지도. 편리하다는 건 당장에 좋을 수 있지만, 그로 인해 잃어버릴 수 있는 것들의 가치를 무서울만큼 망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원래 빠르게 변하는 것들에 눈이 휙휙 돌아가기 마련이고, 그런 것과 상관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무형의 가치는 늘 그 자리에 있기에 중요성을 잊고는 합니다. 굳이 역행하진 않더라도 내가 소중히 여기고 기뻐했던 것들을 가끔씩 돌아보는 여유와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읽고 만든 <되돌아보기>라는 곡도 이러한 아날로그적인 정서에 기대어 쓴 곡입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해가도 그 한 구석에는 변하지 않는 가치들이 존재하기 마련이고, 그런 것들을 기억하기 위한 노래를 합니다."


어떤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냐 라는 질문에 대답해야 할 때, 위와 같은 다소 거창한 얘기를 하곤 했습니다. (써놓고 보니 정말 거창하네요...)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의 힘을 유용하게 사용할지라도, 아날로그적인 정서와 감성만은 지켜나가는 노래를 계속 만들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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