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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표류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연정 옮김 / 예문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한 번 읽은 책은 다시 읽지 않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세상에 읽을 책이 얼마나 많은데 본 책을 또 보냐'라는 분들도 있고, '기억에 남지 않는다는 건 처음 읽었을 때 별로였기 때문'이라는 분들도 있습니다.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저는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걸 좋아합니다. 아무리 좋았던 책이라도 시간이 흐르면서 기억이 애매해질 때가 있기도 하고, 그 당시 그저 그랬던 책들도 나이를 먹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다르게 와닿는 부분들도 있기 때문이죠.
20대의 초입에, 많은 용기를 주었고 그래서 잊을만 하면 한 번씩 읽었던 책입니다. 십 여 년이 흐른 30대의 초입에서 읽어 보니 또 다른 부분들이 보이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20대에는 뒤를 생각하지 않고 나아가는 이들의 분투기를 여과 없이 받아들였다면 지금은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더군요.
재미있다고 표현했지만, 사실은 슬펐던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책이 쓰여진 때와 지금의 세상은 분명 차이가 있고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도 좀 더 넓어진 건 어느 정도 사실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물었을 때, 이룬 것 없는 청춘에 머물러 있기가 두렵고 지친 나머지 나를 정당화하고자 하는 그럴싸한 변명을 하려고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많은 걸 생각하지 않고 겁 없이 나아가는 게 청춘이라면, 어쩌면 나는 청춘에서 벗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종종 들곤 합니다. 겁이 많아지고 나아가기를 주저하는 듯한 나를 마주하게 될 때면 고개를 세차게 내저어야 하는데, 때로는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더 나이가 많은 분들은 '겨우 그 나이에 무슨'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이 시기에 할 수 있는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일 겁니다.
청춘의 시기는 나이 구간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 가짐과 행동에 따라 본인이 결정 짓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나는 어디쯤에 있는지, 앞으로 어디에 머물러 있을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고개 숙이지 않기 위해, 고개를 내젓는 나로 남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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