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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중고서점지기님의 "알라딘 중고서점 잠실롯데월드타워점"


저는 온라인으로 알라딘에서 책을 주로 구매하는데요

알라딘 홈피에 잠실롯데월드타워점이 오픈한 소식을 보고 언제 한번 들러야겠다 하다가

얼마전 잠실역을 경유할일이 있었는데 2호선 잠실역 롯데월드 방면 지하보도에서

8호선 잠실역 11번출구 까지의 거리를 전혀 멀다 느끼지 않고 걸어 갔지요

전에는 잠실 교보문고를 종종 찾았습니다 잠실 교보는 여기가 서점인가? 시장통인가? 싶을 정도의

잡스런 분위기를 갖고 있는 듯 해요~ 게다가 잠시라도 엉덩이 붙이고 책 볼 공간도 턱없이 부족해서

책을 직접 읽어보고 살 때에는 강남교보를 가곤 합니다

물론 강남교보 갈때 책을 더 많이 샀었죠

그렇게 지하철타고 책을 여러권 사서 올때 느끼는 무게감과 피곤함은 카타르시스에 가깝습니다

새책이 주는 새것이라는 신선한 감촉을 저렴한 값에 느끼는 유희, 인쇄냄새, 잉크냄새, 양장본냄새,

원가절감 막종이 냄새.... 빳빳한 종이를 넘기는 손넘김도 좋지만

절판이 되거나, 스테디셀러, 버려진 강아지 입양하듯 손길 가는 대로 잡히는 책,

소장하고 싶거나, 최상급의 새책같은 중고책이 필요할땐 중고책을 찾게되죠

(...)

특이한 것은 매장 한가운데에서 커피를 팔고 있어요

왠지 오늘 뿐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다시 이곳을 자주 찾게 될거 같아요

다음에 왔을때도 여기는 지금처럼

중고책 특유의 냄새와 커피냄새가 어우러져 고혹스럽기까지 한데

이때 음악은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중 13번째 곡 `백조` 가 유유히 흐르고

(요요마의 첼로 연주와 캐서린 스탓의 피아노선율이 어울어진 swan이면 더 좋겠다)

검정 뿔테 안경을 낀 꽃중년인 나(이런 표현 이젠 막나가자는 거죠)는 쇼윈도 너머의 어느 자리에 앉아 책을 읽으며

녹용같은 아메리카노 더블샷을 홀짝 거릴것만 같습니다

이곳은 아무때고 책만 보다가 그냥 나와도 눈치주는 사람이 없는 열린 공간이에요

지하철 역사내에 위치한 지라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지나치겠군여

이제는 보기 드문 중고책방 알라딘 중고매장은 매우 쎄련된 모습이지만

지금은 사라진 예전 청계천의 명물 헌책방 골목이 떠오르네요

그곳에선

원래 종이의 색깔이 주황색 이었나? 싶을 정도로 빛과 색이 바랜 500원 1000원 하는 오래된 희귀한 책들에서 부터

말을 탄 나폴레옹 그림이 그려진 참고서, 저렴하게 나온 문고판 책들, 좌에서 우로 넘기며 세로읽기를 하던

투르게네프의 첫사랑 같은 책들....

추억의 헌책방이 사라진 2016년

이십수년만에? 어쩌면 더 지났을지도....

새책서점과 인테리어가 다를바 없는 깔끔한 중고서점에서 왠지 청계천 헌책방의 향수를 나 혼자만 찾는 걸까요?

이곳에 책들이

지금보다는 더 많은 헌책들이 차곡차곡 쌓이길 바래 봅니다

지금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추억의 공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그려진 비닐봉지에는

온라인 장바구니에 수개월째 담겨있던 책 목록중 일부를오프라인에서 담아 왔습니다

http://blog.naver.com/websprit/220707245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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