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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생각은 철학에서 시작된다 -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들뢰즈까지, 철학자들이 들려주는 20가지 생각 도구
오가와 히토시 지음, 이정미 옮김 / 오아시스 / 2025년 3월
평점 :
탁월한 생각은 철학에서 시작된다 / 오가와 히토시 / 오아시스
<탁월한 생각은 철학에서 시작된다>는 철학자들의 사고법을 현대의 일상과 비즈니스에 실용적으로 접목시키는 훌륭한 인문서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들뢰즈에 이르기까지 20명의 철학자가 남긴 다양한 사고법을 바탕으로, 단순한 이론 소개에 그치지 않고 ‘응용포인트’를 통해 철학적 사고를 실제 상황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이 책은 철학적 사고를 어렵고 추상적인 학문에서 벗어나, 누구나 손쉽게 적용 가능한 실천적 도구로 제시하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특히 말라부의 ‘가소성’ 개념을 휴지라는 일상적 소재에 적용해보는 예시는 매우 흥미롭다. 휴지의 고정된 특징을 나열하고, 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여 변형하는 과정을 통해 독자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훈련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정된 특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거나 변형해보는 사고 실험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두루마리 형태로 말려 있다’는 점을 재고해본다면, 휴지를 굳이 둥글게 말아서 보관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대신 냅킨처럼 접어서 꺼내는 형태라면 어떨까? 사용자는 필요한 만큼 접힌 휴지를 꺼내어 바로 사용할 수 있으니, 휴지를 뜯는 과정이 더욱 간편해지고, 휴지 끝이 말려 들어가거나 헝클어지는 문제도 줄어들 것이다. 또한, 휴지의 흰색이라는 고정성을 바꾸어, 색깔이나 무늬를 입힌다면 인테리어 소품처럼 화장실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도 가능하다.
또한, ‘칸으로 나눠져 있다’는 점에 착안해, 칸을 단순히 뜯기 편한 크기로 나누는 데서 더 나아가, 칸마다 다양한 기능을 부여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 칸은 기본 청결용, 다른 칸은 보습 기능이 강화된 휴지, 또 다른 칸은 향기가 첨가된 휴지로 구성하는 것이다. 이처럼 칸의 기능을 다변화하면 사용자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휴지 사용 경험이 한층 개선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비데와 같은 첨단 과학기술이 물로 씻고 건조하는 방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착안해, 두루마리 휴지의 형태와 기능을 재구성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도 떠오른다. 예를 들어, 휴지를 전자기기와 결합하여 물 분사나 건조 기능을 일부 휴지에 내장하는 스마트 휴지 개발도 가능할 것이다. 혹은 휴지를 완전히 대체하는 신소재를 개발하여, 환경 친화적이고 재사용 가능한 위생 도구로 진화시키는 방향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처럼 휴지의 고정된 특징들을 하나씩 의심하고, 관점을 바꾸고, 재구성함으로써 기존의 틀을 깨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탄생한다. <탁월한 생각은 철학에서 시작된다>에서 제시하는 철학적 사고법은 일상 속 평범한 사물도 새롭게 바라보고 혁신적으로 변모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이는 단순한 사고 실험을 넘어 실제 비즈니스 혁신이나 제품 개발에도 적용 가능한 강력한 사고 도구임을 보여준다.
들뢰즈의 ‘도주선’ 개념이 비즈니스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는 오스본 체크리스트와 연결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오스본 체크리스트의 변장하기, 보태기, 용도 바꾸기, 형태 및 크기 바꾸기 등 아이디어 발상법은 철학적 개념에서 출발해 실용적 기법으로 발전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는 철학적 사고가 단지 사변적 사고에 머무르지 않고 구체적 창의력 도구로서 작동함을 보여준다. 또한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의 만다라트 계획표는 3x3 격자 형태로 중앙에 목표를 두고, 주변 8칸에 목표 달성을 위한 세부 아이디어나 행동 계획을 적는 도구다. 다시 각 주변 칸을 중심으로 3x3 격자를 만들어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목표를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분해하여 실천력을 높인다. 이것은 오스본 체크리스트와의 유사한 것으로 보여 나에게는 흥미로우면서 익숙한 것으로의 통찰로 보였다.
책에서 제시하는 철학적 사고의 기본 3단계인 ‘의심하기, 관점 바꾸기, 재구성하기’는 문제 해결과 아이디어 창출의 근본 원리로서 매우 유용하다. 더불어 철학자들의 생각 도구를 익히고, 이를 습관화하며, 실제 아이디어로 실현하는 3단계 방법론은 철학적 사고를 삶과 업무에 자연스럽게 통합시키는 구체적 로드맵이라 할 수 있다. 1장부터 3장까지 체계적으로 구성된 내용은 독자들이 철학적 사고를 단계별로 익히고 적용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 책은 철학이 단순한 학문적 연구를 넘어 창의적 사고와 문제 해결의 강력한 도구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철학적 사고가 인생의 결정적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문구는 깊은 울림을 주며, 독자로 하여금 자기 삶의 터닝포인트를 기대하게 한다. 철학자들의 사고법을 통해 생각의 틀을 넓히고, 일상과 비즈니스에서 탁월한 아이디어를 실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꼭 추천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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