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은 관념이 아니라 관능으로 작동하고 관능은 감각으로써만 소통된다. 맛은 개념이 아니고 기호가 아니고 상징이 아니다. 맛은 인간과 자연의 직거래이다. 맛은 정의가 아니고 불의가 아니다. 인간은 맛을 통해서 자연에 사무치고 저 자신의 육체를 자각하게 되는데, 이때의 인간은 개인이며 또 공동체이다. 음식을 먹을 때, 맛은 혓바닥에서 목구멍으로 넘어가는데, 인간의 마음은 맛이 사라져가는 목구멍의 안쪽을 따라간다. 개별적 인간의 목구멍으로 넘어간 맛이 공동체의 정서와 공동체의 독자성을 이룬다.

평양냉면, 함흥냉면, 전주비빔밥, 남원추어탕, 충무김밥 같은 음식 이름은 개별적 관능에서 공동체의 정서로 넓어져가는 맛의 사회적, 역사적 전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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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렁하고 아리송한 문장으로 심령술을 전파하는 힐러healer들의 책이 압도적인 판매량을 누리는 독서풍토에서 외상외과의사 이국종 교수의 저서 『골든아워』에 모이는 독자들의 호응을 나는 기쁘게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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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별들은 인간의 시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별을 보지 못하고 자라는 아이들은 불행하다. 아이들은 자신의 불행을 모른 채,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자란다. 아이들아, 먼지의 장막 뒤에서 별들은 빛나고 있다. 아이들아, 별들은 보이지 않을 뿐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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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결혼이라는 게 있을까요? 거짓말을 하시는군요. 모든 결혼은 하나하나 비범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 그 사람이 비범하기때문에 결혼도 비범하다는 게 아니라 평범한 사람 둘이 만나도 비범하게 되는 게 결혼이에요."
-『무희』,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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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 탓으로 양극하게 번민하는 건 죽은 사람을 욕보이는 것과 닮은꼴일진대 사람들은 자기 편한 식으로 행동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죽은 사람은 살아 있는 사람에게 도덕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 「이즈의 무희 - 천 마리 학 · 호수] 1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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