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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얼굴 - 어느 늙은 비평가의 문학 이야기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지음, 김지선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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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얼굴'을 보았다. 이 책을 훑어보면 낯선 이름과 낯선 얼굴들이 한가득 들어있다.  독일에서 '문학의 교황'이라 불리는 평론가인 마르셀 라이히라니스키의 시선을 따라 작가의 얼굴과 삶을 읽다보면, 낯설던 모습이 조금씩 친숙해진다. 독일 문학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라면 더할나위 없이 즐겁게 읽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호기심을 가지고 낯선 세계의 문을 두드려 볼 수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작가의 초상화를 갖게 되면서, 그 작가에 대한 글을 쓰는 것으로 시작됐다. 저자는 나아가 독일 방송에 나가 비평함으로써 더욱 유명세를 탔는데, 독일인 대부분이 알고 있는 유명한 비평가라고 한다. '독일문학'에 대해 말하는 만큼, 아픈 역사와 맞물려 작가들의 다양한 행동 양식을 볼 수 있다. 어떤 작가들은 항거했고, 어떤 작가들은 히틀러 식 경례를 했으며, 어떤 작가들은 사회에 대한 관심을 끊었다. 폴란드계 유대인인 저자의 시선은 그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볼 수 있겠다.

 

 

 

 

 

 

 

처음 이 책의 목차를 살펴봤을 때, 아는 이름은 극히 드물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완주할 수 있었던 것은 저자가 대표작 설명과 더불어 작가의 성격이나 삶을 유려하게 서술하고, 또 멋진 비유를 통해 초상화에 드러난 작가의 얼굴 만큼 작가의 존재를 드러냈기 때문이라. 대부분의 작가들의 자신의 작품 속 주인공에게 자신을 투영시키거나, 자신의 이야기를 그들의 삶으로 재구성한다. 그렇지 않은 작가는 거의 셰익스피어 뿐이라고 저자가 말할 정도로. 저자의 평론을 읽다보면, 이것이 작가의 이야기인지 작가의 작품 속 인물 이야기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

 

감각적인 초상화를 감상하는 것도 이 책의 백미 중 하나이다. 다양한 화가에 의해 다양한 기법으로 그려진 초상화들은 정말 각양각색이다. 초상화가 함께 실려있기에, 평론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초상화의 존재는 이 평론들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다. 애정어린 시선으로 작가들과 그 작품들을 이야기했던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는 안타깝게도 올해 9월 세상을 떠나셨다. 인상적이었던 것이, 맨 뒷페이지에 실린 번역가의 이야기였다. 비평가로서 문학와 대중의 사이를 좁히려고 했던 그의 노력을 일부 문학계에서 비판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하고 재미있게 평론을 해왔던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그의 작품이 있었기에 나같은 문외한도 독일문학을 즐거이 들여다 볼 수 있었다.

 

향년9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먼저 떠나보낸 작가들도, 친구들도 많으리라. 또 다른 세상에서 그들과 만나 문학을 논하지 않을까 싶다. 한 권의 책을 읽을 때 마다, 그 작가에게 빚을 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진 빚만큼, 그의 영혼이 평온하기를 기도하겠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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