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현은 늘 무덤덤 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친구가 없어도, 대화할 사람이 없어도 아무 상관 없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모르는 사람들은 그런 다현을 강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아무도 다현에게 말을 걸지 않고 걱정해주지 않고 버려두는 것이리라.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자신은 알고 있다. 다현은 처절하게 외로운 아이였다. 부서질 듯 약한 아이였다. 작은 상처를 받는 것도 두려워 거짓 외피를 서툴게 두른 것뿐이었다. 그런 다현이 죽을 때 얼마나 외롭고 무서웠을지를 생각하면몸이 조여온다.
자신이 의심을 피할 수만 있다면, 다현과 자신의 관계가 드러나지 않는다면, 자신의 생활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다현에게는 미안하지만 범인이 잡히지 않아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만은 알고 싶었다. 다현은 어떻게 죽었는가.
차라리 즉사했다면 마음이 편할 것 같다. - P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