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션 일레븐 스토리콜렉터 45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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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_이야기

책을 덮으며, 뒷이야기가 더 궁금했다. 클라크와 공항 사람들은 어떻게 지낼까? 클라크는 항상 그 박물관을 지키고 있겠지? 지반의 마을엔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올까? 지반과 커스틴이 만나면 기뻐하겠지? 누가 먼저 알아볼까? 커스틴이 다시 합류한 유랑악단은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되겠지? 유랑악단은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겠지? 아쉬운 맘에 마지막 책날개까지 싸악싹 긁어 읽었다.




#살아간다

누구는 종말을 끝이라고 하고, 다른 누구는 시작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스테이션 일레븐>에서 종말은 타임라인 위의 한 점. 스쳐 지나는 점일 뿐이다. 종말 시점을 중심으로 전과 후가 퍼즐처럼 연결되어가는데 그 조각들이 모두 아리다. 문명의 시대를 기억하는 어른들과 멸망의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의 대화. 그 중간을 살았던 20대 젊은이들의 고뇌. 죽은 자들이 남긴 이야기들. 삶의 변화와 적응. 작가는 그 속에서 인간적인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남게 되는 것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려 했던 것 같다.




#마법

내가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밖은 밤이었다. 걷고 싶어 나간 거리는 한낮처럼 밝았다. 여름밤 특유의 텁텁하고도 시원한 바람이 피부를 스치고 간다. 가로등과 간판, 상점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들. 그 순간 인간이 이룬 것들이 마법 같아 보였다. 우리는 마법 같은 현실에서 산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꿈일까. 꿈을 깨면 종말 20년 후 그 날일까.


생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나는 파괴된 내 집을 바라보면서 달콤했던 지구에서의 삶을 잊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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