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여행 뭐, 어때서 - 아일랜드 캠프힐 자원봉사와 유럽 카우치 서핑이 가르쳐 준 삶을 맛있게 리셋하는 법
하정 지음 / 에디터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좋았던 에피소드
P50 <나의 첫 번째 캠프힐 친구>
여행에세이는 긍정의 힘으로만 쓰이는 줄 알았었다. 즐겁고 화창한 일만 가득할 줄 알았던 캠프힐에서 차별, 갈등, 자존감 부족의 이야기로 나를 당황스럽게 만든 작가님. 그런 ‘암흑‘ 속에서 첫 ‘긍정의 빛‘을 던져준 내용이 <나의 첫 번째 캠프힐 친구>였다.

살다 보면 비슷한 생각과 비슷한 말, 비슷한 행동을 하는 비슷한 부류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내 예상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사람. 그래서 굳이 준비하지 않아도 슬며시 내 맘을 물들이는 그런 사람이 있다. 썸머에게 소시가, 소시에겐 썸머가 그런 사람이었다.

눈빛만 마주쳐도 함박웃음을 건네던 사이에서 ˝카푸치노?˝하며 대화를 하는 사이가 되었을 때, 슬며시 내 입가엔 미소가 떠올랐다. 어디든 어떤 상황에서든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내 맘의 문을 열어 줄 것이다. 힘든 여행 중이라도 (그리고 인생에서) 그런 사람들이 내 앞에 나타날 거라는 희망은 큰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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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의 에세이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끌림> 유일하게 읽었던 여행에세이다. 이병률 작가의 작품들이 멋스러움과 촉촉한 감성이 묻어나는 ‘작품‘이라면 하정 작가의 여행에세이는 ‘설명집‘ 같다. ‘하정여행‘이라는 작품이 있고 그 작품을 설명하는 설명집. 하정 작가의 글을 읽으면 구체적인 경험이 내 것이 되어 흡수되는 것 같다. 그래서 작가가 느낀 감정들 (시련과 인내, 분노와 행복이) 오롯이 내 것이 되는 경험을 또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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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여행
오늘날 여행은 즐거운 것이고 열정을 대변하는 것이 되었다. 매스미디어들의 이야기가 그렇고, SNS에 올라오는 여행사진들 그렇다. 하지만 우린 은연중에 안다. 여행을 할 때도 여전히 즐거움일까?

언어는 달라도 똑같은 사람들의 세상.
언제나 불운과 행운이 반복되는 법칙.
아무리 노력해도 해소되지않는 상처.

도피의 여행 일지라도 여전히 이런 것들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리고 작가는 말한다. 행복했다 즐거웠다가 아니라

이건 좋았지만 저건 안 좋았다고.
안되고 못했지만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았다고.
이겨내려 했지만 이기지 않고 덮는 법을 배웠다고.
하정 작가가 보여주는 건 여전히 고되고 어려운 여행이지만, 그 과정에서 오는 생각과 느낌을 즐길 줄 아는 나 자신이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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