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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제임스 - 문명의 한복판에서 만난 코스모폴리탄 ㅣ 클래식 클라우드 32
김사과 지음 / arte(아르테) / 2024년 4월
평점 :
티모시 샬라메를 아시죠? 얼마 전에 개봉한 <듄 파트2>와 <웡카>로 더욱더 사랑받고 있는 배우인데요. 우연히 그가 출연했던 작품 중에서 <레이니 인 뉴욕>이라는 작품을 보다가 반가운 이름을 만났답니다. 똑똑하지만 공부보다는 도박이나 피아노에 더 능숙한 티모시가 허세와 허영이 가득하다는 어머니의 강요로 어린 시절 읽어야만 했던 작품을 이야기하면서 살짝 언급한 이름인데요. 이전에 들었다면 그냥 흘려들었을 이름이었지만, 이제는 그렇게 안되겠더라고요. 저 사람 나도 알아!!라고 소심하게 혼자 외치게 되더라고요. 바로 오랜만에 만난 클래식 클라우드의 주인공, 헨리 제임스였는데요. 그가 누군지 아시나요? 제가 살짝만 알려드릴까요? 아니.. 김사과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들어보면 어떨까요?
문명의 한복판에서 만난 코스모폴리탄.. 이런 부제목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문명의 한복판이라..? 코스모폴리탄은 뭘까요? 뭔가 멋진 단어들의 조합인 듯하지만, 그 의미를 알아듣기에는 살짝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20대 초반 위대한 소설가가 되기 위해 제국의 수도 런던으로 향했던 그의 여정 역시 어렵네요. 그가 가지고 있었던 그 시절의 유럽에 대한 갈망, 그가 추구했던 문학적인 열망, 발자크로 시작되는 그의 취향까지도.. 읽으면서 자꾸 까먹게 됩니다. 지금 시대의 제가 이해하기에는 너무 다르기에.. 그는 저에게는 너무나도 낯선 삶을 살았더라고요. 하지만, 조심스럽게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 봅니다. 아니, 그녀의 이야기를..
파리에서 쓴 첫 번째 대표작이자 첫 번째 장편 소설인 <아메리칸>은 매력적인 미국인 뉴먼이 주인공입니다. 젊고 부유한 그는 완벽한 아내를 찾아 유럽으로 떠나지만 매력적인 파리 귀족 부인에서 거부당하고 마는데요. 파리에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쓸쓸하게 보내는 제임스의 모습이 담겨있는 듯하네요. 그리고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제국의 수도인 런던으로.. 그리고 도시를 사랑하던 그는 영국 동남쪽 끝에 있는 작은 도시로 떠납니다. 그 곳에서 후기 걸작 3부작 <황금의 잔>, <대사들>, <비둘기의 날개>를 완성하죠. 뉴욕, 파리, 런던 그리고 작은 도시까지.. 그의 흔적을 따라가는 이야기, 그리고 그의 소설 이야기까지!! 그의 삶이 바로 그의 이야기 안에 있었고, 그의 이야기는 곧 그의 삶을 담는 그릇이 아니었나 싶더라고요.
헨리 제임스의 인생 흔적을 따라서, 그리고 그의 작품 내용을 파헤치면서.. 그녀 스스로 난해하지만 세련된 매력이 있다고 했던 헨리 제임스의 소설처럼 그녀의 이야기 역시나 난해하면서도 세련된 매력을 지니고 있더라고요. 그가 살아온 삶에 대한 이야기였기에, 아니면 그의 소설을 따라가다 보니 그의 문체까지 따라간 걸까요? 아니면, 그의 흔적 속에서 동조되어 버린 걸까요? 그녀가 방문한 장소에서 그녀가 들려주는 그의 이야기는.. 그녀의 이야기인지 그의 이야기인 지 헷갈립니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헨리 제임스가 바로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들어있다는 이야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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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지원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