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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거인 (15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프랑수아 플라스 글 그림, 윤정임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4년 3월
평점 :

“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
<마지막 거인> 책을 다 읽고 덮었음에도 저 낮은 음성은 계속 귓가에 들리더라고요.
<마지막 거인>은 프랑스에서 출간 된 직후 14개국에서 번역되어 출판된 만큼 많은 독자에게 짙은 여운을 남기는 그림책이 아닐까 싶은데요.
인간의 지적 욕구의 양면성과 침묵을 지키는 일이 소중한 걸 잃지 않은 경우에 대해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SNS를 합니다. 때론 아이들이 놀기 좋은 명소에 대한 정보로 팔로우를 끄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곧 한적함이 사라지겠구나!’생각하기도 하고요. 또한 내가 무심코 올린 어떤 것으로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따른 적이 있을까?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지리학자는 늙은 뱃사람에게 ‘거인의 이’를 받습니다. 그의 지적 호기심으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모험을 시작합니다. 날것의 자연을 거슬러 오르는 일에는 함께 하던 동료들을 잃고 피로와 추위, 허기로 매일을 채워야하는 대가가 따랐죠.

마침내 마주한 아홉 명의 거인
거인의 몸은 문신으로 뒤덮여있었어요.
마치 미로 같기도 보물 지도 같기도 한 무늬는 대기의 상태를 그대로 반영하듯 떨리고 빛났으며 일렁거렸습니다.

“그들은 왜소한 내 체구보다도 말 못하는 내 피부를 더 가엾게 여겼습니다. 그들이 보기에 나라는 인간은 말이 없는 존재였던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문장을 보고 자연은 그들이 끊임없이 건네는 말을 듣지 못하는 우리 인간들을 가엽게 여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게 하는 문장이었답니다.

파헤친 진실을 책으로 엮어 명성을 얻게 된 지리학자
그 명성을 얻은 만큼 치러야 할 대가로는 마지막 거인의 머리였어요.
“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
그림과 함께 이 문장을 본 순간 글과 그림의 완벽함을 느꼈답니다. 책을 덮었지만 잔상으로 계속 남은 이유는 글과 그림이 던지는 묵직한 메시지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그 거인은 작은 인간을 무작정 품어주는 자연이 아니었을까요? 거인의 머리는 개인의 욕심으로 무참하게 망가져가는 황폐해진 자연을 보는 것 같아 숙연해집니다. 거인의 머리를 보았을 때 지리학자는 분노와 공포와 고통에 사로잡혔다고 말했는데요. 아마도 이 장면을 마주한 독자 역시 심장이 얼어붙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리학자는 후에 어떻게 되었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행동하셨을까요?
마지막 거인을 읽은 각자의 마음엔 어떤 물음표가 뜨는지 궁금합니다.
독서모임에서 꼭 한번 다루었으면 하는 그림책 <마지막 거인>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선물받고 진심을 담은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꼭 <마지막 거인>과 인연이 닿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