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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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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엉이 바위에서 유명을 달리 한 그 해 2009년 5월 이후 나는 세상을 보는 눈이 많이 바뀌었다. 남들처럼만 살고 싶었던 내 조그마한 소망이 벌려 놓았던 지난 내 삶들이 약간은 부끄러워 졌다고 해야 하나. '강남좌파'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꼭 강남에 살지 않더라도 삶의 수준이 강남에 살고 있는 사람들 못지않지만 생각이 좌파스러운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생각은 좌파스럽지만 막상 처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행동하기 보다는 초연한듯 냉소하며 그냥 안주하고자 하는 나같은 행동이 몹시 좌파스럽지 않은 사람은 뭐라 지칭해야할까. 무늬만 좌파...? 

두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그다지 많지 않은 내 몫이 그나마도 없어져 버릴까봐 매사에 두려움을 먼저 느낀다. 그냥 이대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억지로 우기면 중산층처럼 보일 수도 있는 내 삶이 산산히 부서져 버릴까봐 두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 문제에서는 군축, 평화공존을 지향하고, 경제에서는 시장만능주의 보다는 패자를 아우를수 있는 정책을 추구하고 양심,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위시한 각종 정치적 기본권의 확대 강화를 지지하는, 또 계급적으로는 부자와 강자보다는 약자와 빈자의 편에 서고싶은(p.26) 좌파, 즉 진보를 포기할 수 없다.  
   

 조국 교수는 외적 조건상 틀림없는 강남좌파이며, 영남좌파이다. 그래서 샴페인 사회주의자, 리무진 리버럴, 캐비아 좌파라는 비꼼을 다 수긍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나 정치 공동체 안의 누구도 정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그렇다면 누구나 정치적 소신은 갖을 수 밖에 없는 것이며, 우리 공동체인 대한민국 사회의 미래를 생각하는 한 사람으로서 진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그의 말에 적극 공감한다. 그는 꿈꾸는 낭만주의자가 아니라 깨어있는 지식인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패착과 실패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진보가 2012년, 늦어도 2017년 진보 세력이 다시 집권했을 때를 대비한 조국 교수의 플랜은 먼저 진보가 집권해야 하는 이유를 성찰해보고 사회 경제화의 민주화와 현재 경쟁이 불가능한 교육문제, 남북문제, 세계화와 관련된 문제 등을 차례로 다루며, 특히 노동과 복지 강화, 재벌 개혁, 국방 개혁, 검찰 개혁등은 진보 개혁 정권이 반드시 추진해야 할 것으로 꼽았다.  

대중은 판을 바꿀 준비가 돼어 있다. 냉소, 초연, 안주를 넘어 판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는 이 때에 진보 진영에서는 구체적인 무엇을 대중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진보가 밥 먹여주냐고 묻는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밥을 만들고, 어떠한 방식으로 밥을 나눌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하며, 대중의 욕망을 인정하고 욕망의 내용과 방향을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나같은 무늬만 좌파인 용기없는 다수의 숨은 좌파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빛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진보가 밥 먹여준다는 믿음, 진보가 새로운 세상을 보여 줄 것이라는 믿음에 힘을 실어주길 소망한다. 그리고 진보를 꿈꾸는 소시민인 우리는 어느 영역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든 간에 다시 한 번 마음속에 불꽃을 피우자.(p.11)  

마지막으로, 정치인으로 변신하기 보다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진보 개혁 진영이 나아갈 길을 가리키는 나침반의 역활을 기꺼이 수행하는 학자의 길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조국 교수에게 마음으로부터 깊은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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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1-01-22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꽃을 피우기 전에는 피우기 위한 확실한 도구가 있어야하듯 대중을 위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한 것이 급선무인거 같아요, 그런데 현실은 정반대이니,, 어떻게 될지 지켜볼 수 밖에 없네요^^;;